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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마약조직 두목 프랭크 검거(국가정보원) 본문

Guide Ear&Bird's Eye/국제범죄(밀수.인신매매. 마약등)

국제마약조직 두목 프랭크 검거(국가정보원)

CIA Bear 허관(許灌) 2007. 10. 28. 08:02

한국 여성들에게 접근해 해외로 마약운반을 시켜 온 국제마약 조직의 두목이 중국에서 붙잡혔다. 이 두목의 이름은 오비오하 프랭크 치네두(41). 나이지리아인이다. 그는 지금 중국 선양(瀋陽)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지난 2월 국가정보원의 제보를 받은 중국 공안 특수수사대에 체포됐다고 MBC가 8일 보도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는 지난 2000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며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이들을 이용해 일본, 페루, 스페인 등 세계 각국으로 마약을 운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어·독어는 물론 한국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는 프랭크는 자신이 의류사업을 하는 인물이며, 마약이 든 가방은 의류샘플이라고 속인 뒤 한국여성들을 마약운반책으로 이용했다. 그 대가로 여행경비와 1회당 200만원가량의 용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하다 해외에서 체포된 한국인만 20여명에 달하며, 이들은 대부분 3~4년가량 옥살이를 해야 했다.

그동안 프랭크를 추적해온 국가정보원은 소재와 혐의 내용을 파악해 중국 당국에 알려줬고, 중국 공안 측은 이례적으로 60여명의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프랭크를 체포한 뒤 선양 구치소에 수감시켰다.

프랭크는 국정원의 추적을 피해 한국을 떠난 뒤 줄곧 중국 선양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MBC는 보도했다. 국정원은 프랭크가 같은 나이지리아인 동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제2, 제3의 프랭크를 양성해 더 많은 한국인들을 속여 마약을 운반하겠다는 계획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마약조직 두목 프랭크.
[다큐멘터리] 국정원의 8년에 걸친 국제마약犯 추적記  
 
여대생 등 한국인 21명 감옥 보낸 국제마약조직 두목 프랭크 중국서 검거  
   
● 나이지리아人 프랭크, 유럽·南美·중국을 주요 무대로 활동하며 마약 거래
● 한국인을 운반책으로 이용해 21명 중 13명은 복역 후 석방, 8명은 외국 감옥에서 복역 중 
  
金成東 月刊朝鮮 기자 (ksdhan@chosun.com
 
중국 공안의 체포 작전
 
 지난 2월14일 중국 선양(瀋陽) 외곽 주택지역의 5층짜리 아파트단지. 60여 명의 중국 공안 베이징(北京) 특수체포전담반이 이곳을 덮쳤다. 공안의 규모나 움직임으로 봐서는 대규모 폭력조직을 소탕하려는 것 같았다.
 
  중국 공안 베이징 특수체포전담반원들의 움직임은 신속했다. 커다란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했다. 잠시 후 흑인 한 명이 이들에게 체포돼 경찰차에 실렸다. 아주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신속했지만 동원된 공안의 규모에 비하면 상황은 너무 싱거워 보였다. 중국 공안의 흑인 체포는 한국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제보를 받아 이루어진 작전이다.
 
  국정원은 왜 이날 체포된 흑인에 관한 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했을까. 중국 공안은 왜 이 「싱거운 체포작전」에 60여 명에 달하는 특수체포전담반원들을 투입했을까.
 
  이날 체포된 흑인의 신상명세를 보자.
 
  「본명 오바오하 프랭크 치네두. 국적 나이지리아. 나이 41세」
 
  국제마약조직 두목인 프랭크는 인터폴을 비롯, 한국·일본·덴마크·독일 등 16개국에서 수배된 상태였다. 프랭크는 한국을 비롯 페루·브라질·네덜란드·덴마크·중국·태국·일본·남아공 등에서 코카인 40kg, 대마 282kg(2002년 11월부터 2003년 9월까지)을 밀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덴마크 감옥에서 탈옥
  
  범행 중 체포돼 덴마크 감옥에서 복역 중 2004년 5월21일 탈옥을 한 경력도 있다. 중국 공안이 대규모 특수 요원을 투입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랭크는 체포된 곳인 중국을 비롯, 유럽·南美(남미)를 主활동 무대로 삼았다. 국정원은 1999년부터 체포될 때까지 8년 동안 프랭크를 추적해 왔다. 프랭크가 여대생 등 한국인을 이용해 국제마약범죄를 저질러 왔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인을 마약운반책으로 이용했다.
 
  프랭크에게 속거나 꼬임에 넘어가 국제마약범죄에 가담했다가 외국 기관에 체포된 한국인은 2000년 8월부터 2007년 2월까지 21명이다. 여자 한국인 11명, 남자 한국인 10명이 자의든 타의든 이 일에 가담했는데, 15회에 걸쳐 코카인 92.772kg, 대마 40kg을 운반하다 검거됐다.
 
  일본에서 마약을 운반하던 한국인 4명이 검거됐고, 그밖에 아르헨티나에서 3명, 스페인에서 3명, 페루에서 3명, 브라질에서 2명, 영국에서 2명, 네덜란드에서 2명, 덴마크에서 1명, 프랑스에서 1명이 구속됐다.
 
  이 중 13명은 해외 감옥에서 복역 후 석방됐고, 8명은 지금까지 복역 중이다. 페루 감옥에 3명, 스페인 감옥에 3명, 아르헨티나 감옥에서 2명이 지금까지 복역 중이다.
 
  인터폴의 수배를 받던 프랭크는 2003년 10월2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검거됐다. 한국 검찰은 독일 정부에 범인 신병인도 요청을 했지만, 독일 정부는 이듬해 2월 프랭크의 신병을 덴마크로 넘겼다. 덴마크도 프랭크의 재판 관할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9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윤 某 씨가 페루에서 코카인 6.8kg을 소지하고 덴마크에 들어가려다가 덴마크 빌룬트 공항에서 검거되는 사건이 있었다. 프랭크의 체포 시기를 기점으로 그의 지시로 일어난 범죄사건 가운데 가장 최근의 사건이었다는 점이 독일 정부가 덴마크로 프랭크의 신병을 인도하게 한 主요인이다.
 
  프랭크는 덴마크 질랑트市에 있는 아루후스 구치소에 수감됐다. 덴마크에서의 재판은 한국인 마약운반책 윤 某씨와 함께 2004년 8월 중순에 받을 예정이었다. 덴마크에서 재판이 끝나고 나면 곧바로 한국으로 이송돼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재판 날짜를 기다리던 중인 그해 5월 하순 프랭크는 수감돼 있던 아루후스 구치소를 탈옥했다. 다른 죄수 2명과 함께였다. 독일에서 체포된 지 7개월 만이었다.
 
  당시 프랭크 등 탈출범들은 교도관 1명과 함께 작업장에 있었다고 한다. 작업장은 출입문이 철문으로 안전하게 봉쇄돼 있어 탈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은 교도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작업장에 있던 지게차를 이용해 철문을 부쉈다. 철문이 부서지자 작업장을 빠져나온 후 버팀 사다리를 이용해 구치소 담을 넘어 탈옥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루후스는 덴마크 제2의 도시로 수도 코펜하겐에서 세 시간 거리에 있다. 아루후스 구치소는 시내 중심지에 있다. 프랭크가 외부의 조직과 연계해 탈옥을 감행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검거되지 않은 마약운반 韓人 더 있을 것
 
  프랭크가 탈출한 후에도 국정원은 추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탈옥 후 프랭크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중국 선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찾아냈다. 탈옥한 지 반 년이 지난 2005년 초였다. 그는 그곳에서 여전히 국제마약조직의 두목으로서 마약 거래를 하고 있었다. 국정원은 그때부터 현지 에이전트를 프랭크에게 접근시켰다.
 
  프랭크의 일거수일투족이 파악됐지만 범죄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연계조직 등 국제마약범죄 조직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프랭크는 탈옥 후 왜 중국을 선택했을까. 중국에서 인구가 많은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니고 선양을 자신의 활동 근거지로 선택했을까.
 
  국정원 관계자는 『선양에는 조선족이 많아 자신의 범죄에 한국인을 끌어들이는 데 용이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랭크 탈옥 前, 그의 범죄에 가담했다가 해외에서 구속된 한국인은 11명이었다. 이때는 여성이 10명으로 남성 1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탈옥 후에 동원한 한국인은 모두 10명으로 이번에는 남자가 9명 여자가 1명이었다.
 
  국정원은 프랭크의 범죄에 동원됐다가 외국 기관에 검거된 한국인이 21명으로 밝혀졌지만, 실제 범죄에 동원된 한국인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마약운반 혐의로 외국 감옥에 갇혀 있는 한국인은 12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여러 명이 프랭크의 마약조직과 연계된 사실을 숨기고 있을 것으로 본다.
 
  국정원은 이때부터 프랭크가 체포된 지난 2월까지 2년여 동안 적어도 300~400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마약운반에 관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만 적발됐다는 것이다.
 
  프랭크는 한국인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인 다음 페루로 보냈다. 마약운반책이 된 한국인은 이곳에서 마약 가방을 받은 후 스페인에 있는 조직에 전달한 후 중국을 거쳐 귀국했다.
 
  프랭크는 마약 운반에 하필이면 왜 한국인을 선택했을까. 국정원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아직 한국은 「마약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공항 통과시 의심을 덜 받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공짜 해외여행 빌미로 접근
 
  프랭크는 1998년 4월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후 1999년 6월 서울 용산에 가공 무역회사를 설립했다. 국내에 입국한 후에는 이화女大, 건국大 등에서 한국어를 학습했다. 이미 全세계 11개국 마약조직의 두목이었던 그는 유창한 영어와 한국말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에게 접근했다. 그는 독일어에도 능했다고 한다. 그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미국인인데 결혼하자』, 『공짜 해외여행을 시켜 주겠다』는 등의 말로 유혹한 후 마약운반책으로 포섭했다. 남성들에게는 미국인 사업가 행세를 하면서 접근했다고 한다.
 
  국정원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마약조직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것은 1999년이다. 국정원은 1999년 2월 검찰과 공조해 코카인 230g을 판매하려던 나이지리아人 돈킹 일당 3명을 검거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은 국내 체류 중인 西南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 가운데, 특히 나이지리아人들이 서울 이태원을 무대로 코카인·대마초 등을 밀매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2000년 8월에는 일본 경찰청이 한국에서 일본 고베로 배송한 EMS(업무용 서류나 상품견본 등을 全세계에 2~4일 이내에 배달하는 국제우편서비스)에 은닉된 대마초 15kg을 적발하고 한국 수사기관과 수사 공조를 했다.
 
  이 사건 수사를 통해 西南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이 아프리카産 대마초 등 마약류를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국제 마약범죄에 개입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했다.
 
  2000년 10월 한 우체국 직원이 신고를 했다. 그의 신고로 대마 3.3kg을 일본으로 우송하려던 잠비아人 1명과 모잠비크人 1명을 검거했다. 이후로 한국 체류 아프리카人들이 개입된 마약조직 사건이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프랭크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프랭크는 아마 그 당시 이태원 밤거리를 활기차게 누비면서 예의 그 순하고 착해 보이는 얼굴로 미국인 사업가 행세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프랭크가 두목임을 확인
  
  西南아프리카人들이 개입된 마약조직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 사건들이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통제가 있는 것 같은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아프리카人들이 개입돼 있는 마약사건의 정점에 나이지리아人인 프랭크가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정황상 마약사건의 배후는 분명 프랭크였다.
 
  그러나 그를 체포할 만한 증거는 없었다. 증인 확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옷을 말쑥하게 잘 차려입고 흰색 차를 몰고 다니며 서울 거리를 활보하는 잘나가는 자칭 「미국인 사업가」였다.
 
  국정원은 범죄증거를 잡기 위해 1999년에 프랭크가 차린 가공무역회사인 「페친코 코리아」를 주시했다. 2002년 1월부터는 협조자를 통해 프랭크의 최근 사진 및 페친코 코리아 관련 정보사항을 입수해 연계 혐의자들을 지속적으로 추적했다.
 
  2002년 1월 프랭크가 치밀하게 숨겨왔던 국제마약범죄의 마각이 그 꼬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페친코 코리아의 여직원 朴 某양(당시 27세)과 朴양의 친구 沈 某양을 마약운반에 동원했다.
 
  프랭크는 이들에게 의류 샘플 운반을 부탁하면서 항공권과 수고비 150만원을 건넸다. 두 친구는 그해 4월 함께 페루로 출발했다. 그런데 페루 도착 후 신변의 불안을 느낀 沈양은 駐페루 한국대사관에 가서 귀국지원을 요청했다. 朴양은 그곳에 두고 혼자였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국정원 관계자는 프랭크가 범죄에 관련됐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페루에 남아 있던 朴양은 애초 프랭크에게 부탁받은 대로 의류 샘플로 위장한 코카인 4kg을 페루 리마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배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검거됐다. 朴양은 그곳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밖으로 드러난 프랭크의 범죄 가운데 첫 희생자가 된 것이다.
 
  朴양이 구속된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크는 신분이 탄로날 것에 대비해 위조여건을 만들었다. 자신의 姓(성) 「Chinedu」에서 「e」를 삭제해 위조여권을 만든 그는 월드컵이 한창이던 그해 6월 말 해외로 도피했다.
 
  프랭크의 뒤를 추적한 국정원은 그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은 네덜란드 현지에서 마약사범으로 수감 중인 朴양이 한국 知人(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 그 편지를 통해 프랭크가 마약운반을 사주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증거는 잡았지만 프랭크는 이미 한국을 떠난 상태였다.
 
  네덜란드에서 朴양이 검거된 이후 영국·브라질 등지에서 동일 수법으로 마약 운반을 하던 한국 여성들이 검거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영어배울 욕심, 공짜여행에 「마약 운반책」 돼
  
  프랭크는 위조여권을 만들어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프랭크가 한국을 떠나기 하루 전날인 2002년 6월29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는 한국인 여성 4명이 검거 됐다. 李某양(당시 22세·대학생), 전 某양(당시 22세·술집 종업원), 강 某양(당시 22세), 손 某양(당시 21세)이 그들이다.
 
  이들은 2002년 6월27일 한국에서 태국 방콕으로 건너가 흑인 남자로부터 가방 4개를 수령한 후, 같은 달 29일 서울을 경유해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갔다가 구속됐다. 방콕에서 흑인 남자로부터 건네받은 가방 4개에는 대마초 40kg이 들어 있었다.
 
  2002년 11월11일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검거되는 일이 발생했다. 역시 마약운반혐의였다. 문 某양(당시 26세)과 추 某양(당시 27세)이 페루 리마에서 브라질 상파울루로 코카인 12.29kg을 전달하려다 체포된 것이다. 문양은 『프랭크를 이태원 나이트클럽에서 만났다』고 한다.
 
  같은 달 24일에는 南美 카리브海 부근 가이아나에서 영국 맨체스터로 코카인 10kg을 운반하려던 한국인 방 某양(당시 24세), 태 某양(당시 24세)이 맨체스터 공항에서 검거됐다. 해외 체류 중이던 프랭크는 서울에서 알고 지낸 방 某양에게 국제전화를 해 영국 런던으로 놀러올 것을 제의했고, 방 某양은 친구 태 某양에게 함께 놀러갈 것을 제의했다. 프랭크는 그해 11월16일 두 사람을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직접 맞이했다.
 
  이후 가이아나에서 맨체스터로 코카인을 운반하다가 잡힌 것이다. 태 某양은 친구를 따라 해외여행에 나섰다가 『가방 하나만 전달해 주면 해외여행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이역만리 타국의 감옥에 갇히게 됐다.
 
  이후에도 한국인들의 피해는 계속됐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프랭크에게 영어를 배울 목적으로 만났다가 공짜 해외여행을 시켜 준다는 유혹에 넘어가 마약 운반을 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프랭크는 유럽에 체류하면서도 이태원 유흥업소 종업원 등 한국 체류 당시 내연 관계를 맺었던 여성들과 연락을 유지하면서 마약 운반이 필요할 경우 이들을 통해 한국인들을 동원하는 수법을 썼다.
 
  국정원은 프랭크의 국제마약범죄에 동원됐던 한국인들에게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증거를 함께 수집했다. 사법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증거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터폴에 수배 요청
 
  이 증거들을 토대로 프랭크와 연계된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지속해 2002년 12월에는 한국에서 마약운반用 가방과 항공권 등을 한국인 여성들에게 전해 준 프랭크의 한국內 연락책인 나이지리아人을 검거했다. 국정원은 서울중앙지검을 통해 인터폴에 공개수배를 의뢰했다. 프랑스 리옹에 있는 인터폴 본부 사무총국은 이 자료를 토대로 2003년 2월 全세계에 프랭크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
 
  프랭크가 덴마크 구치소에서 탈옥하기 직전인 2004년 4월에는 프랭크의 연락책으로 활동하면서 대마초 등 마약을 유통시켜오던 나이지리아人 일당을 검거했다.
 
  프랭크가 탈옥한 후 중국 선양에 거주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국정원은 선양 외곽에 있는 그의 거주지를 확인한 후 그의 동선을 면밀하게 추적했다. 프랭크는 낮 시간에는 주로 잠을 자고 유럽과 南美가 낮이 되는 밤 시간대에 활동했다. 그 시간부터 5개의 휴대전화로 하루 100통 가까운 국제전화를 했다. 당연히 그 전화의 대부분은 국제 마약범죄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국정원, 『우리 국민 피해 입히는 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
 
  프랭크의 동선을 파악한 국정원은 경찰청, 중국 공안에 프랭크 관련 정보를 주고 함께 검거에 나섰다. 지난 2월14일이 바로 그날인 것이다. 프랭크는 현재 선양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선양감옥에 수감돼 있다.
 
  프랭크의 검거로 국제마약조직의 검은 손길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미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제2, 제3의 프랭크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는 선양에 체류할 당시 자신의 집에서 나이지리아人 5명을 합숙시키며 한국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한국어 학습을 위해 이들은 한국 방송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수사당국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프랭크의 부하들을 인터폴에 수배해 놓은 상태지만 그래도 방심할 수 없다. 그것은 인터폴 수배 상태에서 탈옥까지 감행하며 끊임없이 국제마약범죄를 저지른 프랭크의 사례가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국제마약범죄조직 두목을 체포하기 위해 8년 동안이나 끈질기게 추적하는 국가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안보와 국익을 침해하는 국제범죄에 대한 정보수집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범죄에 대해서는 사법당국과 협조,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다.
 
  그는 『프랭크 같은 범죄자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공항에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짐 운반을 부탁할 경우 들어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부득이할 경우는 공항에 상주 중인 경찰·세관 등의 기관에 짐 검사를 의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8월호)

 

프랭크는 한국에서 가짜 무역회사를 차리고 미국인 사업가 행세를 했다.

 

서울은 국제범죄 베이스캠프? “다국적 행님들이 몰려온다”

영화에서나 보던 마피아 조직원들간의 총격전, 칼부림이 난무하는 야쿠자의 속칭 ‘나와바리(영역)’ 다툼이 한국에서도 일어 날 수 있다면? 거짓말 같지만 최근 국제범죄조직들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러시아 마피아, 일본 야쿠자, 중국 삼합회 등의 범죄조직들이 이제 근거지를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초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인근의 한 허름한 공장 근처에서는 한 한국인이 초조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공장은 국제범죄조직이 인쇄기와 컴퓨터 등의 장비를 갖추고 한국 원화와 미국 달러화를 위조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던 곳. 카메라를 연방 눌러대던 한국인은 다름 아닌 국가정보원 소속 요원으로, 여태 한번도 그 실체가 알려진 적이 없던 원화 위조 조직에 관한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먼 이국 땅에 출장을 나온 터였다.

마피아, 야쿠자, 삼합회 등 속속 국내 상륙
동남아 조직까지 침투 ‘조폭 춘추전국시대’


국정원이 이 첩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 2002년 8월. 방글라데시인으로 구성된 위폐 조직이 원화, 달러화, 유로화를 만든다는 단순 첩보였다. 이들 조직이 위폐를 동남아와 미국 LA에 유통시킨다는 추가 첩보는 국정원의 추적 뒤 ‘정보’로 격상됐다. 이 요원은 현장에서 위폐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장비와 드나드는 인물들까지 완벽하게 파악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수집된 범죄정보는 국정원의 ‘자료 파일’에 저장됐고, 국정원은 방글라데시 수사당국과 공조해 결국 일당을 검거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원화를 위조한 일당이 드러난 사상 초유의 사건은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요원의 존재가 알려질 것을 우려해 국정원이 보도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굵직굵직한 국제범죄는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05년에는 한국인 조모씨가 남미지역의 국제 마약조직과 결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정주부 등 10명을 마약운반책으로 고용해 수리남과 페루 등지에서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무려 100kg에 달하는 코카인을 팔아넘긴 초대형 마약밀매 사건이 터졌다. 이들은 한국 국정원 등 각국 첩보원들의 공조로 검거됐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 신문이나 TV등에 검찰이나 경찰 등이 검거했다고 발표되는 국제범죄 사건의 상당수도 알고 보면 국정원의 작품인 경우가 많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1월 중국동포 유모씨가 중국에서 국내 밀입국을 원하는 중국동포 여성들에게서 거액을 받고 위장결혼을 알선한 사건이 적발됐다. 당시 유씨는 송모 씨와 함께 정상적으로 입국비자를 받을 수 있는 중국인들을 모집해 1인당 1천만원씩을 받고 위장결혼을 알선했다. 당시 경찰은 위장결혼 알선책 송씨를 검거하는 한편 위장결혼자 21명을 적발했다고 발표, 언론에 크게 보도됐지만 국정원이 물밑 작업을 지휘했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국제범죄조직이 한국에서 범죄행위를 일삼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 국정원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출범 후부터 2005년 말까지 국제범죄와 관련해 4백7건의 사건이 발생해 무려 2천6백40명이 적발됐다. 이 중 마약범죄가 1백70건에 9백50명으로 가장 많고, 출입국 범죄가 1백21건에 1천1백6명, 금융범죄 44건에 2백67명, 위폐범죄 9건에 29명, 밀수 등 기타 범죄 63건에 2백88명 순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범죄조직들중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마피아나 야쿠자, 삼합회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엔 아프리카 조직까지 들어와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까지 한국에서 활동한 나이지리아 국적의 O. C. 프랭크는 전설적인 아프리카 범죄조직의 보스다. 아프리카 범죄조직의 원조격인 나이지리아 조직의 두목이 서울에서 암약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아프리카 조직도 서울 침투

마약운반에 한국여성 이용

아프리카 범죄조직은 나이지리아, 가나, 토고,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들은 마약밀매, 금융사기, 밀입국, 인신매매, 다이아몬드 밀수 등에 개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프랭크의 주종목은 마약 밀매로, 한국 진출 이전에는 유럽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유령회사까지 세운 뒤 한국을 국제범죄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했다. 그의 조직은 대량으로 마약을 다루는 마피아 조직과 달리 소량을 빈번하게 운반, 밀매함으로써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그는 서울에서 미국인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유창한 영어로 한국 여성들과 사귀면서 이들을 마약운반책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한국을 제3국 수출의 전진기지로도 활용한 아프리카 범죄조직은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값싸게 제조된 마약류를 여행객으로 위장한 조직원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했다.

러시아 마피아 수산물 거래 위조서류로 무역업체 울려

프랭크는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감지하고 유럽으로 도주했다가 독일 수사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사정당국은 수사 및 기소를 위해 신병인도를 요구하려 했으나, 그는 범죄를 저지른 덴마크로 먼저 인도됐다가 탈옥하는 바람에 현재는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이 때문에 그가 한국에서 얼마만큼의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소 생소한 아프리카 조직이 철저히 음지에서 움직이는 반면 중국의 삼합회,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피아 등은 국내 호텔과 기업체를 인수하는 등 합법을 가장해 아예 ‘대놓고’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마피아는 야쿠르트파와 페트락파, 마가파, 알렉세이파 등 10개 조직이 부산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적 특색에 맞게 수산물 분야에 특화하는 ‘현지화 전략’까지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내 선박회사나 수산회사 등과 연계해 명태 등 러시아산 수산물을 비밀리에 거래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러시아 마피아들은 영세 수산물 업체들의 열악한 사정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어 지역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정원 등에 따르면 러시아 사할린에 거점을 둔 마피아들은 한국이 북태평양 명태의 최대 소비국이라는 점과 중국이 러시아와 직접교역보다는 한국을 경유한 중개무역을 선호하고 있는 점을 악용, 자신이 채취한 수산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싶다는 명목으로 국내 영세 수산물 무역업체에 접근해 사기를 치기도 했다.

조직기반 대부분 부산에 마련 ‘국내 조직과 연계 가능성’
시내 한복판서 총격전 벌어지기도…공안당국 무방비상태


이들 러시아 마피아들은 정교하게 위조된 송장과 서류를 영세업체에 보여주면서 국제가보다 10∼20% 정도 싼 가격을 제시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현지 명태 선적 선박이 오호츠크 해역을 출발해 부산항에 도착하는데 10일 정도 걸린다며 업체를 속이고 무역 관행상 사전에 은행계좌로 송금토록 독촉해 입금된 자금을 갈취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 러시아 조직들은 국내 마약밀매 판매 거점을 두고 서로 세력다툼을 벌이며 살벌한 전쟁을 벌이는 대담무쌍함을 보이기도 한다. 2003년 4월 러시아 마피아 조직 야크루트파 두목 ‘나우모프’가 부산에 잠입했다가 반대파 조직인 ‘파드라코프’파에 피살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 야쿠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야쿠자는 야마구치구미와 스미요시카이 등 21개 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주된 범죄활동은 히로뽕 밀반입, 사행성 게임, 대부업, 부동산 투기, 유흥업소 운영 등 각종 국내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

야쿠자, 금융시장 침투

한국소재 호텔 인수하기도

지난 2004년 조직원이 2만 여명인 야마구치구미는 중간보스 등 7명을 한국에 보내 부산에 사행성 도박장을 만들었고, 국내 폭력배를 고용해 청부폭력까지 일삼다 적발됐다. 사카우메구미의 재일교포 출신 두목 김 모씨는 최근 서울 특급호텔에 머물면서, 의형제를 맺은 부산지역 거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두목 등과 접촉, 국내 부동산 거래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미요시카이는 재일동포 명의로 한국에서 호텔 하나를 인수, 합법투자를 가장해 한국을 돈세탁 기지로도 활용하고 있다. 야쿠자가 고액수표를 대거 위조해 국내에 유통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일본의 야쿠자 고액수표 위조조직 총책은 한국인들의 일본 위조수표 식별능력이 부족한 점에 착안, 거액의 일본 위조수표를 정교하게 위조한 다음 한국 유통책 김모씨을 통해 밀반입했다. 이들이 들여온 위조수표는 액면가 2천5백억엔 짜리 10매로, 우리 돈으로 치면 무려 18조7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국 역시 푸젠성 삼합회, 연지 강동화파 등 7개 조직이 이미 국내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합회는 전공인 히로뽕 밀매를 통해 국내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 전체 조직원이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합회는 국내 조직 및 중국동포와 연계해 마약 밀매, 중국인 밀입국 알선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최근 시가 ,600억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 시도를 한 중국 삼합회 조직이 적발된데 이어 중국 선양의 범죄조직과 연계해 다량의 히로뽕을 국내 밀반입해 수도권 일대에 공급한 이모씨가 잇달아 검거되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 삼합회는 중국산 히로뽕 뿐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공수한 마약을 국내에 유통시키는 추세라 마약 공급원을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 국제범죄조직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 한국 제2의 도시이자 최대항구인 부산이라는 점이다. 부산은 최근 국제범죄조직의 유입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외국인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국내 조폭과 연계 가능성이 큰 마약범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발생한 조직폭력배의 마약류범죄 34개파 중 전체 38% 해당하는 11개파가 부산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부산거점 마약 유통

정보제공자 보복살해까지

이같은 사실은 국제범죄조직들이 부산을 국내 마약 유통에 중심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마약 밀거래 사실을 털어놓은 정보제공자들을 보복 살해하는 등 잔인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부산 경찰은 이들 검거에 애를 쓰고 있다. 이 밖에 태국 차이파, 방글라데시 우슈파 등 동남아 지역 조폭들도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전반의 개방이 진행되면서 범죄마저 세계화, 국제화의 흐름에 동참한 셈이다.

[일요시사 심철규언론인ㅣ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안보역량 강화로 국가 경쟁력 높인다] 국제범죄를 막아라①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
내일신문 | 기사입력 2007-10-10 17:27

10년 이내 야쿠자·삼합회·러시아 마피아 등 활동 확대 우려 … 국정원, 국제협력으로 초기 대응

세계적으로 국가간 무역장벽이 점차 무너지고, 국경의 경계를 넘는 자유로운 교류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미 FTA체결로 국제교류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념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기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개별 국가의 안보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앨빈토플러는 ‘산업스파이’를 21세기 가장 큰 산업중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성장이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의 각종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이를 지켜낼 ‘안보역량’은 국가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주춧돌이라는 것이다.

내일신문은 기획기사를 통해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첨단기술유출 문제와 국가안보와 직결된 테러·마약·사이버 범죄 등 국제범죄를 집중조명하기로 했다. 또한 국가 안보의 가장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국가정보원의 활동을 통해 우리사회 안보역량을 다시 점검해 봤다.

지난달 말 중국 법원은 국제마약조직 두목인 오비오하 프랭크 치네두(41)에 대한 신병을 한국으로 인도하는 판결을 내렸다.

국적이 나이지리아인 프랭크는 지난 2000년부터 대학 캠퍼스와 나이트클럽, 어학원 등에서 한국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그가 노린 것은 마약운반책으로 이용할 한국 여성. 프랭크는 여성들이 자신을 믿게 한 후 외국 여행을 다녀오라며 항공권과 호텔비, 그리고 용돈으로 200만원 이상을 줬다. 그는 대신 가방 하나만 사업 파트너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가방에는 마약이 가득 들었다.

프랭크에게 속아 마약을 운반하던 여성들은 외국 공항에서 연이어 적발됐다. 일본에서 2명, 브라질에서 2명, 영국 2명, 덴마크 1명 등 모두 11명이고 이들은 모두 징역형을 살아야 했다.

2002년 국가정보원이 본격적인 추적활동에 나섰고 프랭크는 독일에서 체포돼 덴마크로 신병이 넘겨졌지만 2004년 탈옥했다.

프랭크가 탈옥한 이후 외국 공항에서 마약가방을 든 한국인이 체포되는 사례가 급증하자 국정원은 다시 조사에 나섰고 프랭크가 중국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국정원은 중국 공안에 협조요청을 하고 프랭크 체포에 나섰다. 북경 특수 수사대원 60명이 동원된 작전에서 프랭크는 결국 붙잡혔다.

프랭크는 인터폴뿐 아니라 일본, 덴마크, 독일 등 세계 16개 나라에서 수배됐지만 중국 법원이 신병을 한국으로 인도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국제적인 범죄인 추적체계 구축 = 국내로 침투하는 국제범죄가 점차 지능화되고 합법화를 가장하고 있어 국정원이 국제범죄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국정원은 마약과 위조지폐, 밀입국 등을 비롯해 국제범죄조직이 연루된 범죄를 적발하기 위해 94년부터 국제범죄정보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범죄에 대해 더욱 긴장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해외에 한국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지만 그로인해 국제범죄조직도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 차원에서 국내로 들어온 국제범죄단은 아직 없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가장 크게 대비해야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 정보기관들과 국제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국정원이 아닌 다른 국가기관에서 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보당국으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 마약을 소지한 인물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제보였다. 싱가포르 당국은 현장에서 범인을 체포하지 않고 그와 연관된 국제범죄망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국정원에 연락을 한 것이다.

국정원 요원은 용의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와 만나는 인물들도 모두 점검했다. 국제적인 범죄조직의 주요인사가 입국하면 벌이는 감시활동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결국 국정원은 다른 국가로 출국하는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국정원이 유엔과 미국 CIA, FBI, 러시아 FSB, 중국 안전부 등 세계 각국 정보·수사기관과 정보교류회의를 개최하면서 국제범죄 관련 정보협력을 강화한 성과였다.

◆국제범죄 국내 침투 중 = 국제범죄조직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지는 못하고 있지만 국제범죄는 조금씩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

특히 마약의 경우 유학생과 외국인 강사들을 통해 급속히 일반인에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수취인 추적인 곤란한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밀매가 2005년 67건에서 지난해 109건으로 급증했다.

형사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는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술에다가 마약을 타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어울리는 대규모 장소에서는 엑스터시를 쉽게 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는 2003년 이후 마약 관련 정보 278건을 검찰과 검찰,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마약사범 1467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유학생과 외국인이 소규모로 들어오는 마약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위조 범죄 = 신용카드 범죄도 심각한 국제범죄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신용카드 부정사용 피해규모는 연간 500만 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국정원은 지난 5월 캐나다 등에서 제공받은 신용카드 회원정보로 위조카드 100여매를 제작해 사용, 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중국인 우 모(38)씨 등 8명을 적발했다. 지난해 1월에는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해서 국제신용카드 사기조직 2개파 20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국내 신용카드는 칩을 넣어 위조를 방지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쉽게 복제가 가능하다. 마그네틱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국제범죄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최근 무선 단말기 형태로 된 기계를 통해 반경 수 미터 내에 있는 신용카드의 개인정보를 읽는 수법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계가 국내로 들어오면 신용카드 위조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기와 함께 이메일을 이용한 금융사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만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오는 이메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