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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비난, '평화회담은 계속 될 것' 본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전쟁범죄 및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하면서도,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부차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부차는 우크라이나군의 최근 탈환지로 거리에 시신이 그대로 방치된 채 발견된 곳이다.
부차의 참상을 담은 충격적인 영상과 사진들이 퍼지면서 전 세계가 분노했으며 추가 대러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부차 민간인 학살'은 우크라이나의 날조라고 주장했지만, 관련해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차 등 최근 탈환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히면서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시신은 집단 매장지에서 발견됐으며, 일부는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근거리에서 사살된듯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방탄조끼를 입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사람을 동물보다 못한 취급 했다"라면서 "이곳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진실로 집단 학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여전히 가능한지 묻는 BBC의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렇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에는 반드시 평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유럽이고, 지금은 21세기다.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군사적 노력을 모두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외 사건:
- 국제적십자사는 포위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철수를 이끌던 적십자사 대원들이 인근 맨후쉬 지역에서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 유럽연합(EU)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혹 행위의 증거가 나오자, 영국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추가적인 반러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부차 현지 목격자들은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도망가지 못하게 막은 뒤 도망가는 이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물러간 부차에서는 시신 최소 20구가 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으며, 광범위한 부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시신도 있었다. 또한 마치 처형된 것처럼 관자놀이에 총상이 있는 시신이나, 탱크에 짓밟힌 것이 분명한 흔적이 있는 시신도 있었다.
미국 위성 사진 기업 맥사르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서는 부차 시내 세인트 앤드류 교회와 피에르보즈반노호 올세인츠 교회 근처에 집단 매장 터로 보이는 길이 약 14m의 구덩이가 포착됐다.
인근의 모토이진 마을에서 BBC 취재팀은 얕게 매장된 가무덤을 볼 수 있었다. 시신 4구가 육안으로 확인 가능했으나, 우크라이나 현지 관리들은 더 많은 시신이 매장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4구 중 시신 3구의 신원은 모토이진 마을의 이장 올하 수첸코와 수첸코의 남편, 아들로 밝혀졌다. 나머지 1구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들이 언제 살해됐는지 시점도 불분명한 상태다.
한편 또 다른 탈환 도시 이르핀에서는 주민들이 도시를 빠져나오려다가 살해됐다는 증거가 나왔다. 지난 3월 6일 여성 한 명, 10대 아들, 8살 정도 된 딸, 가족 지인 등 민간인 총 4명이 부서진 다리를 건너려던 와중에 러시아군의 박격포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부차 대학살'은 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라면서도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서방 국가에게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하며, 추가 대러 제재를 시행해주기를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부차에서의 벌어졌다는 잔혹 행위'는 러시아군이 모두 철수한 뒤 며칠 동안 "꾸며진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모든 혐의를 절대적으로 부인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거듭 비난하면서 미국은 관련해 푸틴에 대한 전범 재판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잔인한 인물입니다. 부차에서 일어난 일은 너무나 충격적이며, 우리 모두가 목격했습니다."
우크라 젤렌스키 대통령: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비난, '평화회담은 계속 될 것'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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