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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마약복용 사건 실태 추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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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엔 ‘11월괴담’이 있었다. 11월만 되면 연예인들의 잦은 사건·사고가 잇따른다는 것. 실제로 1987년 가수 유재하의 교통사고 사망을 시작으로 해마다 성폭행, 교통사고, 마약사건 등이 11월에 일어났다. 그러나 2007년 1월 이혼, 사고사, 자살 등 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연예계 ‘1월 괴담설’이 나돌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유명 연예인 3명의 마약복용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 한번 연예계가 뒤집혔다. 연예인 마약사건의 전말과 마약 ‘엑스터시’의 공공연한 유통실태를 파헤친다.
이찬·이민영 커플의 폭행으로 인한 이혼, 개그우먼 이형은의 죽음, 가수 유니 자살 등으로 연일 시끄러웠던 연예계가 이번에는 마약사건으로 물들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6일 경찰이 필로폰 거래현장을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서울 논현동 모 병원 앞에서 필로폰을 건네받던 강남의 T가라오케의 영업 사장 구모(33)씨를 검거,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 사실이 불거진 것. 경찰은 구씨에게 연예인 마약복용사실에 대한 진술을 받아내 수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수사는 오리무중, 연예계는 들썩이고 있을 뿐 정확한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구씨의 조사과정 당시 진술은 “유명 영화배우 S씨, 가수 K씨, L씨가 T가라오케에서 마약을 복용했다”였다. 이 이니셜 때문에 인터넷 상에선 영화배우 신하균과 그룹 노이즈 출신가수 김학규, 탤런트 이잎새가 아니냐며 근거 없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에 대해 이잎새는 “황당하다. 나는 마약과 무관하다”며 ‘이잎새가 마약을 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에 대해 경찰 수사까지 의뢰했다. 신하균과 김학규 역시 “인터넷에 (자신들의)이름이 거론되자 어이가 없었다. 억울하다”며 자진해서 마약관련검사를 요청했다. 이에 마포경찰서 강력팀 오상태 팀장은 “지난달 27일 영화배우 신하균 측에서 ‘마약 복용 사실이 없으니 마약 관련 조사를 받겠다’고 직접 요청해왔다”며 오 팀장이 “직접 소속사 사무실에 가서 신하균에게 1차 소변 검사를 실시, 모발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김학규는 자택에서 검사를 받았다.
수사는 오리무중 '우린 아니라니까!'
1차 소변 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소변 등의 검사는 1주일만 지나면 마약복용흔적이 사라져 마약을 복용해왔다 하더라도 복용여부판단이 불문명하다. 그러나 모발의 경우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마약복용흔적이 검출된다. 따라서 경찰은 채취한 두 사람의 소변과 모발을 지난달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보름 정도 후에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도 이들을 의심하는 눈치다. 일부 네티즌들은 “보도가 되자마자 연예인들이 자진출두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동시에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다”며 “네티즌의 억측에 억울해서 그랬다지만 혐의가 있어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사경찰 측과 소속사 측은 이런 의문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경찰 측은 “지난 2001년에도 김민종, 엄정화, 이소라 등이 언론에 자신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자진해서 경찰에 출두해 마약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며 “신하균, 김학규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자진출두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8시간 춤췄다? 그건 말도 안돼
신하균 측에서도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로 체포된 구모씨가 신하균이 엑스터시 2알을 복용하고 8시간 동안 ‘도리도리’ 춤을 췄다고 진술하며, 관련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동영상은 신하균이 술을 마시는 모습이 찍힌 핸드폰 동영상이었고, 춤춘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구씨의 진술에 의하면 신하균이 8시간 동안 춤췄다는데 신하균은 오후 11시에 가라오케에 도착했다”며 “8시간 동안 춤을 췄다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춤을 췄다는 것인데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신하균은 경찰조사시 ‘구씨가 누구냐’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신하균의 한 측근은 “신하균은 연예인이란 의식이 별로 없어 예전 배두나와의 결별설 때도 은퇴를 고려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큰 충격을 받아 염려된다”고 신하균의 은퇴여부를 걱정했다. 신하균은 경찰조사 후 참담한 심경으로 지내고 있다고 전해졌다. 경찰조사과정에서 “유명배우 S씨, L씨 등 세 명이 가라오케에서 마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던 구씨. 구씨가 일했던 압구정의 T가라오케를 찾아갔다. 그곳은 대로 한복판에 있어 평소에도 연예인들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지하로 내려간 내부는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안쪽 홀도 트인 공간이라 유명연예인들이 마약을 하면 일반인과 종업원들이 모두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잘 살펴보니 안쪽으로 숨은 공간이 많았다. 매니저는 계속 자리에 없었지만 그 곳에서 일하는 종업원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 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연신 대답을 회피하던 A씨는 “연예인들이 많이 오기야 오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마약사건에 거론된 인물들에 대해선 “모른다”, “난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가라오케에서 일하던 구씨의 진술에 의하면 영화배우 신씨는 홀에서 춤을 췄다는데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홀이 이렇게 트여 있는데 8시간이나 춤을 췄으면 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봐서 이미 소문이 났을 것”이라며 “자신은 본적이 없다”고 재차 말했다. 마약사건이 터진 이후 영업에 지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남의 또 다른 가라오케의 직원을 만나봤다. 마약이 유통되는 과정이 쉽냐고 물었더니 “고객들이 필요하다고 하시면 갖다드리고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비밀이라고는 해도 공공연히 구하시니까요”라고도 했다. 3년 전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공공연히 팔리던 엑스터시는 대대적인 조사와 검거가 이뤄졌음에도 아직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클럽에 자주 다니는 B씨는 “웨이터에게 얘기만 하면 쉽게 구할 수 있다”며 “한 알에 1만원대라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 웨이터 당 한 두알 정도 가지고 있는 게 한계라는 것이 B씨의 말. 그러나 클럽에서 만난 C씨의 말은 다르다. “웨이터랑 친하면 몇 알이든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클럽의 웨이터는 “구해오는 사람이 있다”며 “우린 받아서 판매할 뿐”이라 말했다. 엑스터시 등 마약을 사는 사람이 많은지 묻자 “그건 답할 수가 없다”며 “호기심에 한두 번 사는 사람도 있고, 자주 사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경찰이 잠잠해질 만하면 금세 수면 위로 떠오르는 마약판매. 경찰 측은 “마약수사는 대부분 인지수사나 제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며 “불시에 점검해도 잡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포경찰서는 지난 31일 가수지망생 이모(22)씨와 이씨의 선배를 엑스터시 상속복용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구속했다. 이씨는 당초 거론됐던 가수가 아니라 가수 지망생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거론된 신하균과 김학규와도 전혀 친분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6년 초부터 최근까지 8차례에 걸쳐 마약류를 투약, 복용한 혐의다. 1999년 음반을 발표한 적 있는 가수로 현재 모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1명은 검거, 급보가 수사 망쳤다.
경찰 측은 “보안유지가 생명인 마약수사가 너무 일찍 보도돼 수사를 망쳤다”고 말한다. 내사로 진행해 확실한 물증을 잡아야 하는데 언론에 의해 너무 일찍 공개되면서 이번 사건이 무혐의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관계자는 “마약 수사 시에는 혐의자가 자신이 수사대상인 것을 알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수사에 걱정을 내비쳤다.
[일요시사 문다영기자ㅣ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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