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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힐 차관보에게 `가지않은 길'牌 선물 본문

-平和大忍, 信望愛./북핵 6개국 정상회담:핵보유 불인정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힐 차관보에게 `가지않은 길'牌 선물

CIA bear 허관(許灌) 2009. 2. 16. 09:41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6자회담을 떠나는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게 준 패(牌)에 적힌 싯구다.

   이는 미국의 유명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않은 길'의 맨 마지막 구절로, "아무도 가지못했던 북핵문제의 진전을 위해 노력한 힐 차관보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마련한 선물"이라고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전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김 숙 본부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주 아름다운 패"라며 "정말 고맙다"고 뜻밖의 선물에 기뻐했다.

   두 사람의 이날 회동은 닷새 앞으로 다가온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대한 사전 조율과 함께 `석별의 정'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 당국자는 "힐 차관보가 다음 자리로 주이라크 미국대사로 나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장도를 빌고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주이라크대사관은 미국의 해외공관중에서 가장 규모가 커 힐 차관보로서는 `영전'한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해석이어서인지 힐 차관보의 얼굴에서도 `떠나는 아쉬움'보다는 `다가올 도전'에 대한 기대가 느껴질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

   힐 차관보는 "지난 4년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고 말했었다.

   2005년 3월 주한 미 대사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로 발탁된 힐 차관보는 끈질기고도 유연한 협상태도로 북핵협상을 진전시켜왔다.

   2005년 9월 한반도비핵화의 설계도로 평가되는 `9.19공동성명'을 이끌어냈고 2007년에는 북핵문제의 발목을 잡아오던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를 해결하기도 했다.

   비핵화 1, 2단계를 규정한 2.13합의, 10.3합의 등은 `일부에서 불완전한 합의'라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북핵문제를 아무도 가보지 못한 `불능화'의 단계로 이끈 것이라는 점에서 그 공로는 무시할 수 없다.

   힐 차관보는 미국내 강경파와 일본 등으로부터 `김정힐'(김정일과 힐의 합성어)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정도로 한편에서는 `너무 북한의 입장을 생각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특히 지난 10월 1∼3일 평양협의에서 시료채취를 포함한 과학적 검증방법에 합의했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지만 작년 12월 회담에서 검증의정서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북한의 의도를 잘못 읽었다'는 비판도 나왔었다.

   한편 관심을 끌고 있는 미국의 후임 6자회담 수석대표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발표를 지켜봐야겠지만 대북특사로 거론되는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6자회담 수석대표까지 같이 맡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