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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석방교섭 난항속 협상시한 이틀 재연장 본문
탈레반, 석방교섭 난항속 협상시한 이틀 재연장< APㆍAFPㆍAIP >
백특사 체류연장 염두에 둔 듯..극적 돌파구 마련 기대감 고조(뉴델리.두바이=연합뉴스) 김상훈.강훈상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12일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30일 협상 시한을 이틀 더 연장함에 따라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29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탈레반 수감자' 문제에 유연한 자세를 촉구했으나 카르자이는 "인질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을 뿐 구체적인 `액션'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날 오후 당초 제시했던 7차 협상시한이 초과하자 다시 시한을 30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30분)로 늘린데 이어 이를 다시 이틀 더 연장,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사태 해결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이날 오후 당초 제시한 7차 협상시한이 넘어서자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애 전화를 걸어 "정부와의 협상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으며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정부 협상팀을 압박했다.
이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시간쯤 뒤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 측의 요청으로 협상 시한을 4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부가 새 시한까지 (탈레반) 죄수 석방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탈레반은 새로 제시된 시한마저 경과하자 다시 시한을 이틀 더 연장한다고 밝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 의지를 내보였다.
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지역인 가즈니주(州)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이날 "무장세력이 탈레반 재소자 석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상시한을 이틀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탈레반은 지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협상시한을 연장한 셈이다. 특히 탈레반은 그동안 하루씩 협상시한을 연장해 오던 관례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이틀간을 연장하는 이례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는 노 대통령이 백 특사에게 2∼3일 더 아프간에 체류하며 인질 석방을 위한 노력하라고 지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측이 전날 한국시간 30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각 정오)을 새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데 대해 시한을 이틀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탈레반측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텼다.
AFP는 협상시한이 경과한 이날 오후 현재 아마디와 아프간 정부 협상단측이 모두 전화를 꺼놓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구체적인 입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또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29일 오후부터 자신들과 접촉을 갖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아프간 정부협상단의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흐무디 가일라니도 "현재로서는 협상에 진전이 없으며 아마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면서 협상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져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탈레반측은 앞선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가 '인질-수감자 교환'에 소극적으로 나와 협상의 진전이 없을 경우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고수했다. 탈레반 측은 지난 28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인질과 탈레반 동료 수감자들을 2, 3차례에 걸쳐 맞교환하는 것"으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안에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협상의 재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고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 또한 점쳐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한때 22명의 한국 인질 가운데 여성을 우선 석방하는 방안이 한국과 아프간 정부, 그리고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아프간 지방 원로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프간 정부협상단 소속의 마흐무디 가일라니는 의원은 탈레반이 여성인질 선(先) 석방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석방교섭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일본 NHK 방송이 29일 아프간 정부가 무력을 동원한 인질 구출작전에 대비해 특수부대 파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해 일각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관한 억측들도 쏟아냈다.
meolakim@yna.co.kr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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