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북한군이 6일 강원도 비무장지대(DMZ)에서 남한군 전방초소를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기자, 이 날 총격사건이 일어난 정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 네.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오후 1시 30분 즈음 강원도 인제 북방 DMZ 즉, 비무장지대에서 남한군의 전방초소(GP)를 향해 수발의 총을 발사했는데, 이에 대해 남한군도 10여발의 경고사격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나 총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는 합동참모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수발의 총성과 함께 남한군 전방초소의 약 100미터 앞 땅에서 흙먼지와 함께 연기가 일었고, 이를 북한군 화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해 곧바로 1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고사격 후 북한 측 초소를 향해 사격을 중지하고 총격에 대해 사과하라는 방송을 내보냈지만, 북한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군이 남한군 전방초소를 향해 총을 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답) 현재까지 북한군이 남한군 전방초소에 왜 총격을 가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실수에 의한 오발인지 의도적 도발인지 여부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눠지고 있습니다. 우선 오발에 무게를 두는 쪽은 매년 7월 북한군 병력이 전방 근무교대를 하기 때문에 새로 배치된 병력 가운데 일부가 총기관리에 미숙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또한 북한군이 하계 훈련을 앞두고 군사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는 기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도발에 무게를 싣는 쪽은 한두발의 총성이 아닌 수발의 총성이 있었던 점, 그리고 발사된 탄환이 남한군 전방초소 100미터 앞에 정확히 떨어진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한.미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이 예정돼 있고, 북측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요구에 대해 남한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북한 측이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점 등이 의도적 도발 가능성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혹시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군에게 총격을 가했다든가 하는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총격사건이 오발과 도발 여부를 떠나 전선지역에 근무하는 북한군 장병들의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일어났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남한 한국국방연구원의 백승주 박사는 ‘북측은 남북군사회담 등에서 남측 민간단체에 의한 삐라 살포 등 대북 심리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재발방지를 촉구해 왔다’ 면서 ‘전선지역 북한군 장병들의 이완을 막고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도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고 남한 연합뉴스에 밝혔습니다. 한편에선 남한으로 귀순을 시도하는 북한군 장병에게 사격을 가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번 총격 사건은 앞으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진상조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유야 어쨌건 비무장지대 내 총격사건은 정전협정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북한군에 의한 총격사건은 작년 이맘때도 있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7월 31일 북한군은 강원도 양구군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군 전방초소(GP)에서 남한군 전방관측소(GOP)를 향해 2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군도 즉각 6발의 대응사격을 했었는데요. 당시 북한군이 발사한 2발의 총격 가운데 한 발은 남한군 전방관측소의 보일러실 벽면에 맞았는데, 이 외의 시설물 피해와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외에도 북한군은 2-3년 마다 한번 씩 총격 사건을 일으켰던 것 같은데요?
(답) 네. 2006년 7월 31일 총격사건 이전에도 북한은 2-3년에 한번씩 총격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003년 7월 17일에 북한군은 경기 연천군 최전방에서 남한군 전방초소를 향해 4발의 총격을 가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02년 6월엔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남한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한 서해교전이 있었고, 1999년에도 서해교전으로 남한군 7명이 부상당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