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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바이든 재선 도전 포기 ‘이례적’…미국 정치·민주주의 위기 없을 것” 본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석 달여 앞두고 민주당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데 대해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대선 판도를 뒤흔들 이례적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바이든 사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시도까지 겹치면서 일시적 혼란은 있겠지만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치학자들은 선거를 불과 100여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에 대해 “전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 정치학 교수는 22일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가능성이 최근 줄곧 대두됐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유례 없는 일로 “다소 충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페리 교수] “It is still somewhat concerning or alarming or just a bit shocking is that it is so unusual for an incumbent president who has already wrapped up the nomination not officially but unofficially through the primaries and the caucuses and has had a good run in the presidency, would step out.”
이미 경선을 마치고 차기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연임 도전을 포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놀랍다”는 겁니다.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도 이날 VOA 와의 화상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미국 및 국제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으로 정의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It is definitely unprecedented. There have been some presidents who decided to not run and not seek for re-election. President Truman and President LBJ are the examples but dropping out this late in the race is unprecedented. So, this is going to be a very consequential decision and it's going to shake up the whole race for 2024.
해리 트루먼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 등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한 예가 있긴 하지만 선거를 불과 석 달여 앞둔 막판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전례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매우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이며, 올해 전체 대선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션 새비지 세인트 메리 노트르담대 정치학 교수는 23일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 사퇴에 대해 2개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의 관점에서 보면 “1천 500만여 명의 미국인 중 95% 정도가 민주당 예비선거와 코커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는 예비선거 유권자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새비지 교수] “ Well as far as the small D Democratic legitimacy and processes Yes, one way of arguing it is that approximately 15 million Americans voted in the Democratic primaries and caucuses and you know, 95 percent or more of them, you know, voted for Joe Biden. So one way of looking at it is that if Biden withdraws, if he doesn't stay in the race, well that's violating the will of the voters in those primaries. Another way of looking at it is to look at the polls and to show that while the Democratic voters in the primaries and caucuses overwhelmingly voted for Joe Biden, now we have one poll after another saying that most Democratic voters are saying Joe Biden should withdraw. So in terms of his decision being small D Democratic, that is reflecting the majority will of the Democratic voters. Again, I think there are two equally valid ways of looking at it.”
또 다른 관점은 예비선거와 코커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민주당 유권자들이 현재 대부분 그의 사퇴를 바란다는 여론조사가 계속 이어져 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민주적 견해에 입각해 보면 민주당 유권자 다수의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모두 일견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81세의 고령에도 재선 도전에 나섰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서한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나의 의도였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큰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카멀라가 올해 우리 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말해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직 승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실제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9일부터 22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 전에 민주당 지도부가 후보 승계 또는 새 경선 추진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프 새도우 루이지애나주립대 역사·사회학과·교수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주요 정당마다 규칙위원회가 있고, 민주당은 이번 주 후반 소집될 예정”이라면서 “전당대회 직전에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새도우 교수] “Mind you the vast majority, roughly 90 percent were committed to President Biden by the rules. That meant on the first ballot they had to vote for him for the nomination. But now that he's withdrawn, they're now officially uncommitted and they can basically do whatever they want on the first ballot of the nomination. So probably within the next couple of, certainly within the next week, there's going to be some decision made about this. And I suspect what's going to happen is they're going to have kind of a virtual polling of these delegates and a, I essentially a unanimous decision will be engineered behind a particular candidate.”
새도우 교수는 민주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여러 후보들이 다시 경선을 치르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사실상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을 승계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민주당 대의원의 약 90% 이상이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바이든 대통령을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지지하기로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한 상황에서 이같은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1차 투표에서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배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가상 투표를 통해 만장일치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며, 현재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해리스 부통령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새도우 교수는 또 일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할 경우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새도우 교수] “Technically the Democrats have not nominated somebody yet that would happen at the convention. So really I don't think there's going to be any legal difficulties as far as the nomination I mean the convention hasn't happened yet.
No names have been placed in the nomination. There may be some different legal, the technicalities concerning the financial side of the campaigns and the like.”
“엄밀히 말하면 민주당은 아직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상태이며, 누구도 지명 후보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명에 관한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미국 정치는 전통적으로 한 당의 대통령 후보가 부통령 후보가 될 러닝 메이트를 선택한 다음 전당대회에서 함께 선택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택을 받은 해리스 부통령을 대의원단이 암묵적으로 승인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선거 운동의 재정적 측면과 관련된 다른 법적, 기술적인 문제를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선거법에는 ‘후보자가 선거에서 더 이상 후보가 아니게 된 경우 선거를 위해 기부 받은 모든 금액은 기부자에게 반환 또는 환불되거나 재귀속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같은 조항은 보통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한 경우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후보가 스스로 사퇴한 경우에 대한 전례가 없고, 선거자금 승계에 대해서도 명확한 법률적 합의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부 제기될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로 공화당에 쏠렸던 대중의 관심을 일단 민주당으로 돌리게 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션 새비지 교수는 “이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도 결집할 것으로 봤습니다.
[녹취: 새비지 교수] “Of course now some attention from the media and the public will be shifted away from Donald Trump and the Republicans and now towards the Democrats. And I think it's safe to say that Kamala Harris will become the Democratic nominee for president. Black American women are the most loyal, reliable Democratic voters. And now of course the Democrats are on the verge of nominating the first woman of color for president. So I think that that's another factor.”
특히 미국의 흑인 여성들은 가장 충성스럽고 신뢰할 수 있는 민주당 유권자층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지금 민주당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대통령 후보 지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몇 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시도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 등 큰 사건이 이어지면서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와 유권자들이 다소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다만 이같은 정치의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미국의 오랜 민주주의 전통과 굳건한 체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새도우 교수] ““The US has such a long history of reinforcing its democratic structures and ethos that you know, people are upset about an assassination attempt and they're, you know, left kind of wondering what's going to go on with this sudden withdrawal of a presidential candidate so late in the process but you know, there's really no concern about what's this going to do to our system of government. It's, there's just this incredible widespread agreement upon these basic rules in the constitution about how elections occur and how governments operate.”
제프 새도우 교수는 “미국은 민주주의 구조와 정신을 강화해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이 암살 시도에 분노하고 갑작스런 대통령 후보 사퇴 여파를 궁금해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우리 정부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새도우 교수는 미국 국민들은 “선거가 어떻게 치러지고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헌법 기본 규칙에 대해 놀랍도록 광범위한 합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승민 교수는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 사건을 계기로 결집했고 민주당도 후보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민주주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가 가장 좋은지 이해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It's hard to tell what this means about democracy but at least voters were trying to understand which candidate is best and that process is now ending pretty soon. And after DNC National Convention we're going to see how this will pan out. So when we talk about democracy, it's not going to be now but it's going to be after the election and how both parties react to the results of the election.”
그러면서 양당이 선거 결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이번 대선이 미국 정치 문화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바버라 페리 교수는 “후보에 대한 선호와 관계 없이 후보를 겨냥한 암살시도는 좋은 모습이 아니며, 자유 세계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면서 미국 정치에 대한 미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페리 교수] ““It's not a good look to have an attempted assassination on a candidate no matter what one thinks about them. And it was not a good look for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this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to appear to be failing in his health. And I think the United States as Joe Biden signed off his letter today to the American people said, remember, we are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re isn't anything we can't do if we stick together.”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올해 대선을 통해 혼란을 극복하고 단합된 미국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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