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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 ‘강경주사파’ 경기동부… 그중 성골은 ‘외대 용인’ 인맥 본문
NL계열도 머리소리함 귀소리팀(ear) 보다는 눈팀(eye)이 되어라 [한 인간의 능력을 중시해야 하며 귀소리로 조종돼 인간 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몸통’으로 불리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 당내 비례대표 경선 진상보고서를 ‘진상조작보고서’라고 몰아붙인 우위영 전 대변인, 경기 성남 중원 후보로 나섰다가 성추행 전력으로 사퇴한 윤원석 전 민중의소리 대표…. 이들에겐 당권파 주축인 경기동부연합 소속이란 점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출신이라는 점이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가 통진당을 장악해온 ‘NL(민족해방)계 당권파의 산실’로 주목받는 이유다. 1980년대 학번의 용인캠퍼스 인맥은 1990년대 전국연합 산하의 경기동부연합을 주도적으로 구축했고 경기 성남의 청년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단체 등으로 진출해 세력을 확장했다. 4·11총선에선 마침내 이 당선자가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게 됐다.
이 밖에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정형주 전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경기동부연합의 숨은 실세로 통한다. 용인캠퍼스 84학번인 그는 일찌감치 정당활동을 시작해 16∼18대 총선에서 경기 성남 중원의 민노당 후보로 출마했고 19대 총선에서는 김미희 당선자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뛰었다. 경기동부연합 인사가 주축이 돼 만든 청소용역업체 ㈜나눔환경의 대표이사인 한용진 씨도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84학번이다.
1980년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는 NL계 운동권 사이에서도 강경 주사파가 장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산하 ‘용성(용인 성남)총련’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강경 투쟁을 이끌었다는 것. 용인캠퍼스 89학번인 한 졸업생은 27일 “개인적으로는 PD(민중민주)계 운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내에서 PD운동을 하는 선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가 북한 이슈로 주목받은 것은 1989년 임수경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방북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어과 4학년이었던 임 당선자는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대협 대표로 참석해 온 나라에 파문을 던졌다. 당시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은 윤원석 전 민중의소리 대표였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가 경기동부연합의 주축으로 부상한 또 다른 이유는 캠퍼스가 위치한 성남 용인의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다. 소규모 공장이 밀집한 이곳엔 대도시에서 밀려난 빈민이 많이 거주했다. 한국외국어대 출신의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1980년대 재야인사들이 성남 용인에 많이 들어와 빈민·노동운동을 펼쳤고 이런 분위기가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운동권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통진당 당권파 인사들은 대학 졸업 후 이곳에 남아 현장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이 당선자와 우 전 대변인, 김미희 당선자 등이 1989년 결성된 성남지역 청년단체 ‘터사랑청년회’에서 활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립된 캠퍼스 위치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출신의 정치권 관계자는 “오후 10시만 되면 학교를 오가는 차가 끊길 정도로 교통편이 불편했다”며 “생활의 고립성이 운동권 선후배들 간의 끈끈한 유대를 형성했다”고 회고했다. 운동권 선배들이 후배들을 포섭해 체제 저항 교육을 하기 쉬운 분위기였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통진당 당권파의 실세로 통하는 이 당선자를 거론하며 “통진당에서는 (이상규 당선자,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나온) 서울대 법대보다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출신이 성골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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