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奉公守法(봉공수법) 본문
뜻풀이: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해 법을 지킨다
조(趙)나라에는 염파, 인상여, 조사 등 세 명의 충신이 있었다. 그중 조사(趙奢)는 지혜가 뛰어나고 용병술에 능하였는데 강국이었던 진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천하에 명성을 떨쳤다.
조사가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는 농지에 대한 조세를 담당하던 평범한 말단 관리에 불과했다. 그가 세금을 징수할 때에는 신분과 벼슬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법령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했다.
한번은 조사가 징세를 위해 상나라의 평원군 조승의 집에 갔으나 하인들이 평원군의 세력을 믿고 거만한 태도를 보이며 납세를 거부하였다.
"만약 세금을 기한 내에 바치지 않는다면 나라의 조세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될 것이다." 조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인 몇 명이 달려들더니 그에게 매를 안기고 그를 문밖으로 쫓아냈다.
억울하게 매만 맞고 돌아온 조사는 그 일로 평원군의 가신들을 붙잡아 치죄하여 사형에 처했다. 이에 평원군 조승이 노하였다. "감히 본관을 건드리다니?" 한낱 말단관리한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평원군은 조사를 파직시키는 것은 물론 죄에 따라 참수한다고 선포했다.
사람들은 조사에게 평원군이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주며 하루속히 조나라를 떠날 것을 그에게 권유했다. 그러나 조사는 이를 거절했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소. 법에 따라 집행했을 뿐인데 어찌 도망칠 이유가 된단 말이오. 지금 바로 평원군을 찾아가 말씀드려야겠소."
조사는 그 길로 평원군 조승을 만나러 갔다.
"상국(相国)께서는 조나라의 귀공자로서 문무백관을 통솔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계십니다. 그런 상국께서 징세문제를 일으킨 하인들에게 물어야 할 죄를 도리어 소신한테 물으신다면 이는 나라의 법령을 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조정의 관리 모두가 상국처럼 나라의 법을 무시한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백성들은 불만이 커지고 나라가 쇠약해질 것이며 그때가 되면 다른 제후들의 공격에 우리 조나라는 그저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귀공자의 신분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상국의 명성을 어찌 논한단 말씀이십니까."
평원군은 나라의 이익을 거론하는 조사가 몹시 현명하다고 판단되었지만 상국으로서 체면이 있는지라 몇 마디의 변명을 더 늘어놓았다.
"사실 본관은 하인 몇 명을 죽였다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닐세. 그건 단지 홧김에 한 얘기일뿐.... 헌데 만약 자네가 사전에 미리 본관에게 동의만 구했어도 오늘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껄세 흠…"
그러자 조사가 말했다.
"상국, 누구에게나 맡은바 관직에는 관할 범위가 있지요. 이번 일은 제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일이니 마땅히 상국께 지시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네는 그 조급함이 문제야. 사람이 어찌 그리도 융통성이 없단 말인가."
평원군의 나무리는 말에도 조사는 꿋꿋하게 소신을 밝혔다.
"높으신 상국을 제가 어찌 가벼이 대하겠습니까. 다만 상국은 존귀한 신분이니 솔선수범하여 봉공(奉公)하고 나라의 법령과 제도를 지키신다면 상하가 질서있고 조정 안팎이 태평하여 나라는 더욱 부강해지고 조씨 가문도 더욱 굳건하리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부디 소신의 뜻을 헤아려주십시오."
그 일로 조사의 공정함에 탄복한 평원군은 조사를 조왕에게 천거하였고 조왕은 조사에게 나라의 세금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겼다.
사자성어 "봉공수법"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으며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해 법을 지킨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奉公守法(봉공수법)" 나라를 위해 힘을 다해 법을 지킨다
*글자풀이: 받들 奉, 공변될 公, 지킬 守, 법 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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