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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국방장관 28일 도쿄서 회담…3국 안보 협력 제도화 초점 본문

Guide Ear&Bird's Eye/미국의 소리[VOA]

미한일 국방장관 28일 도쿄서 회담…3국 안보 협력 제도화 초점

CIA bear 허관(許灌) 2024. 7. 24. 06:16

지난달 2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별도로 만난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있다.

북러 군사 협력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미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립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지역 안보 위협 요인들에 대응한 3국 안보 협력의 제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신원식 장관이 오는 28일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3국 국방장관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세 나라 장관들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지역 안보정세를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미한일 안보 협력 강화와 제도화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입니다.

이번 회의는 미한일 국방장관 회의를 3국에서 순환 주최하자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3국 국방장관 회의 합의에 따라 열리는 겁니다.

세 나라 장관들은 당시 3국 안보 협력이 정치 등 외부요인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화하기 위한 문서인 ‘미한일 안보협력체계’를 연내 작성하는 방안에도 합의했습니다.

신 장관은 최근, 올해 하반기 안에 이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를 계기로 문서 작성과 서명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일 안보협력체계는 3국 국방장관회의의 정례화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지역의 안보 위협 세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의 중장기적인 군사 협력 방안들을 담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기존의 한미일 협력이라는 것은 1차적으로 북한 위협에 특정돼 있습니다. 캠프데이비드 이후에 바뀌었습니다. 북한 핵 위협 이외에도 인태지역 내부의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 그렇다면 이것은 당연히 북한 위협을 넘어서는 어젠더가 되는 것이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그동안 미한일 안보 협력은 껄끄러운 한일 관계 때문에 미한, 미일 양자 협력에 기초해 미국이 매개 역할을 해 묶는 방식이었다면 새롭게 제도화될 미한일 안보 협력체계는 한일 간 소통 구조도 갖춘 3자 협력 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 나라가 안보 협력 제도화를 서두르는 것은 북중러 위협의 증대 이외에 각국의 내부 정치적 요인 때문에 협력 틀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민 박사는 당장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외정책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물론 한국, 일본도 안보 협력 제도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바이든 정부는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를 최대한 제도적으로 장치화시켜서 이게 향후 크게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쐐기 박기 이런 의도가 상당 부분 있어 보인다, 그리고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로 이 부분을 빨리 고착시켜서 향후 한미동맹이 특정 미국 정부에 의해서 흔들리거나 이러지 않도록 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미한일의 안보 공조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는 가운데 북러 간 군사 밀착도 노골화하는 양상입니다.

19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전날인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부 차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앞서 지난 18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부 차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접견했습니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첫 고위급 북한 방문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금철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인민군 군사교육 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맺은 북러가 후속 군사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번에 방북한 크리보루치코 차관은 러시아 국방차관들 가운데 방산 분야를 총괄하는 인물로 무기 획득과 우크라이나 전장에 대한 무기 공급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기업 칼라시니코프 콘체른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고 2018년부터 러시아 국방차관으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 때도 배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방북한 외국 차관급 인사를 접견한 것 자체도 이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연대를 강조한 만큼 북한의 대러 지원을 강화하는 문제들이 다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또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첨단무기와 관련 기술 제공 문제도 논의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미한일이 추진하는 안보 협력 제도화에 대해 북중러는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러시아 입장에선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응하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 수준도 상대적으로 강화해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실질적으로 군사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실무자 또는 기술자 중심의 군사 협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논평을 실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친분을 과시하는 데 대해 선을 긋는 반응을 보인 겁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 대한 논평을 게재했다. (화면출처: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통신’은 “트럼프가 수락연설에서 우리를 두고 ‘나는 그들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나 다른 것을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등 발언을 했다”며 “조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에서 어떤 행정부가 들어앉아도 개의치 않는다”며 미국이 핵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첨단 무장장비를 증강하며 핵 작전운용까지 예견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대화 제안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앞으로 우리와 어떻게 상대하겠는가 하는 문제에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조미대결의 초침이 멎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국가의 대외정책과 개인적 감정은 엄연히 갈라보아야 한다”고도 밝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개인적 친분에 대해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논평은 공식 성명이나 담화에 비해 수위가 낮은 형식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김 위원장을 자주 거론한 데 대한 북한의 첫 반응입니다.

임을출 교수입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섣불리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을 밝혔을 경우 또 다시 과거와 같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라도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그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고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그런 메시지도 있는 거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 위원장이 미한일 안보 협력 강화로 중러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김 위원장의 기대치가 트럼프와 미북 정상회담을 벌였던 당시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