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연쇄 핵심층 탈북에 난감해진 대남부서 본문
지난달 초 중국에서 집단탈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 가운데 북한 최고의 가수로 유명한 '인민배우' 최삼숙의 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열창 중인 최삼숙의 공연 모습.
이원희: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를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원희 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우리가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탈북자라고 하면 북한에서 듣기에도 섬뜩했지만, 요즘에는 너무도 평범한 말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가수로 활약했던 인민배우 최삼숙씨의 딸이 한국으로 탈북했고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탈북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은 북한에서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아직도 중국 전화를 쓰는 사람들을 ‘간첩’이니, ‘반역자’니 하면서 탄압하는 아주 희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의 이모저모를 알아보겠습니다.
이원희: 북한에서 탈북자라는 말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는 재미있는 주제입니다. 먼저 최삼숙 씨의 딸이 남한으로 왔다는 이야기부터 소개해주시죠?
정영: 현재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는 “천인공노할 집단 유인랍치 죄악은 천백 배로 계산될 것이다”이라는 특별코너가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4월 중국 절강성 녕파에서 탈북한 12명 식당종업원들에 대한 사연이 올라있습니다.
청취자 분들도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4월 7일 중국에서 일하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으로 귀순했습니다. 그 뒤 북한은 이들 부모들의 인신구제 신청서를 남한의 민변, 즉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개하니까,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이원희: 무슨 역풍이요?
정영: 북한이 여종업원 가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는데, 거기에 북한의 최고 가수인 최삼숙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북한이 12명 여종업원들의 사진과 그의 부모들의 가정 배경을 낱낱이 공개하자, 남한 언론은 그걸 토대로 이들 여종업원들의 가정배경을 보도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노동당원이고 중앙기관에 근무한다고 합니다.
한국 언론의 관련 보도내용을 한번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TV조선: 종업원 12명 가운데 11명은 노동당원의 자녀였습니다. 정보당국이 확보한 평양시민 신상자료를 대조한 결과, 여종업원의 부모 직장은 중앙당 재정경리부와 경공업위원회 화장품시험공장, 수산물종합상점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어떤 여종업원의 부모는 중앙당 재정경리부에 근무하고 있었고, 또 어떤 종업원 부모는 경공업위원회 화장품시험공장, 수산물종합상점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부모들이 전부 노동당원들이라는 겁니다.
이원희: 노동당원이고, 북한 최고의 인민배우 딸과 중앙당 재정경리부 요원의 딸이라면 북한에서도 상당히 핵심층 아닙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핵심층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얼마나 북한이 살기 힘들면 최고 가수의 딸도 탈북하겠는가?”고 동정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진짜 딜레마에 빠진 것은 이들 12명을 다 탈북자라고 처벌하면, 피해 받을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13명 탈북한 사람 가운데, 식당 지배인 한 사람만 나쁜 사람으로 몰고, 다른 12명은 구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제 납치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원희: 북한 대남공작부서가 한국 정부를 골탕먹이기 위해 강제납치 여론을 펴는데, 결국은 자충수를 두는 꼴이 될 것 같군요.
정영: 북한당국은 자기 입으로 “12명 식당 종업원들이 강제 납치되었다”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 가족들을 평양에서 절대 추방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어가면 안됩니다. 끌어가면 자기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스스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원희: 그런데 중국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또 탈북했다고 하지요?
정영: 예, 그렇습니다. 한국언론은 현재 중국에서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 3명이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1일 보도했습니다. 이것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KBS녹취: 중국 내륙 산시성 웨이난시의 북한 식당에서 탈출했던 여성 종업원 3명이 국내로 들어왔다고 정부가 공식 확인했습니다. 탈북한 종업원 3명 중 1명은 29살, 한 명은 28살로 알려졌습니다.
잇따라 탈북자들이 발생하면서 북한 대남선전기구도 더 이상 ‘강제납치’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점점 상황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원희: 북한이 이런 탈북자들을 가리켜 강제 납치되었다고 하는데 그게 설득력이 있습니까,
정영: 현재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는 약 3만명이 됩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입국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자면 한국 여권이 있어야 하는데, 여권이 없으면 공항 심사대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원하면 일정기간 심사를 마치고, 탈북자들에게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임시 여권(가짜 여권)을 나눠줍니다. 하지만, 탈북자가 그때 한국으로 가기 싫으면 한국 여권을 버리고 비행기에 오르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12명 식당종업원들이 어린 아이들도 아닌데, 그들이 납치되어 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원희: 그렇군요. 자 이번에는 북한에 있는 탈북자 가족이 다른 탈북자들을 처벌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북한 보위부 당국이 주민들이 중국 접경지역에서 중국 전화기로 남한과 미국에 있는 사람들과 전화통화 하면 간첩으로 처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바로 보위부를 지도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모와 이모부가 탈북자라는 겁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1990년 대 초 스위스에서 김정은과 김정철, 김여정을 돌봐주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1998년에 미국으로 망명해 지금까지 약 20년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이원희: 탈북자 치고도 아주 일찌감치 탈북한 사람들이군요.
정영: 그래서 ‘김정은도 탈북자 가족’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 법대로 하면 김정은도 연좌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노동당 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등 공식 직함만 9개를 거머쥐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김정은은 일본에 사는 탈북자까지 평양으로 초청했습니다. 그 탈북자는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라는 사람인데요. 13년동안 김정일의 개인 전속 요리사로 있었지요. 그도 탈북자나 마찬가집니다. 후지모토는 북한에서 가수 엄정녀와 결혼하고 자녀를 두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0년초에 초밥재료를 얻으러 간다고 일본으로 가서는 물러앉았습니다.
그리고 ‘김정일 요리사’라는 책을 써서 돈도 많이 벌었는데요. 김씨 일가의 사치 생활을 폭로해 돈을 벌었기 때문에 북한 표현으로 하면, “아주 죄질이 아주 나쁜 배신자”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김정은의 부름을 받고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이원희: 후지모토가 평양가서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까,
정영: 후지모토가 일본 언론에 흘리는 뉘앙스를 보면 김정은과 북일 관계를 논의하고 있으며, 자신이 일본 정부를 중개하는 인물로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원희: 이제는 북한 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탈북자들이 이제는 북한의 국사까지 논하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북한도 요즘 세계화의 흐름을 보고 불필요한 탈북자 강제납치 주장을 걷어치워야 하지 않을까 봅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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