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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본다]④ 엘베그도르지 대통령 단독회견 본문
‘몽매한 야만인’이라는 의미의 ‘몽고’는 이제 옛말에 불과합니다. ‘용감한’이란 뜻의 ‘몽골’은 이제 긴 잠에서 깨어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자신들의 지도자를 뽑고 서구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등 개혁,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공산 체제를 버리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돌아선 몽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보는 ‘몽골을 본다,’ 오늘 이 시간에는 자유아시아방송이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한 단독 회견을 보내드립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형식상 혹은 절차상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흔히 민주주의 체제의 공고화나 실질적인 민주화라는 과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민주화’ 자체가 곧바로 민주주의를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몽골 역시 헌법을 비롯한 제도적 장치는 이미 갖춰졌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운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이번 달로 취임 5개월을 맞은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입니다.
1990년에 시작된 몽골 민주화 운동을 통해 75년 역사의 공산당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6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단독회견에서 몽골이 과거의 나라가 아닌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몽골 국민은 오랫동안 자유를 열망해왔습니다. 그 결과 20여 년 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위대한 선택을 했습니다. 자유란 저절로 성장하는 게 아닙니다. 자유란 어린 아기와 같습니다. 부모는 매일 아침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관심을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은 정부의 운용 체계와 정부 관리의 업무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위대한 역사를 가진 몽골은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두 차례 총리를 지낸 46세의 젊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유세기간에 일찌감치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의중을 파악했다고 말합니다. “바꾸자”라는 강력한 선거구호를 내세우면서 유권자 160만 명의 절반이 모여 사는 울란바토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겁니다. 지난 5월 24일 열린 대통령 선거 결과, 엘베그도르지 당시 민주당 후보는 51.24%의 표를 얻어 승리를 거머쥡니다.
사실 역대 몽골 대통령은 모두 집권당인 몽골 인민혁명당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당연히 몽골 인민혁명당의 남바린 엥흐바야르 당시 대통령이 재선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정시비가 있었음에도 몽골 인민혁명당이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올해 초만 해도 엘베그도르지 후보의 승리를 내다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몽골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특히 관료 조직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사법개혁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견 당일 앞으로 9년 동안 해마다 미화 40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될 오유 톨고이 광산과 관련한 개발 협상이 완료됐는데요, 세계 최대의 구리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경사가 났는데도,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걱정은 태산입니다.
엘베그도르지: 몽골은 오유 톨고이 광산개발로 어느 정도 이익을 갖게 되겠죠. 하지만, 부패한 관료조직이 있으면 이런 자원 개발은 오히려 국가에 저주가 됩니다. 많은 돈이 이 부패한 집단의 손아귀에 들어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거든요.
실제로 부패를 감시하는 국제적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8년 각국의 부패지수에서 몽골은 3.0점으로 102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패가 거의 통제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부패지수는 그 나라가 얼마나 부패를 인식하느냐를 수치화한 것으로 순위가 높을수록 청렴한 나라임을 의미하는데요, 2005년 10월에 수행한 조사에서는 정부 관료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반부패법이 발효됐지만, 관리들의 부패 추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이런 제도의 틀 속에 위치한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기관은 사법기관과 반부패청입니다. 이들이 공직사회의 부패 척결을 보다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지방법원 등의 대대적인 개혁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구상하는 변화와 개혁의 핵심적 내용이라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법관들의 임기가 종신제이고, 최고법원 법관이 재판업무와 행정업무를 겸하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권력남용 가능성 등은 당장 뜯어고쳐야 할 사안이라고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말합니다. 필요하면 관련법도 개정할 계획입니다.
엘베그도르지: 현재 몽골 사법기관이 당면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몽골판 사법 개혁에 착수할 예정인데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2011년에는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국민이 사법체계의 커다란 변화(sea-change)를 보게 되면, 제가 해야 할 일을 완수한 거겠죠.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개혁 일정이 그다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합니다.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몽골 인민혁명당의 견제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정국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총리에 취임한 후, 대대적인 부패척결과 개혁 정책을 추진해 국민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지만, 2006년 초 인민혁명당의 반대로 총리 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과연 주어진 4년 임기 동안, 부패와 전쟁에서 이겨달라는 유권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형식상 혹은 절차상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흔히 민주주의 체제의 공고화나 실질적인 민주화라는 과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민주화’ 자체가 곧바로 민주주의를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몽골 역시 헌법을 비롯한 제도적 장치는 이미 갖춰졌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운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이번 달로 취임 5개월을 맞은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입니다.
1990년에 시작된 몽골 민주화 운동을 통해 75년 역사의 공산당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6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단독회견에서 몽골이 과거의 나라가 아닌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몽골 국민은 오랫동안 자유를 열망해왔습니다. 그 결과 20여 년 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위대한 선택을 했습니다. 자유란 저절로 성장하는 게 아닙니다. 자유란 어린 아기와 같습니다. 부모는 매일 아침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관심을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은 정부의 운용 체계와 정부 관리의 업무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위대한 역사를 가진 몽골은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두 차례 총리를 지낸 46세의 젊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유세기간에 일찌감치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의중을 파악했다고 말합니다. “바꾸자”라는 강력한 선거구호를 내세우면서 유권자 160만 명의 절반이 모여 사는 울란바토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겁니다. 지난 5월 24일 열린 대통령 선거 결과, 엘베그도르지 당시 민주당 후보는 51.24%의 표를 얻어 승리를 거머쥡니다.
사실 역대 몽골 대통령은 모두 집권당인 몽골 인민혁명당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당연히 몽골 인민혁명당의 남바린 엥흐바야르 당시 대통령이 재선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정시비가 있었음에도 몽골 인민혁명당이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올해 초만 해도 엘베그도르지 후보의 승리를 내다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몽골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일이 발생한 겁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특히 관료 조직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사법개혁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견 당일 앞으로 9년 동안 해마다 미화 40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될 오유 톨고이 광산과 관련한 개발 협상이 완료됐는데요, 세계 최대의 구리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경사가 났는데도,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걱정은 태산입니다.
엘베그도르지: 몽골은 오유 톨고이 광산개발로 어느 정도 이익을 갖게 되겠죠. 하지만, 부패한 관료조직이 있으면 이런 자원 개발은 오히려 국가에 저주가 됩니다. 많은 돈이 이 부패한 집단의 손아귀에 들어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지거든요.
실제로 부패를 감시하는 국제적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8년 각국의 부패지수에서 몽골은 3.0점으로 102위를 차지할 정도로 부패가 거의 통제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부패지수는 그 나라가 얼마나 부패를 인식하느냐를 수치화한 것으로 순위가 높을수록 청렴한 나라임을 의미하는데요, 2005년 10월에 수행한 조사에서는 정부 관료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반부패법이 발효됐지만, 관리들의 부패 추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이런 제도의 틀 속에 위치한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기관은 사법기관과 반부패청입니다. 이들이 공직사회의 부패 척결을 보다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지방법원 등의 대대적인 개혁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구상하는 변화와 개혁의 핵심적 내용이라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법관들의 임기가 종신제이고, 최고법원 법관이 재판업무와 행정업무를 겸하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권력남용 가능성 등은 당장 뜯어고쳐야 할 사안이라고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말합니다. 필요하면 관련법도 개정할 계획입니다.
엘베그도르지: 현재 몽골 사법기관이 당면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몽골판 사법 개혁에 착수할 예정인데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2011년에는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국민이 사법체계의 커다란 변화(sea-change)를 보게 되면, 제가 해야 할 일을 완수한 거겠죠.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의 개혁 일정이 그다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합니다.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몽골 인민혁명당의 견제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정국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총리에 취임한 후, 대대적인 부패척결과 개혁 정책을 추진해 국민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지만, 2006년 초 인민혁명당의 반대로 총리 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과연 주어진 4년 임기 동안, 부패와 전쟁에서 이겨달라는 유권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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