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최근 북한이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는 핵물질과 관련된 시리아내 시설에 대한 정찰비행을 감행한데 이어 지난주엔 시리아내 무기고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일부 중동국간의 무기거래가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하면 중동에서 서로 앙숙관계로 악명이 높은데, 이스라엘이 어떤 이유로 시리아에 대한 정찰 비행에 나서게 된 겁입니까?
네, 12일자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을 보면, 이스라엘은 최근 북한으로부터 핵물질을 공급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잠재적인 핵시설을 촬영했습니다. 미국 부시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인데요, 이 관리는 이스라엘은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에 자기들이 과거 팔고 남은 핵물질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타임스에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이 지난주 시리아내의 무기고를 공습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것도 북한과 연관이 있는 겁니까?
이스라엘의 공습 사실은 미국 국방부도 확인했는데요, 지난주 목요일, 그러니까 9월6일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공습 목표는 정확히 밝혀진 상태는 아니지만,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레바논의 반이스라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관할하던 무기고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헤즈볼라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온 나라입니다.
작년 여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발사한 수백발의 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상당히 정교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과거 시리아가 북한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포함해 노동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수백기의 미사일을 수입한 전례에 비춰, 헤즈볼라에 지원된 미사일도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제공한 기술 혹은 미사일과 연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10월에도 시리아에 군용 레이더를 수출하다 적발이 됐죠?
그렇습니다. 당시 일본 교도통신과 미국 AP 통신의 보도를 보면은 북한제 이동식 방공용 레이더를 적재한 선박이 키프로스에 기항했는데요, 이를 미국이 알고 키프로스 정부에 몰수를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시리아 당국은 문제의 레이더를 이번에 문제가 된 헤즈볼라측에 넘기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는 서류를 키프러스측에 제출해 해당 선박이 가까스로 출항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이 시리아, 그리고 이란에 대한 무기거래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죠?
그렇습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수백기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과 중장거리 노동 미사일, 그리고 미사일 생산기술을 시리아와 이란에 수출해왔습니다. 때문에 두 나라는 늘상 북한의 단골 무기수입국으로 악명 높습니다. 제인스연감과 미국 정보기관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은 지난 91년 봄 시리아에 스커드 미사일 24기를 공급한 이래 거의 매년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을 수출해왔습니다.
지난 2000년 북한의 청천강이라는 회사가 시리아에 50기의 노동미사일을 공급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또한 핵개발 의혹을 지탄을 받고 있는 이란에 대해서도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미사일을 수출했는데요, 이란에 대해선 수백기의 스커드 미사일 말고도 4대의 스틱스 미사일과 실크웜 미사일은 물론 미사일 부품과 관련 기술을 지난 2001년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또다른 고객이던 리비아는 더 이상 북한과 무기거래를 하지 않죠?
그렇습니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완전히 포기한 리비아는 한때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등 무기를 수입해왔데요, 마침내 지난 2004년 5월 북한과 무기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당시 리비아 외무부는 당시 발표를 통해 북한을 포함해 시리아, 이란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의혹을 받는 나라들과 무기거래를 완전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리비아는 바로 전해인 2003년 12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한 뒤 급속히 친서방 대열에 합류하면서 개방정책을 펴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무기 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됩니까?
네, 미국 의회조사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86년부터 2001년까지 재래식 무기판매를 통해 약 10억달러, 연평균으로 따지면 약 2억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세계10대 무기수출국에 속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북한은 90년대부터 무기 판매가 줄어들어 2003년 이후엔 주요 수입국이던 파키스탄과 예멘,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부터 무기구매 중단을 당해 현재는 이란과 시리아 정도만 무기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