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한국계 캐나다인 김재열 목사 석방

북한에서 인도적 활동을 벌이다 2개월 반 넘게 억류돼 있던 한국계 캐나다인 목사 김재열 씨가 지난 26일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캐나다 외무부의 마리-크리스틴 릴코프 (Marie-Christine Lilkoff) 대변인이 26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재열 씨의 석방 소식을 처음으로 알린데 이어, 한국주재 캐나다 대사관의 제스 더튼(Jess Dutton) 참사관 역시 28일 이 같은 소식을 확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릴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지난 인터뷰에서 "김재열 씨가 1월 26일 북한에서 중국으로 추방됐으며, 북-중 국경에서 캐나다 영사부 관리들에 신병이 인도됐다"고 말했습니다.  릴코프 대변인은 이어  "캐나다 당국자들이 김재열 씨와 그의 가족들의 상봉을 주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FP’ 등 외신들도 28일 제스 더튼 참사관의 말을 인용해 “주한 캐나다 대사관은 김재열 씨의 억류 사실이 알려진 이래 김 씨를 지원해 왔다”며, “그가 26일 중국으로 석방돼 그곳에서 캐나다 외교관들과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캐나다 에드몬톤 지역에 거주하는 김재열 씨는 지난 1997년 북한의 나진에 치과병원인 ‘나진구강예방원’을 개설한 이래, 이 지역에 ‘고려 한방병원’, 산부인과, ‘창평유치원’ 등을 설립하며 북한주민들을 위한 활발한 인도적 활동을 벌이다 지난해 11월 북한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 내 한인 기독교계 소식통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재열 씨가 지난해 11월 3일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끌려간 이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북한 정권을 비판하고 인민들을 선동해서 교회를 세우려 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재열 씨는 북한에서 ‘유일 사상 10대 원칙’에 어긋나는 중범죄로 꼽하는 체제 비판죄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재열씨의 석방을 위해 캐나다 영사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두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테드 리프만 남북한 겸임 캐나다 대사 역시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또 김재열 씨의 구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말 캐나다 전역의 26개 이상의 한인 단체 대표들이 서명한 진정서가 캐나다 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과 내부 정보의 유출을 통한 체제와해를 우려해 체제 단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가  내.외국인 간첩단을 군사시설 정탐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이례적으로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조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