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무엇을 남겼나?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27일 국회 본회의에 의원 297명이 출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관련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이 139표로 과반(149표)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반대는 138표,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였다.

검찰은 지난 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없이 기각됐지만, 이후 검찰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불구속기소 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표결 후 "향후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본건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현안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왜 주목받나?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국회에 체포·구속동의안 61건이 제출됐고, 이 중 20% 이상이 가결됐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현재 국회 의석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재적의원 299명 중 과반을 넘는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애초부터 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115석, 정의당은 6석, 기본소득당·시대전환 각 1석, 무소속 7석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바뀌어 당내 권력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30분 표결이 이뤄졌지만 두 개 표의 가부 여부를 두고 여야 의견이 갈리면서 결과 발표가 1시간 이상 지연됐다.

투표 결과 이탈표가 다수 발생했다. 이번 표결에 민주당 의원 169명이 모두 참석했는데도 이 대표 체포에 반대하는 표가 138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번 표결 비교 대상으로 주로 언급되는 지난해 12월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대표는 161석이었다. 단순 추산하면 민주당에서 8석의 이탈표가 나온 셈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대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불체포특권'과 '정치검찰'

제1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서, 과거에도 여러 번 제기됐었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논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기 전 체포 또는 구금된 경우에도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

불체포특권은 면책특권과 더불어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법적 특권 중 하나다.

불체포특권은 17세기 영국에서 왕의 절대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으며, 이후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의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의회민주주의가 확립된 선진국에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불체포특권을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면 불체포특권이 국회의원들을 정치 탄압으로부터 보호하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이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여러 검찰 출신 인사가 정부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의도가 담긴 표적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불체포특권 관련 의견을 조사한 결과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7%, '정치적 탄압을 방어하기 위해 불체포특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27%였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무엇을 남겼나?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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