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 김철준은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 본문

Guide Ear&Bird's Eye/납북자와 월북자 자료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 김철준은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

CIA bear 허관(許灌) 2006. 4. 12. 00:12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 김철준은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
일본 정부, 월간조선의 특종 확인
일본 정부 관계자들 최근 방한해 김영남씨 가족의 혈액 채취
3~4월 중 김철준씨의 신원 최종 확인될 듯
확인해 준 일본 고위당국자는 아베 장관

월간조선 2월호는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 김철준은 1978년 납북된 고등학생 홍건표·김영남 중 한 명이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TV 아사히’는 2005년 11월3일 “복수의 北·日 관계자에 의하면, ‘북조선의 고위관계자들이 김철준씨는 납치된 한국인이다’라고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V 아사히’의 보도 이후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 김철준이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추측이 일본 내에서 쏟아졌다.

특종은 한국 쪽에서 나왔다. 월간조선이 한·일 양국 정보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홍건표 혹은 김영남이 김철준’이라고 확정 보도한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월 말 정례 기자 브리핑이 끝난 후 일본 기자들이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이라는 김철준이 한국인 납치 피해자 김영남이라고 하는데, 맞느냐”고 묻자 “그렇지요. 그런 보도가 있었지요. 지금 조사 중에 있으니까요”라고 코멘트했다.

다소 미묘한 뉘앙스의 답변이었지만 일본 언론은 이 답변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김철준은 한국에서 납치된 김영남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의 지난 2월2일자 보도 전문이다.

“정부 고관은 2일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이라는 김철준씨에 대해, 1970년대 후반 한국에서 납치된 김영남씨가 중요한 후보자의 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밝혔다. 정부는 1977~1978년에 한국 남부에서 북한에 납치된 걸로 보이는 김영남씨를 포함한 5명이, 메구미씨의 남편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관계자로부터 DNA 감정의 자료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고관은 감정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2004년 11월 訪北했던 일본 정부 대표단은 김철준씨에게 DNA 자료제공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정부는 메구미씨의 딸 김혜경씨의 DNA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본 기자들을 취재한 결과, 일본인 납치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워 온 일본 언론들이 아베 장관의 이 발언만으로 ‘김철준은 김영남’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아베 장관의 이름을 직접 인용하지 않은 것은, “아베 장관이 공식 브리핑에서 얘기한 것이 아니고, 복도를 지나가다가 기자들의 물음에 비공식 확인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아베 장관은 일본 정치인 중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이다. 대(對)북한 정책에서 가장 강경한 매파로 알려져 있다.

아베 장관은 2002년 9월 北·日 정상회담 때 고이즈미 총리의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회담 석상에 배석했다. 北·日 정상회담 당시 아베 장관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북한에 대해 훨씬 더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고, 이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와 의견충돌을 빚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는 현재 차기 총리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얻어 가장 강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정일의 납치 시인·사과

현재 北·日 간에 가장 첨예한 현안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이다. 그 한가운데에 서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 요코다 메구미씨다. 지금 일본의 조야와 언론은 북한이 ‘자살했다’고 밝힌 요코다 메구미의 생환(生還)에 목을 매고 있다시피 하다.

요코다 메구미씨는 1977년 11월, 여중 1학년(당시 13세) 때 니가타현(新潟縣)의 학교에서 귀가 도중에 북한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되었다. 요코다씨는 지금까지 알려진 일본인 납치 피해자 중에 가장 어린 나이에 납치되었다.

2002년 9월 평양 北·日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일본인 납치 피해자 5명을 일시 귀국시켰고, 그 후 북한에 남아 있던 5명의 가족들을 모두 귀환시켰다.

당시 김정일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 일본인은 모두 13명인데, 5명은 생존해 있고 8명은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일본은 그 설명을 믿지 않는다.

일본은 “북한 측이 사망했다고 알려온 8명 외에 3명을 포함해 11명이 현재 북한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귀환조치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되는 또 다른 36명의 ‘특정 실종자’에 대한 조사도 촉구하고 있다.

일본에서 ‘김철준’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北·日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일본 정부의 납치조사단이 방북했을 때인 2002년 9월이었다.

이 접촉에서 북한은 일본 측에 요코다 메구미씨가 1986년 8월에 김철준이라는 조선인(북한인) 남성과 결혼해 살다가 1993년 3월에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나중에 자살 일자를 1994년 4월이라고 정정했다.

◆김철준 비밀파일

요코다 메구미씨와 김철준씨 사이에는 김혜경(17)이라는 딸이 있다.

일본의 외무성과 경찰청 등은 2002년 9월에 요코다 메구미씨 딸 김혜경양의 면담 내용, 같은 해 10월 귀국한 납치 피해자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씨 부부, 소가(曾我) 히토미씨의 증언 등을 토대로 ‘김철준 비밀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요코다 메구미의 생존에 관한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 파일은 2002년 말에 작성되어 고이즈미 총리에게 보고되었다고 한다.

2004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北·日 실무자회의 때 김철준씨를 직접 면담한 일본 대표단에 의해 파일은 대폭 추가되었다.

일본 정부의 ‘김철준 파일’이 비밀리에 관리돼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김철준은 북한 사람’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2002년 무렵 김철준이 한국인임을 암시하는 기록을 ‘김철준 파일’에 담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2월4~8일까지 북경에서 열린 北·日 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가지고 온 남편(김철준)이라는 사람의 신원이 불확실하다”며, 김철준의 신상공개를 재차 북한 측에 요구했다.

일본은 이 회담에서 북한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11명의 송환조치와 진상규명, 납치됐을 가능성이 농후한 36명의 조사를 요구했다. 11명 속에는 요코다 메구미양이 포함돼 있다. 북한은 36명에 대해 “좀더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유전자 감정을 통해 ‘김철준’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의 요청을 받고 북한의 눈치를 보다 마지못해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한국 정부와 ‘납북자 가족모임’ 관계자들과 접촉을 가졌다. 일본 정부는 1977년 납북된 이민교·최승민씨, 1978년 납치된 김영남·홍건표·이명우씨의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2월 중순부터 혈액과 모근을 채취하기로 협조를 요청했다.

DNA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남씨 가족들의 흥분

최성룡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는 최근 방한한 일본 정부 관계자를 장시간 면담했다.

최회장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이라는 김철준씨는 1978년 북한에 납치된 한국 사람 김영남’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했다”며 “나름대로의 근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최대표는 “가족들에 대한 혈액채취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서, 일본 정부가 혈액을 일본으로 가져가서 DNA(유전자) 감정을 하면 결과가 곧 나올 것이다” 라고 했다.

기자는 지난 2월9일 전북 전주에 살고 있는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80)씨와 김씨의 누나들을 만났다. 노모 최씨는 “일본 정부가 유전자 감정을 위해 혈액채취를 원하면 기꺼이 협조하겠다”고 했다.

‘유전자 감정에서 김철준씨가 김영남씨로 밝혀지면 죽은 요코다 메구미씨가 며느리가 된다. 일본 여성을 며느리로 맞게 된 셈인데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최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일본 여자면 어떠냐. 요즘은 외국인과 결혼도 많이 하는데. 내 생전에 막내 아들 영남이 얼굴이라도 한번 볼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김씨의 노모가 “며느리 되는 요코다 메구미씨 사진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준비해 간 컬러 사진을 보여 주었다. 최씨는 “예쁘게 잘생겼다”며 표정이 밝아졌다.

누나들도 모두 요코다 메구미씨가 미인이라며 올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대해 만족해했다.

요코다 메구미씨의 딸 김혜경양의 사진을 처음 본 노모는 “영남이 큰누나를 닮은 것 같다”며, “손녀라면 꼭 만나 보고 싶다”고 했다. 둘째 누나 김영자(47)씨는 “김혜경양의 웃는 모습이 내 20대 때의 사진 모습과 흡사하다”며 조카를 본 듯이 흐뭇해했다.

큰누나 김영숙(52)씨는 “막내 영남이가 선유도 해수욕장에 놀러 간다면서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 집에 용돈을 타러 왔을 때 보니 키가 쑥 커 있어서 너무 대견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며 “동생이 많이 보고 싶다”고 했다.

둘째 누나는 “세상 참 많이 좋아졌어요! 옛날에는 친구들에게도 동생 영남이 얘기를 못 했는데”라며 이전에 공안 당국의 감시 때문에 받았던 설움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녀는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도 좋으니 영남이의 최근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이 전한 김영남씨에 관한 얘기와 일본 정부가 작성한 ‘김철준 파일’을 살펴보자.

이름: 김철준(가명일 가능성 있음)

생년월일: 1964년 출생(1963년생일 가능성 있음)

혈액형: O형

직업: 북한의 특수공작기관에 근무

신체적 특징: 신장은 약 170cm. 날씬하며 고도 근시로 안경 착용. 반듯한 얼굴로 빈틈 없는 날카로운 눈빛.

기호: 헤비 스모커로 한시도 담배를 놓지 않는다.

성격: 조금 어두운 성격. 두뇌명석.

말씨: 조금 더듬거리며 말한다. 재일 조선인(조총련)이 아닌 네이티브의 조선어를 말하지만 북조선인인지는 불분명.

그 밖의 특징: 일본어가 대단히 뛰어나다. 일본어는 北朝鮮 국내에서 학습했다.

해외도항 경험: 일본 도항 경험 있음

이상이 일본 정부파일 내용이다.

◆김철준의 혈액형은 O형, 김영남씨 가족 모두 O형

김영남씨 노모의 혈액형은 O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 누나들은 “우리 가족들이 모두 O형”이라고 했다. 가족들은 1978년 여름 김영남씨가 행방불명됐을 때 키가 170cm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또 눈빛이 날카롭고 몸은 호리호리한 편이라고 했다.

무려 28년 전의 모습을 지금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본 정부의 ‘김철준 파일’과 김씨 가족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철준씨가 김영남씨일 확률은 커 보인다. 앞으로 한 달 이내에 김철준씨의 신원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박승민 일본 문예춘추 서울특파원
김남성 월간조선 기자 sulsul@chosun.com
입력 : 2006.04.11 18:12 32' / 수정 : 2006.04.11 18:37 00'

 

 


관련기사

일 정부 "감정결과 '메구미 남편'은 피랍 한국인"   [06/04/11 15:38]
[전문]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 최초 공개   [06/04/1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