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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폭 무인기' 날아오면 한국군의 대응 방안은?
CIA bear 허관(許灌) 2024. 8. 31. 20:39
북한이 최근 주목할 만한 수준의 '자폭 무인기' 실험 영상을 공개하면서, 한국군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6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무인 공격기 성능시험을 참관했다.
북한은 이날 시험에서 백색 계열로 도색한 자폭형 무인공격기가 한국의 K-2 전차 등으로 보이는 모의 표적을 타격해 폭발시키는 장면을 공개했다. 또 북한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한국군의 천궁 2를 연상케하는 모의 표적을 파괴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략정찰 및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들뿐 아니라 전술적 보병 및 특수작전구분대들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며 "각종 자폭공격형수중무인정들도 부단히 개발해야 하고 무인기 개발에서 인공지능(AI)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자폭 무인기 대량 개발 등을 주요 전략 과제로 지시한 만큼 북한군은 현대전에 걸맞는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인기는 최근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전쟁 흐름을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무인기가 맹활약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무기가 드론이다.
다른 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이 저렴한 드론은 인공위성이나 고가의 정찰기를 동원하지 않고도 적 전차 등을 파괴할 수 있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핵심 무기로 꼽힌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한국을 위협할 최적의 무기로,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미사일보다 저렴한 자폭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무인기 대량생산이 관건'
북한이 이번에 1~2대의 자폭 무인기 성능 실험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관건은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최신 무인기를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느냐이다. 유사시 전략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목표 지점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여러 대의 무인기를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BBC 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무인기 개발 수준과 속도는 중동의 무인기 등과 비교해볼 때 우리보다 굉장히 빠르다”며 “북한의 공격형 무인기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남 교수는 “여러 대의 무인기를 컨트롤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1~2대 정도 한국에 보낼 때는 컨트롤이 될테지만, 수백 기를 한꺼번에 보냈을 때 과연 북한의 의도대로 모든 무인기가 컨트롤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도 “지금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인기 대량 생산인데, 수백 대의 무인기를 대량으로 생산을 하려면 수많은 반도체나 카메라, 소형 카메라모듈 등이 들어가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한 것처럼 자폭 무인기를 쑥쑥 찍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군의 무인기 현황
과학기술 발전으로 무인기 개발 기술 측면에서는 한국이 북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한국군은 공중 정찰, 감시, 정밀 타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군용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모델이고, 일부는 해외에서 도입된 제품이다.
하지만 한국군은 아직까지 무인기 개발 및 도입을 계획 중이거나 운영 초기 단계여서 북한에 비해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수량이 확보된 것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형 드론(LOW급)은 개발 중이거나 일부는 양산 체계로 들어갔지만,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무인기 양산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대영 군사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은 사실 오래전 북한보다 더 빨리 무인기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소형 무인기에서부터 자폭 무인기까지 이미 개발됐고, 국내 방산업체나 국내 업체들이 이미 시제품을 다 내놨지만, 아직 군에 전면적으로 배치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한국군은 ‘리모 아이(Remo-Eye)’와 ‘참매’를 부대에 배치한 데 이어 송골매보다 성능이 우수한 이스라엘제 ‘헤론(Heron)’ 을 도입한 바 있다.
2014년 훈련에 도입된 전방 정찰용인 송골매는 전장 5m, 폭 6.5m로 속도는 시속150km/h, 작전반경 100km, 체공시간은 4~5시간으로, 주야간 일체형 자동추적기능을 갖춘 감지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9월 한국군은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무인기 여러 대를 시민들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기종은 적 레이더 신호를 탐지, 위치를 추적해서 공격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특수전사령부는 현재 이스라엘제 ‘로템-L’ 자폭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무인기는 이스라엘 첩보부 모사드와 암살 작전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요인 타격용 드론으로, 작전 거리 10㎞에 목표물 1m 이내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무게 5.8㎏인 로템-L은 프로펠러 4개가 달린 형태로 배낭에 담아 휴대하다가 특정 지점에 날려 보낼 수 있다. 수류탄 2개 위력의 1.2㎏ 탄두를 탑재해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
한국군은 또 한반도 유사시 스텔스 형상 소형 무인기를 북한 내륙으로 침투시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기를 실전배치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이 스텔스 무인기는 꼬리 날개가 없는 무미익 형태로 길이 2m, 이륙중량 60㎏에 제트엔진과 카메라 등을 탑재, 공중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무인기는 최근 강원도 동부전선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군은 드론을 주 전력으로 운용하는 드론 작전사령부를 창설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군은 나아가 폴란드 무인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한국 국방부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등지에 대표단을 파견해 폴란드산 드론의 활용성과 획득 방안 검토를 위한 시연 참관 및 운용 부대·제작사를 방문한 바 있다.
자폭 무인기 방어는 어떻게?
한국군은 현재 북한의 자폭 무인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7월 수 초 안에 적의 소형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 시연회를 열었다.
블록-Ⅰ은 레이더로 소형 무인기 궤적을 추적한 뒤 섭씨 700도 이상의 레이저를 표적에 쏴 무인기를 태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거리는 2~3km 정도로, 레이저 발사 뒤 10초 안팎이면 소형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효율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대영 연구위원은 “이 무기는 기상이 안 좋다거나 비가 오는 경우 레이더의 명중율이 확 떨어지는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폭 무인기로 한국의 K2 전차 모형 등을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함에 따라 남북한의 최신 무인기 개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무인기가 21세기 현대전의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북한이 자폭 무인기를 공개하고 나섰다"며 "남과 북의 최신 무인기 개발 레이스는 ‘칼과 방패의 싸움’이기 때문에 결국은 어느 쪽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이어 북한의 자폭 무인기에 대한 한국의 대비책에 대해 “북한의 무인기가 수도권에 도착하기 전에 무인기를 격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대의 북한의 무인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내려왔을 때 과연 우리가 동시에 다 격추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러한 방어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해 신호를 송출해 적의 통신 신호를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전자 방해 기술을 뜻하는 '재밍'(jamming)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대영 연구위원은 “이번에 북한이 선보인 자폭형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격을 가해 파괴하는 '하드 킬' 방식과 달리 물리적 파괴 없이 제압하는 '소프트 킬' 방식이 중요하다"며 "이른바 '재밍'을 통해 통신을 방해해 특정 지역을 방어하는 시스템 구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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