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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분쟁' 10년 만에 판결 나왔지만…끝나지 않은 논란
CIA Bear 허관(許灌) 2022. 9. 4. 09:12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이 10년 만에 론스타의 일부 승소로 결론지어졌다.
지난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일부(4.6%)인 2억1650만달러(약 2930억원)와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당시 정부가 승인을 지연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론스타에도 주가조작 책임이 있기 때문에 배상금액을 줄인 것이다.
쟁점은?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달러 손해를 입혔다며 ICSID에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와 경영권을 1조3834억원에 인수했고, 2006년 매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외환은행은 2012년 하나금융에 매각됐고, 론스타는 약 4조7000억원 차익을 챙겼다.
론스타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다. ▲한국 정부가 영국계 은행 HSBC의 매각 승인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점 ▲하나금융 매각 승인도 지연하며 매각가를 낮추도록 압박했다는 점 ▲불공정하게 과세했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때문에 승인 절차가 지연됐고 매각가도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또 사실상 미국 회사이기 때문에 한-벨기에 협정에 따른 과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11년 대법원은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저렴한 값에 사기 위해 감자(자본감소)를 실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감자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무건정성이 좋지 않은 회사가 감자를 진행할 경우 기존 주주에겐 손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 실제로 2003년 11월 외환카드 감자설이 시장에 퍼진 후 일주일간 주가는 6700원에서 2550원으로 폭락했다.
ICSID는 한국 정부가 하나금융 매각 승인 지연에 따른 매각가 하락에 책임이 있다고 봤지만, 나머지 두 가지 주장은 기각했다.
'승자 없는 판결'?
이번 판결은 한국 정부와 론스타 양측에게 '절반의 성공'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배상금을 대폭 줄일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론스타 분쟁에 책임을 지게 됐고, 론스타는 일부 주장을 관철했지만 배상금 액수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론스타는 성명을 통해 "배상금 액수가 실망스럽다"며 "회사와 투자자들의 손해를 온전히 보상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ICSID에 판정 취소 신청을 하고 배상금 집행 정지 신청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1일 브리핑에서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CSID 판정 취소 신청은 120일 내 가능하지만, 지금까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20% 미만으로 많지 않다.
ICSID가 취소 신청을 접수해 심리를 거쳐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 분쟁' 둘러싼 책임론
'론스타 분쟁' 책임 소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인해 론스타에 이자까지 포함해 3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세금으로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1일 논평을 통해 "배상액이 청구액보다 훨씬 적으니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통해 '모피아'들이 론스타의 '먹튀' 행각을 위해 복무했다는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엄정한 법의 심판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피아'는 옛 재정경제부 영문 약자와 '마피아'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 등 산업자본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법적으로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음에도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했다며,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민중행동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통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론스타가 이미 챙겨간 4조7000억원과 이번에 추가로 챙겨갈 3000억원 이상의 투기 이익은 모두 국민 혈세이자 노동자의 피눈물"이라며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과 문책이 있으려면 중재 판정문 공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론스타 분쟁' 10년 만에 판결 나왔지만…끝나지 않은 논란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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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법무부는 '론스타 분쟁'에 대한 ICSID 배상 판정을 알렸다.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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