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침상서 2차 공판 받아

 

Hosni Mubarak, who is 83 and reported to be in a poor state of health, was again wheeled into a cage in court on a hospital bed.

올해 초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공공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이 수도 카이로에서 2차 공판을 받았다.

   지난 2월 퇴진한 무바라크는 15일 오전 10시20분께(현지시간) 카이로 인근 군병원에서 헬기를 타고 뉴카이로의 경찰학교에 도착한 뒤 이곳에 마련된 특별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일 열린 1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무바라크는 이동식 병원 침대에 누운 채 법정에 나왔다.

   이집트 국영TV에 잡힌 무바라크는 푸른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의식은 또렷해 보였지만 얼굴은 다소 창백하고 긴장한 모습이었다.

   공판이 진행된 약 3시간 내내 심각한 표정을 한 무바라크는 함께 법정에 출두한 흰색 복장의 두 아들 가말, 알라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으며, 두 손을 가슴에 올린 채 재판정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철창 안에 나란히 갇힌 두 아들은 무바라크가 TV 카메라에 잡히지 않도록 침대 바로 옆에 서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Mr Mubarak's son Alaa, who is also on trial, tried to stop state television taking pictures of his father.

   무바라크는 이집트 시민 혁명 기간 공권력을 동원, 시위대를 공격해 수백명의 시민을 숨지게 한 것과 관련, 살인교사와 권력 남용에 의한 부정축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은 부정축재 혐의만 있다.

   이집트 구체제는 지난 1월25일부터 무바라크가 퇴진한 지난 2월11일까지 18일간 이어진 시민혁명 기간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무자비하게 진압해 850여명의 사망자와 6천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날 공판에서 무바라크 변호인 파리드 알-디브는 법원에 군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증인 등 1천600명을 불러줄 것과 수천 쪽의 증거 자료를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시민 혁명 기간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알-디브가 요구한 증인 목록에서 일부를 추려낼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카이로 형사법원장 아흐메드 레파아트는 이날 공판을 마친 뒤 내달 5일 열릴 3차 공판에서는 무바라크와 그의 두 아들, 하비브 알-아들리 전 내무장관이 함께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파아트는 또 3차 공판 때는 TV 생중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바라크에 대한 재판 기간은 1년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그는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바라크는 1차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무죄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무바라크가 출석한 이날 재판정에는 시민혁명 희생자의 가족과 변호인단, 외신 기자 등 600여명이 법정을 가득 메운 채 상황을 지켜봤으며, 무바라크가 법정에 나오는 순간 일부 방청객이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공판 시작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The judge struggled to retain order inside court, with dozens of lawyers jostling to be heard.

   재판이 열린 경찰학교 주변에선 군경 약 5천명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나 수백명의 무바라크 지지자와 반대파 시위대 사이에서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바라크는 권좌에서 물러난 뒤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 칩거했지만, 이집트 법원의 명령으로 첫 재판을 받은 지난 3일부터 카이로 인근 군 병원에 머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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