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 고관, 북미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주도권 쥐고 있다

비핵화 관련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미 정부의 전 고관이 북한으로부터 양보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미국이 단독으로 움직일 것이 아니라 일본, 한국과 협력해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정권 때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했던 다니엘 러셀 전 국무차관보가 9일 도쿄에서 NHK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러셀 씨는 북한이 지난주 7개월만에 재개한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에 양보를 촉구하며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표명한 데 대해 "북한은 비핵화협상을 할 생각이 없다"면서 "협상 결렬은 트럼프 정권이 내걸고 있는 전략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문제점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음을 들고 "이는 북한 문제가 해결됐다는 거짓말에 근거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내년의 대선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미국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면서 "이를 지켜본 김정은은 자기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협상의 주도권을 북한이 쥐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침묵을 유지한 것이 일본과 한국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북한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권의 전략이 실패하는 바람에 국제사회의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셀 씨는 또 "북한은 압력을 느끼지 않으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단독으로 움직일 것이 아니라 일본, 한국과 협력해서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