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대통령, 군사 쿠데타로 물러나

 

Ismaël Wagué speaks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Bamako

군사 쿠데타로 구금됐던 말리의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대통령이 18일 늦은 오후(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다.

케이타 대통령은 국영방송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히고 정부와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유혈사태를 감당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말리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시달리고 부패가 심해지면서 크게 불안정해졌다.

분노한 국민

말리 내 분열은 케이타 대통령이 2018년 재선에 성공한 이래 계속 심화했다.

국민은 심해지는 부패, 악화하는 경제 상황, 그리고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에 분노했다.

특히 지난 몇 달간 반대파 지도자 마무드 디코를 중심으로 연합정부 구성을 요구하는 큰 시위가 여러 차례 있었다.

18일 카티 군 기지 인근에서 총성이 울리자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대통령 구금

케이타 정권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결국 쿠테타를 통한 반헌법적 정권교체를 택했다.

카티 군 기지 부사령관 맬릭 디아우 대령과 다른 사령관급 인사인 사디오 카마라 장군이 이끄는 세력은 18일 오전 대통령 사저를 포위하고 공중에 총을 쏘며 위협했다.

그리고 케이타 대통령, 의회 의장인 그의 아들, 부부 시세 총리, 군 관리 등을 수도 바마코 외곽 카티 군 기지에 구금했다.

카티 군 기지는 2012년에도 쿠데타의 거점으로 사용된 기지다. 당시 군 세력은 지하디스트와 말리 북부를 장악한 투아레그족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하는 정부에 분노하며 쿠테타를 일으킨 바 있다.

케이타 대통령은 쿠데타 이후 2013년 투표로 취임했다.

이번 쿠데타에 참여한 군 세력의 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금 소식이 밝혀지자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군 기지를 둘러싸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임

케이타 대통령은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케이타 대통령은 구금 소식이 전해지고 몇 시간 뒤인 늦은 오후 국영방송 ORTM을 통해 현 시간부로 즉각 사임한다며 정부·의회의 해산을 발표했다.

케이타 대통령은 이어 "만약 군 내 특정 세력이 사태를 종식하고자 개입해 사임을 요구했다면 내게 선택지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국제기구들은 쿠데타를 규탄했다.

유엔과 아프리카연합은 케이타 대통령의 구금 소식이 알려지자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 6월부터 말리의 정국 혼란을 가라앉히고자 중재자 역할을 해온 아프리카 15개국 협의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과거 말리를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도 쿠데타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프랑스 장-이브 르 드리앙 유럽외무부 장관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에 막사로 돌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말리는 프랑스의 전 식민지이자 프랑스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상대하는 거점으로, 프랑스의 외교 안보 전략에 있어 중요한 근거지이기도 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말리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