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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이번 총선엔 ‘미풍’에 그칠듯 본문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내 남측 당국자를 쫓아내고 서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켜왔지만 총선 국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선을 앞둔 남한 시민들의 대북 의식 조사 결과들을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4월 9일 국회의원을 뽑는 한국 총선을 앞두고 북한은 서해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등 긴장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서울 종로에서 만난 시민들 대다수는 이 같은 북한의 행동이 과거와는 달리 총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시민1: 큰 영향을 미칠 거 같지는 않은데요.
시민2: 그런 거에 대해서 국민들 대다수가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시민3: 옛날 같지 않아서 사람들이 좀 쉽게 동요하거나 행동에 있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4월1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CBS 라디오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급속히 냉각된 남북관계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의견은 24%였고,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의견 42%를 포함해 대다수에 해당하는 72%가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이른바 ‘북풍’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과거 7-80년대 냉전 시절 남북 대결이 첨예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지난 10년 한국의 남북화해 정책의 결과 남북관계의 적대성이 약화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선거철마다 제기됐던 북한 변수에도 “무뎌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 문제가 실질적으로 남한 정치나 남북관계와 관련된 부분에서 핵심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 졌습니다.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더라도 남한 국민들은 더 이상 심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남한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감정적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리게 나타났습니다.
3월5일 발표된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호감이 가는 국가는 미국 55%에 이어 북한이 14%로 2위를 기록했고, 가장 비호감인 국가로도 일본 31%에 이어 북한이 30%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호감이 가면서도 여전히 비호감을 일으키는 국가로 남한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다는 의밉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2000년 이전엔 북한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감정적 평가는 비호감이라는 응답이 높았던 반면에 2000년을 기점으로 북한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현재는 호감과 비호감 반응이 엇갈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성대 김귀옥 교수입니다.
김귀옥: 제가 볼 때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엇갈리는 애정. 한편으로는 사랑하고... 동족으로서 사랑하고, 한편으로는 시시때때로 계속 북핵 문제나 여러 가지 현안 문제가 있음으로 해서 그런 증오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이 같이 공존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 기저에 깔려있는 거 같습니다.
2000년대 이후 정상회담과 남북교류 확대로 북한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남한 국민들이 여전히 북한에 비호감을 느끼는 이유는 북한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이지 못한 조치들이 최근 들어서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종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북한이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한국 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에 반대해 결국엔 상하이에서 경기를 가진 일을 북한의 한국에 대한 비우호적 조치의 대표적 예로 꼽습니다.
시민1: 우리나라 (애국가) 노래 못 틀게 하고, 붉은악마 (응원) 못하게 하고... 축구가 정치 경제 그런 거 아니잖아요?
시민2: 여태까지 해 온 거랑... 그거지 뭐... 신뢰가 없는 거 아니에요?
시민3: 그만큼 지원해 줬으면 됐지... 지금도 아직까지 적대시 하고... 그러니까 원망스럽다고. 상대하지 말아야 되요.
시민들의 실망감이 큰 만큼 남북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희망은 상대적으로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2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였던데 반해, 지난 4월1일 발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발전해야 할 분야로 남북관계를 꼽은 사람은 6%로 줄었습니다.
반면 선진국이 되기 위해 경제발전과 정치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29%와 22%를 차지해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남북관계 발전이 경제나 정치제도 개혁과 비교해 후순위로 밀리는 이유는 북한의 핵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데다 남한사회가 보수화 경향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경기대학교 손혁재 정치교육원장입니다.
손혁재: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의 핵문제가 붉어지면서 여론이 나빠지는 걸로 생각이 되고 있구요. 또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지 않았습니까. 새로운 정부가 이전의 정부 보다는 북쪽에 대해서 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여러 개 현안 중 하나를 고르는 문항이 아니라 통일문제 하나만 놓고 여론조사를 할 땐 지난 해 말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발표한 한 조사의 경우 81%가 통일의 중요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고 5%가 “부정적”으로 응답해,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통일은 꼭 이뤄야 할 과제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tp://www.rfa.org/korean/simcheongbodo/2008/04/07/sk_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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