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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수당 빼돌리고 국고보조금은 맘대로 쓰고 본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67702.html
김연기 기자 | |
생활비 · 후원금 · 수익사업 수입 빼돌려 “아직도 80년대인줄…사육 가축과 같아”
■ 장애수당 빼돌리고=지난달 2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양천구청 앞. 뇌성마비 1급 장애인 한규선(48)씨가 동료 장애인 6명과 함께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의 비리와 인권 침해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석암재단은 베데스다요양원과 석암재활원, 재암마을 등 장애인 및 노인 복지시설6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씨는 베데스다요양원에서 20년째 생활하고 있다. 한씨와 함께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용자들이 증언한 실태는 참혹하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출을 금지하고, 그래도 반항하면 독방에 가뒀다. 한씨는 “일부 시설 생활인들은 20년 넘게 이곳에 갇혀 살면서 아직도 바깥 세상이 1980년대의 무시무시한 세상인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요즘 같은 한겨울에도 저녁 시간을 제외하고는 난방이 안 돼 추위에 떨며 지내야 한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 양천구청이 지급하는 5만원짜리 상품권은 생활인의 동의 없이 재단이 가져갔다. 생활비 지원과 별도로 장애인들에게 한달 10만원씩 지급되는 장애수당도 빼돌려졌다. 재단은 그동안 “입소한 생활인들이 장애인이거나 노약자여서 스스로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통장을 거둬 일괄 관리해 왔다. 감독기관인 서울시와 양천구청은 재단이 모두 1억700만원의 장애수당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김정하 장애인시설인권연대 활동가는 “그동안 복지시설 일각에서 장애수당이 본래 목적에 맞게 쓰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지만, 구체적으로 재단의 착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석암재단 생활인들은 그동안 장애수당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복만 베데스다요양원장은 “지적장애의 특성상 돈 관리가 안 돼 재단이 대신 관리를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는 생활인들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청은 장애수당 등을 빼돌린 혐의로 재단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한씨는 “석암재단 사례를 살펴보면, 복지시설 생활인들이 처한 인권 현실을 가늠해볼 수 있다”며 “우리가 철의 장막에 갇혀 집단 사육당하고 있는 가축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 국고보조금 맘대로 쓰고=사회복지법인 선한목자재단의 사례는 복지시설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이 어떻게 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재단은 2006년 7월 경기 가평군에 중증장애인 시설인 가평 루디아의 집을 신축하면서 주방시설 등을 구입한다며 기능보강사업비 1억원을 신청했고, 관할구청인 서울 송파구청은 신청한 액수 그대로 지원했다. 그러나 재단은 이미 구입한 주방장비 등의 세금계산서를 첨부해 구청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지원금을 빼돌렸다. 또 같은 해 국제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후원받은 8천만원 가량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국고보조금으로 이미 산 점자장비를 다시 산 것처럼 속인 뒤 가평 루디아의 집 건축비로 쓴 것이다. 재단 산하인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동원해 수익 사업을 하면서, 정작 발생한 수입은 재단으로 빼돌리기도 했다. 송파구청은 “복지관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약손지압 사업에서 발생한 수입 2천만원 가량을 재단이 가로챘다”고 밝혔다. 약손지압 사업에 참여한 한 시각장애인은 “몸이 불편한 것도 비참하지만, 우리 몸이 재단에 이용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몸서리쳐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천석 재단 상임이사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리 사실은 감독기관인 서울시와 송파구의 정기감사 때 한차례도 적발되지 않다가, 복지시설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국가청렴위원회에 진정을 하고 청렴위가 직접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뒤늦게 다시 감사에 나서 대부분의 혐의를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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