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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X: 트위터 인수 1년, 해결해야 할 4가지 과제는? 본문
일론 머스크 X: 트위터 인수 1년, 해결해야 할 4가지 과제는?
CIA Bear 허관(許灌) 2023. 10. 29. 14:18
1년 전,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싱크대를 들고 본사 건물로 향했다. 머스크는 당시 "싱크대를 안으로 들여보내자(Let that sink in, '이해해달라'는 뜻의 관용어)"고 한 뒤 직원들을 대거 해고했다.
이는 12개월 동안 벌어진 종잡을 수 없는 변화의 첫 신호탄이었다. 그 변화 중에는 사명을 '엑스'(X)로 바꾼 것도 포함된다.
어떤 면에서 X는 놀라울 정도의 생존력을 보였다. 신·구 라이벌이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광고주가 우려를 보내고 사용자 지표가 불안정한 지금, X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과제
X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X를 사용하는지 명확히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여러 분석 회사에 따르면 X의 인기는 예전보다 감소했다.
웹 분석 회사 '시밀러웹'의 데이비드 카는 "기본적으로 모든 지표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고 말한다.
트위터 투자자이자 머스크의 행보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로스 거버는 X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과 환상은 다르다. 현실에서 트위터는 죽어가고 있다. 이를 구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엘튼 존, 지지 하디드 등 많은 유명 인사가 지난해 트위터를 떠났다는 사실이다.
현재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스토리샵'에서 일하는 전직 저널리스트 마들렌 던은 머스크가 사용자 인증 '블루 배지'를 유료화한 이후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제 X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X에 로그인하는 건 가라앉는 배에 올라타는 느낌이다. '포유'(For You) 페이지는 재난 수준이다. 'X 프리미엄' 인증 계정의 게시물이 다른 게시물을 모두 뒤덮어버려 내가 실제로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구독 대 광고
X와 과거 트위터의 최대 과제는 수익 창출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머스크는 정리해고를 통해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콘텐츠 모더레이터(조정자)'로 일했던 멜리사 잉글은 갑자기 회사 시스템 로그인이 막혔을 때 "심장이 덜컹했다"고 말했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내게 정말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과거 트위터는 주로 광고 수익에 의존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사용자가 '블루 배지' 및 기타 기능을 유료로 사용하는 구독 기반 수익 창출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자 노력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프리미엄 구독 등급을 2개 더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딱히 개선되지 않았다. X는 여전히 광고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머스크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그 광고 수익마저 감소 중이다.
외부 업체 데이터에 따르면,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미국 내 광고 수익이 매월 전년 대비 55% 이상 감소했다.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 이전에도 항상 손익분기점 도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6년 출시 이후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단 두 번뿐이었다.
머스크는 지속되는 적자가 중요한 문제임을 인정했다.
그는 올해 초 대담을 통해 "다른 개선 사항을 도입하기 전에 흑자 현금흐름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퍼앱'으로 반등 성공할까?
NBC유니버설에서 광고 부문을 총괄한 '슈퍼우먼' 린다 야카리노가 X의 CEO로 임명된 것은 머스크와 X 사이에 거리를 두는 긍정적인 변화로 여겨졌다.
하지만, 에든버러대학 경영대학원 마케팅 선임강사 벤 마더 박사는 야카리노에게 "혁신에 필요한 재량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빠른 수익 개선에 집중하도록 일론이 강력한 무기를 쥐여줬는데, 결과적으로 구독 모델처럼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무기만 무기고에 남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직원들이 큰 그림을 그리길 원한다. 머스크의 장기 계획 속 X는 단순한 소셜미디어 회사가 아니다. 그는 X가 "모든 것을 제공하는" 슈퍼앱이 되길 원한다.
올해 초 BBC가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묻자, 머스크는 "계속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7월 야카리노의 발언이 지금까지 X의 서비스 확장과 관련해 공개된 가장 구체적인 계획일지도 모른다.
그는 "X는 오디오, 비디오, 메시징, 결제·뱅킹에 기반하는 무한 상호작용의 미래이며, 이를 통해 아이디어, 상품, 서비스,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접목한 X는 우리가 이제 막 상상하기 시작한 방식으로 우리 모두를 연결할 것입니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본인이 컴퓨터 게임을 하는 모습을 스트리밍으로 송출하기도 했다. 그는 X가 '트위치' 같은 앱과 경쟁하길 바란다.
26일(현지시간)에는 전화번호가 필요 없는 새로운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몇몇 X 사용자는 앱을 열었을 때 "이제 음성·영상 통화가 가능합니다!"라는 알림을 받았다.
또한 머스크는 금융 서비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지난해 투자자 대상 발표 자료에 따르면, X는 2023년 결제 사업에서 1500만달러(약 202억원)를 벌어들일 목표를 세웠으며, 이 사업을 2028년까지 약 13억달러(약 1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었다.
거버는 당시에 주로 일론 머스크를 믿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발표 내용은 대체로 '이게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론이 있으니까 믿어달라. 일론이 놀라운 일을 해낼 것이다'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머스크의 사업 계획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그는 "머스크가 광고주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타협할지 궁금하다. 결국은 모두 이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치 아픈 콘텐츠 중재
극단적 콘텐츠를 걸러내는 문제도 계속해서 X를 곤란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 조사에 따르면, X는 일주일 동안 수집된 300건의 증오성 게시물 중 86%가량을 모더레이터(콘텐츠 중재자) 신고가 접수된 뒤에도 계속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X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게시물에는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센터를 창립한 임란 아메드는 "머스크가 X를 이끈 12개월은 디지털 플랫폼에 자체 규제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 연구"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야심이 완전히 좌절된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X에 많은 과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머스크가 많은 돈을 들여 인수한 X에 핀으로 고정해 놓은 글에는 "X는 인류의 집단의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길 바란다(Let that sink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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