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일본 민간단체인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중국에 성노예로 팔려간 17세 탈북 소녀의 구호활동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김양은 중국에 머무는 동안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끌려가 2년간 갖은 학대를 당한 끝에 이 단체의 도움으로 보호를 받으며 현재 한국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이 이 탈북 소녀를 구출하기로 했다구요?
네.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중국 내에서 이 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는 17세 탈북 소녀를 구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17살인 이 탈북 소녀의 이름은 김춘화양인데요, 김양은 현재 제 3국을 통해 남한으로 가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구호조를 결성해 탈북자들의 은밀한 중국 탈출 경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김 양은 지난 5월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을 찾아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어떤 계기로 김 양을 돕기로 했습니까?
북조선난민구원기금과 탈북소녀의 첫 만남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01년 2월 당시 11살이던 김춘화 양과 어머니는 처음으로 북조난민구원기금의 중국내 보호소를 찾았고 이후 김 양과 어머니는 중국 공안의 탈북자 단속을 피해, 그 해 11월 자진해 다시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한동안 소식이 없던 김양은 6년이 지난 지난 5월에서야 홀로 보호소를 찾게된 것입니다. 6년 전 김 양의 총명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보호소의 고타로 가시와쿠라씨는 김 양의 모습이 이전과 너무 달라 당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양은 고타로 씨에게 지난 2년간 중국 남자에게 신부로 팔려가 성노예로 지냈다고 고백했습니다.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은 현재 보호소의 가용 수용인원이 한참 초과돼, 더 이상 김 양이 머물 수가 없어 구호활동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어쩌다 17세 김춘화 양은 중국에 성노예로 팔려가게 됐나요?
두 번에 걸친 탈북 끝에 지난 2005년 3월 중국으로 다시 온 김 양과 김 양의 어머니는 선양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걸리게 됩니다. 김 양은 이 곳에서 중국인 신부로 팔려가 어머니와 헤어집니다. 김 양은 중국 돈으로 2만 위안에 신부로 팔려가 2005년부터 2년간 꼼짝없이 중국인의 집에 거의 감금돼 성노예처럼 지냈습니다.
중국인에게 신부로 팔려간 김 양은 지난 2년간 끔찍한 생활을 견뎌 냈다고요?
네.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고기잡이를 하며 네 식구가 사는 중국인 가정에 신부로 팔려간 김 양은 남자의 부모님 앞에서 남편과 잠자리를 강제로 하는 등 날마다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남자의 쌍둥이 형제는 남편이나 부모님이 자리를 비우고 집에 없는 틈을 타, 주기적으로 김 양을 강간했습니다. 김 양은 탈출을 꿈꾸며 매일 시어머니가 주는 1위안을 모았고, 마침내 400위안이 모아졌을 때 그 집에서 도망쳤습니다.
탈출 이후 김 양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나요?
김 양은 중국 지리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었지만, 6년 전 어머니와 조선족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옌지를 기억했다고 합니다.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 사흘 후 옌지에 도착한 김 양은 친절한 택시기사의 도움으로 6년 전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 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의붓아버지의 어머니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홀어머니에 따르면, 의붓아버지는 남한에 돈을 벌러 가고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홀어머니는 중국 공안의 감시가 심하다는 점을 알고, 근처 교회에 김 양의 보호를 의뢰했지만, 감시가 워낙 심한데다 적발될 경우 교회를 폐쇄하고 벌금형을 받게 되는 상황으로 인해 거절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