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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엔 좀 더 강경하게, 중국엔 비판적'… 카멀라 해리스의 외교 정책 성향은? 본문
'이스라엘엔 좀 더 강경하게, 중국엔 비판적'… 카멀라 해리스의 외교 정책 성향은?
CIA bear 허관(許灌) 2024. 7. 25. 08:5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할 뜻을 밝히며 자신을 이을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직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된 건 아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정말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인도 및 자메이카계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또한 1829년 앤드루 잭슨 대통령 이후로는 최초로 대통령이 된 이민자의 자녀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다면 해리스 부통령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 어떤 경험을 쌓았으며, 여러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우크라이나
차기 대통령이 해리스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냐에 따라 미 당국의 행보가 서로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외교 정책 이슈는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우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트럼프 후보의 입장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은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고, 러시아가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지원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불과 몇 주 전인 2022년 ‘뮌헨 안보 회의’에도 미국의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으며, 올해 6월에는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미국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두 회의 모두 해리스 부통령의 곁엔 훨씬 더 외교 정책 경험이 풍부한 조력자가 있었다. 뮌헨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스위스에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부통령을 지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나 다른 외교 고위 관료들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재임 중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적은 없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6번 만났다.
한편 유럽에선 트럼프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J.D. 밴스를 선택한 가운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우크라이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젠 양보하라는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평화 협정을 통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라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NATO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은 유럽과 미국과의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지원 의무를 언제나 이행할 것이라 약속한다.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은 회원국이 각자 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NATO에서 탈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난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2%를 넘기지 못하는 NATO 회원국에 대해선 러시아가 침공하도록 부추길 것이라 말한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잔인한 독재자에게 우리 동맹국을 침공하도록 부추길 것이며, 미국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어떤 미국의 대통령도, 출신 정당을 불문하고 러시아의 독재자에게 고개 숙인 적 없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및 가자 지구 전쟁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이후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했다.
2023년 11월엔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지원엔 그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달 후,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에 맞서 이스라엘이 벌인 군사 활동으로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죽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다른 행정부 관료들보다도 이스라엘에 대해 훨씬 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 보호를 위해 반드시 더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3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진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의) 원조 흐름을 대폭 늘리기 위해 반드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변명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을 향해 국경 검문소를 개방하고, 인도주의적 단체의 직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2일,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지구의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최소 3만9006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과거 재임 시절에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했다.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했을 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으로서 중동 지역은 2차례 방문했으나, 대통령 재임 시절 직접 이스라엘을 방문한 트럼프와는 달리 부통령 재임 중엔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 없다.
중앙 아메리카
한편 부통령으로서 해리스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의 이민자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라는 임무를 맡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후보와 다른 공화당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자 유입을 막는 데 실패했다며 직접적으로 비난한다.
2021년 6월 과테말라를 방문했을 당시, 미국-멕시코 지역 국경을 왜 방문하지 않고 있냐는 레스터 홀트 NBC 앵커의 질문에 대한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답변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은 중부 아메리카인들의 미국행 이민에 대한 “근본 원인”을 다루고 있는 것이라면서, 자신은 “유럽에도 가본 적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같은 달, 해리스 부통령은 텍사스 국경 지역을 방문했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의 차르’라고 부르며, 바이든 행정부가 남부 국경으로부터의 이민을 용인했다고 비난한다.
멕시코로부터의 이민자 유입 단속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국경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공약 이후 트럼프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의제이기도 하다.
해리스가 부통령인 2021, 2022, 2023년, 불법적인 국경 통과 보고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선 급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들어온 이민자들의 망명 신청을 제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인 지난달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해리스가 부통령으로서 중앙아메리카를 단 2차례만 방문한 것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2021년 3일간, 2022년 1일간 방문했다)
중국
트럼프 후보와 마찬가지로 해리스 부통령도 중국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무역 관세가 아닌 지정학적 패권 경쟁에 더 집중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토 분쟁에서 “괴롭히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미 당국이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긴장 배후에서 ‘검은 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해리스는 부통령 재임 시절 4차례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서 한국도 방문했다. 2022년 9월엔 한국과 북한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을 방문해 역내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이었던 지난 2019년 DMZ를 통해 북한을 직접 찾아 김정은 북한 지도자와 악수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회담을 열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과의 만남을 강조하는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인 동맹국에 대한 지지 등 훨씬 더 전통적인 입장을 보인다.
한편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 전기자 산업을 강화하고자 중국산 전기차가 더 비싸게 미국에 들어오도록 조치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후보는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지원 축소 혹은 중단을 약속했다.
아프리카와 중동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아프리카를 방문한 미국 고위 인사 중 하나다.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과의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와 교류해야 한다는 미 행정부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행보다.
그리고 올해 5월, 해리스 부통령은 인터넷에 접근 가능한 아프리카인들의 비율을 지금보다 2배 더 높은 8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의 활동을 제한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반군에 맞서 거의 지난 10년간 예멘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시절엔 주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발생한 자말 카슈크지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 암살 사건, 예멘에서의 활동을 문제 삼아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제한하자는데 찬성 표를 던졌다
2018, 2019년엔 예멘 내 군사 작전에 대해 사우디와의 미군 협력을 중단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우디를 배척하지 않고자 주의를 기울인다.
2022년 미 싱크탱크 ‘미 외교 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사우디는 여전히 대테러 등 공통된 관심 분야를 공유하며, 사우디는 강력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인권
해리스 부통령은 사우디 지원 제한 외에도 세계 여러 곳의 인권 옹호 법안을 지지해 왔다.
아르메니아아와 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 간 지난 100년간 이어진 긴장의 원인이었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기념하는 법안도 지지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2015년의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도 지지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던 지난 2020년 이라크에서 이란군 고위 지휘관인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고자 벌인 군사 작전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에 더해 이란 지도자 등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을 차단하자는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도 했으나, 통과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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