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후 중동 반응은?

하마스의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한 소식은 중동 전역에서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신와르는 '영웅이자 순교자'로 칭송받는 한편, 이스라엘 측에서는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의 설계자가 제거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신와르가 14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 공격을 계획한 주요 용의자로 여겨졌으며, 이스라엘군은 그를 최우선 지명 수배자로 올렸다.

이스라엘군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는데, 신와르로 추정되는 인물이 손과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 파괴된 건물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인물은 지팡이로 드론을 쫓아내려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후 탱크 포탄에 의해 같은 장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신와르가 남부 가자지구 텔 알술탄 지역에서 16일(현지시간) 전투 중 사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하마스는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칼릴 알-하야의 연설을 통해 신와르를 애도했다. 알-하야는 신와르가 이스라엘군과의 무장 충돌 중 사망했다고 전하며, 그를 '10월 7일의 지도자'로 묘사하고 그의 죽음이 하마스의 원칙을 더 강하게 지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공식 성명에서도 "우리는 알아크사 홍수 전투의 지도자이자 하마스 정치국장을 자랑스럽게 애도하며, 그는 무기를 들고 전진하며, 점령군과의 전투에 앞장선 영웅적 순교자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분쟁의 흐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피난 중인 움 모하메드 와디는 가자 남부에 있는 자신의 텐트 밖에서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틀 전 텐트 화재를 보고 가슴이 아팠는데, 오늘은 하니예와 아루리의 죽음에 이어 야흐야 신와르(아부 이브라힘)의 살해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정말 비극적이고 매우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한 가자지구 주민은 신와르의 사망이 분쟁의 흐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와르는 가자지구에서 1년간 이어진 분쟁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그가 이스라엘군과 교전 중 완전 무장한 상태에서 사망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주장하는 전략적 정보 작전에 의해 타겟팅된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이 분쟁의 흐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마르 압델 라티프는 BBC 가자 투데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모두가 전쟁에 지쳤다고 말했다.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마침내 안식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끊임없는 전쟁과 끝없는 피로에 지쳤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집들이 파괴되고 약탈당했습니다.”

'누가 죽든, 그를 대신할 사람은 항상 있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54세의 무라드 오마르는 로이터 통신에 이렇게 말했다. “신와르 암살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입니다. 가자는 더 어려운 선택지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전쟁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늘이 신와르와 하마스 없는 가자의 새로운 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상상 속 목표를 위한 정치적 구호일 뿐입니다. 전쟁은 계속될 것이며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서안 지구에서 몇 마일 떨어진 헤브론에서 알라 하슬라문은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 누가 죽든지 항상 그를 대신할 누군가가 있을 것입니다. 더 완강한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신와르는 완강한 사람이었고, 우리는 그와 같은 사람, 아니 더 나은 사람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훌륭한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났고, 신의 뜻이라면 더 나은 사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가자 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스데롯에서 열린 축하 행사

'그의 죽음은 모두에게 선물이었다'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의 사망을 발표한 후, 수백 명의 이스라엘인이 다양한 지역에서 축하 행진을 벌이고 사탕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는 거리에 나와 스피커로 이스라엘 국가를 틀며 축하했으며, 다른 이들은 차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표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기쁜 소식을 접한 운전자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스라엘의 아시도드 주거 단지에서는 신와르의 사망 소식에 주민들이 박수와 휘파람으로 환호했다. 여전히 가자 지구에 억류 중인 101명의 인질 가족들은 신와르의 사망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가족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을 촉구했다. 마탄의 어머니 아이나브 장고커는 “대량 살인범 신와르와의 결산은 이루어졌지만, 목숨을 구하고 가족을 데려오지 않으면 완전한 승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호수 근처의 티베리아스 중심 도로는 수백 명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깃발을 흔들며 축하하는 사람들로 인해 막혔다. 한 참가자는 “그는 나쁜 사람이고 그의 때가 온 것이다. 이건 모두를 위한 선물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나 우리와 함께하는 유대인들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인근의 스데로트에서도 사람들이 신와르 사망을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18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열린 레바논과 가자 지구 지지 시위에서 시위대가 16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의 사진 등을 들고 있다

'육체는 쓰러졌지만, 그의 사상은 죽지 않는다'

요르단에서 이스라엘과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암만 중심부에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모여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을 비난하고 가자 및 레바논과의 연대를 표명했다.

한 요르단 시위자는 BBC 아랍어와의 인터뷰에서 저명한 팔레스타인 작가이자 활동가인 가산 카나파니를 인용하며 “신와르와 저항은 하나의 사상이며, 사상은 죽지 않는다. 그의 육체가 쓰러질 뿐”이라고 말했다.

26세의 라미스는 하마스 지도자의 사망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요르단-이스라엘 국경 인근에서 사해 지역으로부터의 침입 시도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두 명의 군인이 부상을 입었다고 이스라엘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요르단 군은 이 보도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 모두 신와르의 사망과 관련된 연관성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칼릴 하이야는 18일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면서 신와르를 가리켜 “확고하고, 용감하며,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우리의 해방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담 후세인, 체 게바라, 신와르'

이라크에서 신와르의 사망 소식은 몇 달 전 이란 테헤란에서 그의 전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사망했을 때와 버금가는 큰 반응이 일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신와르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상징적인 '체 게바라'의 이미지와 비교될 수 있다고 전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쿠바 혁명 지도자로, 그의 시신 사진은 1967년 볼리비아에서의 사망 이후 혁명 진영에서 널리 알려졌다.

이라크 기자인 아흐메드 알셰이크 마지드는 자신의 X 계정에 “신와르는 시에나 존재하는 삶을 살았으며, 그가 겪었던 힘든 도전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팔레스타인) 대의의 진정한 주인을 알고 있다”며 “그는 조국의 개혁을 위해 힘써온 사람들의 꿈을 죽이는 협박범 및 맹수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는 신와르의 죽음을 이라크의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의 종말과 비교하기도 했다. 미군이 후세인을 "구멍 속에서" 잡아들인 반면, 신와르는 "무기를 들고 정면으로 맞서 싸우다" 사망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 이라크 블로거들은 신와르가 가자 지구와 주민들에게 재앙을 가져왔다고 비판하며, 그가 이스라엘에 대한 10월 7일 공격을 기획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의 죽음, 중동 갈등 속 다양한 반응 - BBC News 코리아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의 죽음, 중동 갈등 속 다양한 반응 - BBC News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