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김정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행(?) 본문

Guide Ear&Bird's Eye/유엔평화유지군(연합군-한국 국방부,NATO)

김정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행(?)

CIA bear 허관(許灌) 2006. 8. 28. 20:37
김정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행(?) [2006-08-28 ] 
흔히 북한을 주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들을 보면 북한사람들이 입는 패션이 모두 일률적인, 남자는 닫힌 정장을 여자들은 흰 저고리에 검정색 치마를 입은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 패션은 1980년대까지의 것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가의 공급망이 건재해 있어 사람들은 국가가 공급하는 옷과 식량으로 평등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도시와 농촌간의 차이는 조금 있었지만 지금처럼 부익부 빈익빈의 차이가 심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의 개인적 취향이나 정서는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슬로건 아래 무시되고 오직 혁명과 건설만이 인간의 미덕이 되어온 시절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입는 옷의 디자인도 거의 단체복에 가까웠는데, 반면에 그러한 자체 모순을 비판하는 소리도 높아져 예술영화에서 “오늘은 시적으로 빨간 수건 쓰는 날인가” 라는 유머적인 대사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 시장이 붕괴되고 국가의 공급망이 마비상태에 이르자 드디어 북한에서도 패션에 유행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유행은 있었지만 단체복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나타난 유행은 개인의 능력과 기호에 따른 것이었다. 기존의 유행의 중심이 평양이었다면, 이시기 들어와서는 북․중 국경지역으로 그 중심이 옮겨지게 되었다.

중국에서 유행된 패션들이 국경을 넘어 북부지역에 전파되고 그것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본상품이 제일 먼저 닿는 원산지역을 무대로 한 일본식 패션유행도 북한의 유행을 선도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전의 평양을 중심으로 한 패션의 유행은 정권의 아무런 통재나 규제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북․중 국경지역과 원산지역을 통한 패션의 유행은 자본주의 문물의 직접적 전파로 김정일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 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자본주의 황색바람’으로 규정짓고 진행되는 자본주의 문화적 침투를 막기 위한 캠페인에는 패션유행이 포함된다. 실례로 1995년 내려진 김정일의 친필지시들을 살펴보면 “30대 이전의 여성들이 단발머리를 장려할 데 대하여” “검은색 안경을 쓰지 말 것, 엄격히 통제 할 것”, “외국글자가 새겨진 옷들을 입지 말도록 할 것” 등은 패션유행을 통한 자유화의 물결을 김정일이 얼마나 무서워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잘 입고 잘 먹고 좋은 물건을 쓰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망이자 속성이다. 이러한 욕망과 속성을 사회주의 혁명이란 슬로건으로 밀어내기란 이루어 질수 없는 망상과도 같은 것이다. 최근 북한인권 단체인 <좋은벗들>은 소식지에서 함경북도 청진 여성들 사이에서 찢어진 청바지인 일명 ‘찐바지’와 일자바지가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지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테이프를 많이 본 젊은 여성들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옷차림 유행은 물론 걸음걸이나 말투, 액세서리 치장까지 한국식으로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소식지는 당국에서는 여맹과 청년동맹에 규찰대를 만들어 거리 곳곳에서 한국식 유행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지만 아무리 통제해도 악세사리(머리핀, 귀걸이, 팔찌, 목걸이)부터 유행 옷까지 한국식을 본따고 싶어하는 여성들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드디어 북한이라는 김정일 왕국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제 패션은 거부 할 수 없는 자유의 물결로 붉은 악마의 제국을 하나씩 하나씩 허물어 가고 있는 셈이다. 썩어빠진 자본주의 문화가 아닌 발전되고 문명한 문화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한국의 문화적 힘 앞에서 김정일 정권은 무기력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김정일이 살아남을 길은 단 하나, 고종이 단발령 시행을 내리고 솔선수범으로 단발을 하고 스스로를 입헌군주국의 황제로 칭했듯, 김정일도 스스로 문을 열고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하를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 어찌 보면 김정일 스스로는 20대에 벌써부터 자본주의 문물과 유행에 심취된 진취적 인물이다. 다만 그것을 자기만의 독점 소유로 만들어 버린 극단적 개인이기주의자의 전형이기에 세간에 규탄을 받는 것이다.

김기혁 기자 kgi7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