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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암살 "배후는 알카에다…실행은 LIJ" 본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암살 배후로 많은 전문가들은 알-카에다를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대담하게 총을 쏜 뒤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것이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암살 사건이 터진 직후 알-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사령관 겸 대변인중 한 명으로 꼽히는 무스타파 아부 알-야지드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알-야지드는 이탈리아 민간통신사인 AKI와 전화통화에서 "무자헤딘 척결을 공언했던, 가장 소중한 미국의 자산을 제거했다"고 말했다고 AKI가 웹사이트에서 보도했다.
그는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지난 10월 부토 살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AKI는 전했다.
또 그는 파키스탄.아프간 소식을 전하는 홍콩의 아시아타임스와 통화에서도 파키스탄에서 활동중인 이슬람 무장세력인 라스카르-이-장비(LIJ, 장의 군대)가 알-카에다의 명령에 따라 이번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LIJ는 파키스탄 펀자브주(州)의 장(Jhang) 지구와 카라치 등을 근거지로 지난 1996년에 설립된 이슬람 테러 단체로, 지난 2002년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납치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부토 암살)는 알-카에다와 무자헤딘에 대해 전쟁을 선언한 이교도와의 전쟁에서 얻은 첫번째 대승"이라고 평가했다.
알-자와히리는 이달 들어 부토의 귀국은 미국의 음모에 따라 진행됐다며 "파키스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악화되는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미국의 필사적인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CNN방송도 알 카에다와 이슬람 과격세력들이 배후의 인물로 꼽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 중앙정보국(CIA) 관리인 빈스 캐니스트라로의 말을 인용해 "알 카에다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부토에게 증오를 표시해온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들이 배후 세력의 1순위라고 분석했다.
캐니스트라로는 "자살테러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며 이는 알 카에다와 탈레반이 사용해 오고 있는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미국 정부관리들과 민간 전문가들도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기반을 흔들어놓고 정국 불안을 야기하기 위해 알카에다가 벌인 일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탈레반 사령관인 하지 오마르가 지난 10월 부토의 귀국 직전 부토 공격을 공언한 바 있기 때문에 탈레반도 배후 중 하나로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아프간 국경지대 탈레반 사령관인 바이툴라 메수드도 부토가 귀국하기에 앞서 "부토는 미국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결코 포용할 수 없는 인물이며 우리 테러리스트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귀국 당일 실제로 발생한 폭탄테러로 14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하지만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나 산하 기관들도 의심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캐니스트라로는 무사랴프 대통령이 부토를 맞수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부토의 퇴장으로 이익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으며 워싱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파키스탄 전문가인 크리스틴 페어도 공격의 배후가 누구든 많은 파키스탄 국민들은 무샤라프와 그의 보안부대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토 자신도 지난 10월 귀국때 테러와 관련, 카라치에 있는 자택 주변의 경호를 축소했다며 정부를 비난했으며 머지 않아 다른 암살극이 벌어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자살테러범이 부토의 머리쪽으로 총격을 한 뒤 스스로 폭탄을 터뜨린 방법을 놓고 전문 저격수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 출신인 P.J. 크롤리는 "암살의 배후를 밝히는 수사는 무샤라프의 진실성을 재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정부내 인사의 연루여부를 철저히 밝히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의 사례로 볼 때 파키스탄내 주요 인사의 테러 배후 문제는 속시원히 밝혀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에 자살테러범의 신원이 밝혀지더라도 진짜 단독범인지 아니면 배후 조종세력이 있는지의 문제는 계속 미제로 남을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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