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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인공지능… 이젠 판사와 변호사 대체할 수 있을까?
CIA Bear 허관(許灌) 2021. 8. 19. 13:32
"다음 번엔 로봇 변호사를 쓰실래요?" 황당한 얘기 같지만 법조계에선 이미 스스로 생각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조슈아 브라우더는 자신의 앱 '두낫페이(DoNotPay)'가 "세계 최초의 로봇 변호사"라고 설명한다.
로봇 변호사는 법률 서식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사용자가 주차 벌금과 관련한 이의신청 문제를 챗봇에게 말하면 챗봇이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법률 용어를 제안하는 식이다.
브라우더는 "사람들이 평소 쓰는 말로 쟁점을 입력하면 머신 러닝을 탑재한 소프트웨어가 그에 적합한 법적 표현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올해 24살의 브라우더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은 그가 18살이었던 2015년, 영국 런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런던 북부 헨든에서 십대 후반을 보낸 나는 운전 실력이 형편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고액의 주차 위반 고지서를 많이 받았는데 고등학교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브라우더는 많은 조사와 정보공개제도를 이용한 끝에 고지서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았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알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매번 같은 문서를 복사해 붙여넣기하는 건 자신이 직접 하는 것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하기에 완벽한 작업'으로 보였다. 2015년, 그는 몇 주 만에 첫 번째 버전의 '두낫페이'를 만들어냈다. 그는 "그저 가족들을 놀라게 해 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두낫페이' 앱은 이후 영국과 미국 전역에 퍼졌고, 사용자는 해당 앱으로 다양한 법률적 문제를 아우르는 서식을 작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 청구나 관광 비자 신청, 사업체나 공공기관에 대한 항의, 가지 못한 휴가에 대한 환불 요청, 체육관 회원 가입 취소 등이다. 브라우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특히 마지막 두 가지 용도에 대한 사용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낫페이'의 유료 가입자는 15만 명에 달한다. 자문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난해에는 법률 접근성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변호사협회(ABA)가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했다.
브라우더는 평균 성공률이 80%라고 말한다. 주차 위반의 경우 이 확률이 65%까지 내려가는데, 이는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유죄"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변호사들이 자신의 영역을 AI가 침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변호사들은 오히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방대한 양의 사례 문건을 빠르게 검색하고 분류할 수 있어 만족해 한다.
변호사 샐리 홉슨도 그러한 변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런던에 위치한 로펌 '36그룹(The 36 Group)'에서 형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복잡한 살인 재판에서 AI를 사용했다. 1만 개 이상의 문서를 신속하게 분석해야 하는 사건이었다.
법률 관련 소프트웨어는 사람과 비교해 4주 더 빠르게 작업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5만파운드(약 8000만원)의 비용이 절약됐다.
홉슨이 사용한 소프트웨어를 제작한 루미넌스의 최고 경영자 엘리노어 위버는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는 변호사가 "표준이 되고 있으며 그저 있으면 좋은 것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법률 소프트웨어는 현재 8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55개국에 있는 로펌 300곳 이상이 사용 중이다.
엘리노어는 "과거 (문서 검사) 기술은 노트북에서 'Control-F'를 눌러서 하는 키워드 검색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층 정교해진 최근 소프트웨어는 관련 단어와 구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I가 변호사의 문서 증거 분류만 돕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사건 준비와 구성, 관련 법적 판례 검색 작업에도 도움이 된다.
런던의 법률 회사 '테일러 웨싱(Taylor Wessing)'에서 디지털 분쟁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로렌스 리버만은 '리티게이트(Litigate)'라는 이스라엘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이다.
그는 "사건 요약과 변론을 업로드하면 컴퓨터가 핵심 참여자를 찾아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면 인공지능이 그들을 연결해 주요 사건의 연대기를 만들고, 어떤 날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설명을 끌어내죠."
거대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법률 부서인 딜로이트 리갈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루스 브로드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TAX-I'가 과거 법원 자료를 분석해 유사한 세금 이의신청 사례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해당 소프트웨어가 이의신청 결과를 70%의 정확성으로 예측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의신청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정량 가능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AI가 법률 문서 작성을 돕거나 인간 변호사를 도울 수 있다지만 실제로 로봇 변호사와 로봇 판사의 시대가 올까.
위버는 "사실상 아직은 우리가 그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I 관련 영국 자문단 의장 리처드 서스킨트와 같은 사람들은 아직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스킨트 교수는 과거 1980년대에는 컴퓨터 판사라는 개념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브라질에는 1억 건 이상의 사건이 법원에 계류돼 있고, 인간 판사와 변호사가 그정도 규모의 사건을 처리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AI 시스템이 법원 결정을 매우 정확하게(약 95% 정확성) 예측할 수 있다면,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계류 사건이 있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예측을 구속력 있는 결정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화하는 인공지능… 이젠 판사와 변호사 대체할 수 있을까?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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