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친북단체 관계자들 구속

남북관계가 크게 경색된 가운데 한국 경찰이 오늘 (11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규재 씨 등 간부 6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한국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서는 등 남북관계가 갈수록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주 범민련 간부 6명에 대해 한국 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 측 인사와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들이 오늘 구속됐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경찰은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7일 국정원과 경찰청은 서울 중구 남영동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과 경기 안산, 전남 광주, 충북 청주, 강원 원주 등 지역 사무실, 범민련과 연계된 시민단체 관계자 자택 등을 일제히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이날 이규재 의장과 이경원 사무처장, 최은아 선전위원장 등 범민련 핵심 간부 3명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6•15 민족공동위원회 충북본부 관계자 3명 등 모두 6명이 체포했는데, 이들 모두 오늘 구속된 것입니다.

문) 이에 대해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는데,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답) 네, 경기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오늘 수원 경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국정원이 범민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회원들을 구속한 것은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전형적인 공안탄압”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가 경기도 교육감 선거와 4•29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정치적 위기 돌파를 위해 신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이는 오는 6월 정기국회에서 그동안 시민사회가 반대해 온 ‘악법’들을 통과시키고 정권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충북도당 등 충북지역 진보단체 40여 곳은 오늘 통일단체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 당국도 경찰의 범민련 간부 구속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논평에서 이번 수사는 “통일애국세력에 대한 로골적인 선전포고”라며, “남조선에서 반통일세력들의 횡포무도한 파쇼적 만행이 날로 악랄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범민련 북측본부는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통일애국세력을 완전히 숙청해 버리려는 전면적인 탄압책동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의 각계층이 이 의장에 대한 석방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의 기관별 담화가 급증하고 있는데,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답) 네, 한국 정부는 11일 “이달 들어서만 기관별 담화가 10차례가 넘고 발표 기관도 북한 적십자사 중앙위원회, 범민련 북측본부, 청년동맹 등 상당히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한국 정부의 소위 ‘통일•애국’ 진보세력 탄압을 비판하고 반정부 투쟁선동을 강화하는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 “내용면에서는 기관의 성격이나 소관분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위 우리 정부의 통일애국 진보세력 탄압을 비판하고 이것을 구실로 반정부 투쟁선동을 강화하는 그런 내용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단기간 내 각종 기관들의 대남 비난 및 선동성 담화가 집중적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북한이 북한 내 선동의 빌미로 대남 비난 성명 및 담화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문) 북한의 기관별 직접 비난 증가 추세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북한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언론을 통해 추상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보다는 공식적인 기관을 동원함으로써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일연구원 김영윤 선임연구원입니다.
　
“북한적인 단체에 대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을 망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것을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도 있고, 아니면 그냥 대충 받아들일 수 도 있는데 그것은 남북관계에 달려 있다는 거죠. 남북간에 좋으면은 별로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상당히 민감하게 보고 더욱더 대화를 하지 않을려고 하는 그런 입장. 이런 거에 대해서 가져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많다고 봐요. ”
　
다시 말해 강경 입장을 지닌 기관들이 전면에 나섬으로써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 향후 대응이 주목됩니다

http://www.voanews.com/korean/2009-05-11-voa11.c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