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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 섬 산불, 사망자 89명 본문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8일 발생한 산불에서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강풍으로 불길이 번져 시가지로 급속히 확산돼, 확인된 사망자 수는 현지시간으로 12일 현재 89명입니다.
현지 당국은 11일 현재 고등학교와 교회 등에 14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발표하고, 지역에서 식량과 물을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불로 인한 피해를 조사하는 태평양재해센터, PDC 등은 12일, 시가지의 대부분이 산불에 휘말린 서부의 관광지 라하이나에서의 피해 추정치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불에 탄 면적은 약 880만제곱미터에 달하며, 4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또, 피해를 입은 건물의 86%가 주택으로, 2207채가 파손됐으며, 재건에는 55억 2000만 달러, 일본 엔으로 약 8000억 엔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어, 산불 영향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와이 마우이 섬 산불, 사망자 89명 | NHK WORLD-JAPAN News
하와이 산불 마우이섬 초토화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의 마우이섬이 화마에 초토화됐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55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망자 수가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하와이에 엄청난 재난이 발생했죠.
기자) 네, 화마가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의 마우이섬을 삼켰습니다. 마우이섬은 하와이 제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데요. 산불은 지난 8일 시작됐습니다. 불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1천700채에 달하는 주택과 건물이 불에 타버려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던지, 일부 주민은 불을 피해서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화마가 집어삼킨 마을을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건물이 모두 폭삭 주저앉았고, 지붕은 마치 눈이 내린 듯 하얀 재로 뒤덮였습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몇 명으로 집계됐나요?
기자) 11일 오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최소 55명입니다. 하지만, 당국은 수색 작업이 이뤄지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우이섬 중에서 특히 피해가 심각한 곳이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우이섬 서부 해변에 있는 마을 라하이나가 특히 큰 피해를 봤습니다. 라하이나는 한때 하와이 왕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매년 약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인데요. 이는 섬을 찾는 관광객 가운데 80%에 해당합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라하이나에 마치 폭탄이 투하된 듯 불타버렸다면서 마을을 복구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하이나는 산불 위험이 큰 곳이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우이 카운티는 라하이나를 비롯한 마우이섬 서부 지역이 산불 위험이 큰 곳으로 평가했습니다. 카운티는 지난 2020년 대피요령 등의 계획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화재 발생 후 대피한 주민들은 당시 대피 경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소방 당국은 산에서 발생한 화재가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마을로 번지면서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마우이 카운티는 대피령을 내린 상태이고요. 4개의 비상 대피소가 마련돼 1천 300여 명이 대피해 있습니다.
진행자) 마우이섬을 찾은 관광객은 신속히 섬을 떠나고 있죠?
기자) 네, 마우이 카운티는 관광객들에게 신속히 섬을 떠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약 3만 명의 관광객이 마우이섬을 떠났습니다. 민간 항공사도 관광객 이송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알래스카,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항공사 등이 더 많은 인원을 수송하기 위해 대형 여객기를 동원했고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항공비를 내리고 더 많은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산불이 발생한 원인은 나왔나요?
기자) 아직 정확한 산불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동안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나무 등이 말라 화재 발생 시 큰불로 번질 위험이 커진 상태였고요. 여기에 더해서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진 것이란 설명입니다.
진행자) 이번 화재 피해는 역대급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기자) 네, 그린 주지사는 이번 재난의 규모는 지난 1960년에 하와이에 발생한 재난을 뛰어넘어 역대급 자연재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60년에 발생한 쓰나미로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에서는 61명을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대응 방안을 지시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하와이를 재난지역으로 승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자금이 투입되어 산불 피해자들에게 임시 주거시설이 제공되고, 파괴된 주택의 수리가 지원됩니다. 또한 피해 복구를 위한 저금리 융자 제공 등도 지원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타를 찾은 자리에서 "하와이 주민들과 함께 기도할 것"이라면서 "이들이 우리가 가진 모든 자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와이 산불: 생존자들이 묘사한 참혹한 현장
캔자스주 출신 티 당은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 마우이섬에 머물고 있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렌터카를 타고 라하이나의 프론트 스트리트를 지나고 있던 당의 가족은 불길이 점점 더 자신들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주변 차량에도 불이 붙기 시작하자 당과 남편, 자녀 셋은 서둘러 먹을 것과 음식, 휴대전화만 챙겨 들고 근처 바닷가로 달렸다.
이미 그전부터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할머니 등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빠르게 다가오는 불길을 피해 바닷가로 향하고 있었다.
당은 지난 10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다로 가야만 했다” “코너에 몰린 상황이었기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각각 5, 13, 20살 난 자녀를 둔 당과 남편은 처음엔 해안 가까이 얕은 물 속에 있었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파도가 높아졌고, 당은 파도에 떠밀려 항구 근처 바위벽에 부딪히는 바람에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게다가 프론트 스트리트에 늘어선 차량 중 “최소 50여 대가”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당의 가족들은 “총알처럼 떨어지는 잔해”로부터 몸을 피하고자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당은 그렇게 거의 4시간가량 물속에서 버텼다고 말했다.
한낮임에도 이날 하늘은 산불 연기로 칠흑같이 캄캄했다.
당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과연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며 끔찍한 시간을 견뎠다. 아이가 물속에서 기절하기도 했지만, 결국 당의 가족들은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
당의 가족을 포함해 약 15명을 이끌고 불타는 거리를 빠져나온 그 소방관은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 나도 확신할 수 없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 점프하라면 점프하고, 뛰라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의 가족은 모두가 화상을 입었다.
마우이섬의 한 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 도착한 이후로도 당의 가족은 2번 더 이동해야만 했다. 한번은 머물고 있던 대피소에도 불길이 위협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추가 사망자 17명이 확인되면서 이번 주 초 하와이 마우이섬 전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 수는 최소 53명이다. 이번 산불로 이재민이 된 이들은 수천 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은 역사가 깊은 라하니아로, 이곳은 주민 약 1만2000명의 집이자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현재 불길이 완전히 진압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한편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산불 사태는 “하와이주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라면서 “인명 손실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현재 피해 규모를 살피고 있다면서 실종자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린 주지사는 주 정부는 이재민 수천 명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산불 피해 지역이 아닌 곳에 사는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방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산불로 집을 잃은 수많은 사람 중엔 브라이스 바라오이단(26)의 가족들도 있다.
바라오이단은 다시 돌아오면 집이 그 자리에 계속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물건도 별로 챙겨가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결국 불길이 집을 삼켰다고 말했다.
바라오이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집이 전소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전체 거리뿐만 아니라 그냥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바라오이단은 “그중에서도 키우던 카멜레온 5마리를 두고 왔다는 사실이 가장 슬펐다”면서 “내가 정말 아끼는 녀석들이었다. 같이 데리고 나오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주민 수잔 켐퍼는 BBC에 라하이나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자신의 형제 스티브 켐퍼가 이번 산불로 프론트 스트리트에서 운영하던 갤러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마을로 드나드는 길이 하나였기에 스티브가 그곳을 차를 몰고 그곳을 탈출해 아들이 사는 마우이섬 하이쿠 지역까지 오는 데까진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정말 아슬아슬했다”는 수잔은 “스티브가 조카의 집에 도착했을 땐 완전히 지쳐있던 상태였다. 정말 엉망진창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우이 등 하와이의 여러 섬에서 산 경험이 있는 수잔은 라하이나 시내엔 과거 이곳이 주요 포경 기지였을 때 지어진 오래된 나무 건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건물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탓에 불길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치 횃불처럼 불길이 타올랐다”는 수잔은 “마치 땅 위에 성냥개비가 있는 듯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수잔 등 다른 지역에 사는 하와이 주민들은 산불 피해 지역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연락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수천 명에게 전력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한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신혼여행 차 라하이나 지역의 한 호텔에 묵고 있던 부모님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적십자사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지난 24시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한편 당과 당의 가족은 대피소에서 대피소로 거듭 이동한 뒤 마침내 가까스로 마우이 공항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캔자스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마우이섬을 떠난 관광객은 약 1만4000명이며, 10일엔 1만4500명이 추가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바라오이단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바라오이단과 부모님은 마우이 반대편에 사는 친지의 집에 머물고 있다. 이들이 집에서 챙겨온 건 중요한 서류 몇 장, 옷 가방 하나, 강아지 2마리뿐이다.
바라오이단은 “우리 모두 충격에 빠진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아버지는 집에 있는 물건들은 다시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면서, 우리는 서로가 있기에 행운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마무리했다.
하와이 산불: 지도와 사진으로 본 마우이의 피해규모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빠르게 번져 최소 50명 이상 사망하고 수천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유명 관광지 라하이나 지역으로, 해변가 마을과 호텔 대부분이 전소됐다.
소방관이 아직 화재를 진압 중이며, 소방 헬기도 진화를 돕고 있다. 하와이에서 두 번째로 큰 마우이섬 서부 해변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제는 거의 봉쇄되다시피 했다.
이번 주 초 하와이 남쪽을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가 최대 시속 100km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다.
허리케인 도라가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바람은 이제 약해지고 있다.
엄청난 강풍 탓에, 헬기도 최근에야 마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참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화마는 오래전부터 마을을 지키던 법원을 비롯해 항구 앞 건물 대부분을 삼켜버렸다.
헬리콥터 조종사 리처드 올스텐은 AP 통신에 "끔찍하다. 52년 동안 이 지역에서 비행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다들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화염과 연기를 피해 항만으로 뛰어든 14명이 구조됐고, 수십 명은 연기 흡입 등 관련 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현재 대규모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일부 실종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라하이나는 마우이섬 서쪽 끝에 위치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 중심지의 기록은 17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 국립사적지(NRHP)에 등재돼 있다.
약 1만2000명이 거주하던 그림 같은 리조트에서 최소 270채의 건물이 전소됐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이번 화재에 대해 슬픔을 표하며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와이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정말 괴롭습니다. 하와이는 많은 사람에게 매우 특별한 장소입니다."
"미셸과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들, 삶이 무너진 분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재는 여러 자연 유산도 파괴했다. 하와이에서,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라하이나 지역의 반얀트리(벵골보리수 나무) 상황도 우려된다.
1873년 하와이 왕 카메하메하의 첫 번째 궁전이 있던 자리에 심어진 18m 높이의 무화과나무도 지난 9일(현지시간) 불타버렸다.
마을 웹사이트에 따르면 뿌리가 건강할 경우 다시 자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는 나무가 "불에 탄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라하이나와 마우이섬 나머지 지역이 입은 전체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실비아 루크 하와이 주지사 대행은 전체 상황을 확인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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