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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산다는 건 본문
핀란드는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됐다. 무려 8년 연속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진정한 매력을 느끼는 지점은 이 나라 사람들의 삶 속 깊이 자리한 균형감각과 자연, 그리고 일상 속 만족감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지난 3월 유엔(UN)에서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통해 최고의 행복과 관련한 영예를 얻고도 대부분 어깨를 으쓱하거나 눈을 굴리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핀란드 여행 업계는 들썩인다. 더 많은 여행객이 핀란드와 행복을 연결 짓고, 이곳을 직접 방문해 핀란드의 행복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싱키 공항에 착륙하거나 발트해를 건너 헬싱키항에 내렸다고 해서 유쾌한 농담과 웃음소리로 환영받을 거라고 기대하면 곤란하다. 핀란드인이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세간의 인식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핀란드 사람들은 행복 보고서 결과를 자부심을 갖고 심지어 '행복'해하지만, 이들은 결과를 우아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완벽히 들어맞는 표현이 아니라고 느낀다. 그보다는 '만족감(contentment)', '충족감(fulfilment)', 또는 '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 등이 더 적절하다고 여긴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남겼다. "그 누구도 항상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힘든 상황에 놓일 때도 있죠. 하지만 안전과 자유, 평등 같은 기본적인 권리가 갖춰졌다면, 행복을 향한 좋은 출발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핀란드에서 행복의 개념은 미묘하고 문화적으로 특수할 수 있지만, 이들의 행복은 일상생활 깊이 내재해 있다. 핀란드식 행복 추구는 감정의 고조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연결, 그리고 조용한 만족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점은 점점 더 많은 여행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여행객들에게 있어서 이 행복은 단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핀란드의 자연과 사우나 문화, 음식,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삶의 방식을 받아들임으로써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감각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테무 아홀라 핀란드 관광청 국제 운영 총괄은 "핀란드의 행복은 이 다섯 가지 요소를 종합한 결과"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행복을 하나의 매력적인 요소로 측정하기 위해 데이터를 측정하거나 수집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아홀라는 핀란드의 꾸준한 행복 순위를 뒷받침하는 가시적이고 진정한 핀란드식 삶을 경험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우나를 추천한다. 그는 핀란드식 사우나 문화가 점점 더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또 관광객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큰 잠재적 위험 요소는 라플란드 북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순록과 부딪히는 일일 정도로 핀란드가 안전한 국가라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서는 자신감 넘치는 신세대 핀란드 셰프들이 등장하면서 핀란드 음식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 및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루카-쿠우사모 지역에는 세계 최북단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타피오(Tapio)'가 있다. 동부 핀란드 사이마 호수 지역은 지난해 '유럽 미식 지역(European Region of Gastronomy)'으로 선정됐다. 헬싱키 전역의 많은 레스토랑에서는 핀란드의 끝없는 숲과 해안 군도, 내륙 수로에서 직접 채취한 버섯, 베리류, 생선과 야생동물 고기 등을 활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채집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의 권리'(핀란드어로 'Jokaisenoikeudet')를 보장하는 법 덕분이다.
자연과 교감하기
대부분 여행객이 여행을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는 헬싱키는 이 나라의 만족도를 직접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 해변 도시는 아름다운 자연 군도와 간척지에 펼쳐져 있다. 시내 곳곳의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해안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 도로를 달리거나, 도심부터 북쪽 외곽까지 뻗어 있는 숲으로 이뤄진 중앙 공원에 들어가 보자.
이러한 자유분방한 모험과 풍부한 자연 자원을 통해 경험하는 엔도르핀 상승은 기대 수명과 자유, 긍정적 감정으로 나타나는 유엔의 행복 지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러한 연관성은 정신 건강 전문가이자 전문 가이드인 마리 아호넨이 운영하는 동부 사이마 호수 지역의 자연 및 웰니스 회사 '사이마라이프'의 핵심이기도 하다.
아호넨은 핀란드의 자연과 라이프스타일이 제공하는 정신적 균형을 열렬히 추구한다. 그는 방문객들에게 삼림욕과 해변 전통 사우나, 자연 수영, 버섯 및 베리 채집, 그리고 모닥불 요리를 체험시키고 있다.

아호넨은 "핀란드 사람들은 지나치게 겸손한 것일 수 있다"라며 "우리는 세계 행복 지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는 핀란드에서 여러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살아있는 사례다. 어떤 사람들은 핀란드에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복권에 당첨된 거라고도 한다"라고 말했다.
복권 당첨금은 삶의 만족도와 균형이다. 편안하게 살고 물질적으로 '충분히' 가진 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기대치를 야망이나 지략의 부재와 헷갈려서는 안 된다. 핀란드는 모바일 통신의 선구자인 '노키아'와 가위를 비롯한 독특한 정원용품 브랜드 '피스카스', 그리고 섬유 및 의류 브랜드 '마리메코'의 탄생지이기 때문이다.
금욕적이고 고집스러운
핀란드도 경제적 압박이나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길고 어두운 겨울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핀란드식 행복은 '시수(sisu)'라는 개념을 포함하는데, 회복력과 불굴의 의지, 용기, 결의 등을 뜻하는 다소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이다. 핀란드계 캐나다 작가 카티아 판차르는 '시수'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 바 있는데, 그는 이것을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과 지역 사회가 포기하거나 서로를 원망하며 공격하는 대신 함께 협력해 나가도록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판차르는 세계 행복 보고서의 상위 4개 국가가 모두 공동의 이익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강력한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북유럽 국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행복은 문화적으로 매우 구체적이다"라며 "핀란드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일상의 행복이 있다. 예를 들어, 자연이나 사우나, 공공 도서관,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중교통, 깨끗한 식수, 교육, 의료 서비스 같은 것들 말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숲이나 공원, 해안, 자연 수역 등에서 평균 200m 이내에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판차르는 뜨거운 사우나 후에 찬물에 몸을 담그는 등의 대비 요법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다로 둘러싸인 헬싱키에서는 너무나 하기 쉬운 일"이라며 "이를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큰 비용을 지불할 필요 없이 퇴근 전후나 점심시간에 더 규칙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일부 핀란드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타이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가진 것에 감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금 수급자인 유하 로이하는 "핀란드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태국이나 네팔같이 더 못 사는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로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사람들도 가끔 다른 곳에서 살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것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는 거죠."
핀란드: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산다는 건 - BBC News 코리아
핀란드가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선정되면서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핀란드를 찾고 있다.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이고,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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