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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축 우라늄 공개 배경과 의미 본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10일 한국과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의혹을 샀던 1백50t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관과 일부 문서를 미국 정부 관리들에게 보여줬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마침내 베일에 쌓였던 농축 우라늄 문제를 해명하고 나선 것입니다.
북한의 농축 우라늄 문제는 지난 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의 정보기관은 지난 1999년 북한이 파키스탄의 협조를 받아 우라늄 농축을 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한국은 이 정보를 미국 중앙정보국 (CIA)에 전달했지만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이 정보를 대수롭지 않게 취급했습니다. 북한이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우라늄 농축을 쉽게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달라진 것은 9.11사태 이듬해인 지난 2002년7월이었습니다. 당시 CIA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용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2005년까지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이같은 정보에 근거해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평양으로 보냈습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 당국자를 만나 이 문제를 따졌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강석주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그보다 더 강력한 무기도 갖게 돼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를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존재를 시인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북 핵 2차 위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그 후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하고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했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 해 11월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가들이 부시 행정부의 주장에 완전히 수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 해군대학의 조나던 폴락 교수는 지난 2002년 출판된 ‘해군대학 리뷰’잡지에 북한의 우라늄 농축 정보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기 했습니다. 폴락 교수는 이 잡지에서 ‘우라늄 농축 방식으로 원자폭탄을 개발하려면 6백대 이상의 원심 분리기로 3년 간 가동해야 한다’며 정보 당국이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을 부풀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관련된 보도는 부시 행정부 측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컨대 지난 2003년에는 원심분리기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싣고 독일에서 북한으로 가던 화물선이 미 해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9월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 20여 개와 설계도를 넘겨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정보와 증언도 북한이 이미 대규모 농축 우라늄 시설을 확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을 하려면 북한은 6백대 이상의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3년 이상 가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원심분리기 제조에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하려 시도했다는 보도는 수 차례 있었으나 수백, 수천 대 규모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했다는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지난 2005년 2월 국회에서 ‘북한이 일부 장비와 기자재는 도입했지만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대규모 공장 건설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미국 측에 러시아산 알루미늄 관을 공개한 것은 우라늄 농축에 대한 의혹을 일부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북한 측이 문제의 핵심인 파키스탄이 제공한 원심분리기의 존재와 소재를 공개하지 않는 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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