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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한국 남자 인질 1명 추가 살해<미국의 소리> 본문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이 억류 중이던 한국인 인질 22명 가운데 남성 1명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피살된 배형규 목사 이후 두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탈레반 측은 30일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 실패를 선언하며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재차 위협하다, 다시 협상시한을 두 차례에 걸쳐 8월1일로 연장했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인 인질을 13일째 억류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무장단체 탈레반은 31일 오전 1시께 한국인 22명 가운데 남성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이 날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인 남성 한 명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디 대변인은 또 `AF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여러 차례 시한을 연장했지만 아프간 정부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 이름이 '성 신'인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마디 대변인은 살해한 인질의 시신을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탈레반이 밝힌 두번째 피살자 '성신'이 심성민 씨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한국시간 30일 오후 4시30분, 탈레반이 마지막 협상시한으로 정한 시간이 지난 뒤 탈레반의 한 사령관은 협상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두어시간 뒤, 탈레반 측은 협상시한을 다시 이 날 오후 8시30분으로 늦췄으며, 이 시한마저 지나자 다시 다음달 1일까지로 시한을 이틀 연장했었습니다.
마지막 9번째 협상시한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탈레반 측의 갑작스런 추가 피살은 이번 피랍 사건 해결에 최악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번 협상의 아프간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무니르 망갈 내무부 차관은 30일 협상 시한이 이틀 연장된 직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동료 석방 요구를 들어줄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탈레반 측이 한국인 인질 살해 위협과 협상시한 재연장 등을 거듭 반복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은 데다 한국 정부의 아프간 정부에 대한 외교적 노력에 비춰볼 때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가시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29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만나 탈레반 측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 문제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당초 아프간 정부가 다음 협상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대해 지금까지보다 진전된 방안을 제시하는 등 상황 변화가 있을 경우 인질 석방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1명의 추가 피살로 상황이 역전된 것입니다.
탈레반 측은 그동안 국내외 언론을 통해 여성 인질들의 목소리를 잇따라 공개하는 등 아프간과 한국 정부를 계속 압박해왔습니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30일 납치된 여성 인질 중 이지영 씨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인질들은 현재 민가에 머물고 있으며 수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29일에는 일본의 'NHK 방송'을 통해 심성민, 김지나 씨의 전화통화 내용이, 또 `로이터 통신'에서는 28일 유정화 씨의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6일 미국의 'CBS 방송'을 통해 임현주 씨의 육성에 이어 국내외 언론에 인질들의 육성을 잇따라 공개해 한국, 아프간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했지만 별 성과가 없자 '살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재차 사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언론들은 사태가 점점 악화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 등 직접 대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사태해결에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8월5일부터 이틀 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입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앞서 미국과 필요하고도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모든 협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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