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환경 오염: 화상 회의할 때 카메라를 꺼야하는 이유 본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화상 회의는 의사소통의 주요 방식이 됐다.
그러나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흐름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 1년간 각종 봉쇄 조치와 여행 제한으로 탄소 배출량이 감소했지만 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
최근 '자원, 보호, 재활용(Resources, Conservation & Recycling)'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퍼듀대·예일대·매사추세츠 공대의 전문가들은 영상이 아닌 오디오 전용 회의를 열라고 제안한다. 탄소·물·땅 등 각종 환경 발자국을 상당히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화상 회의나 비디오 스트리밍을 1시간 정도 하면 150~1000g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또, 12리터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회의 중 카메라를 끄면 탄소발자국(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을 통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과 물 발자국(제품을 생산·사용·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필요한 물의 양)을 96%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카베 마다니 예일대 환경학과 교수는 BBC에 "디지털 기술은 특히 이런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줄일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규명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회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검색을 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려면 데이터 처리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전기가 사용된다.
지난 2019년, 프랑스 정부가 지원한 파리 소재 싱크탱크인 '더 시프트 프로젝트(The Shift Project)'는 2018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는 디지털 기술과 연관됐다는 주장을 내놨다. 코로나19 이전 항공산업이 배출하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팬데믹 기간 이동 제한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했다. 이는 다시 데이터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탄소 배출량 연구 전문가들은 '데이터 센터' 문제를 지적한다.
데이터 센터는 기업이 데이터 저장을 위해 사용하는 거대한 공간인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발전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이런 시설들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9년에 데이터 센터가 전 세계 전기 사용량의 약 1%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나 지역에서 이 정도 양은 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기술 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연구하는 알렉산더 테일러는 "학자들이 데이터 센터를 '미래의 공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인터넷 트래픽을 차들이 내뿜는 배기가스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활동을 용이하게 하는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매연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미팅이 나쁘다는 뜻일까?
카베 마다니 교수는 이번 연구의 주요 목적이 '디지털 기술 사용량이 끼치는 영향'을 알리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상 회의 등 여러 온라인 활동이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줌(Zoom) 미팅이 운전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단 여전히 더 낫습니다."
마다니 교수는 "하지만 이러한 기술엔 환경 발자국이 남는다. 탄소 중립적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걸 알지 못한다. 서비스 공급업체나 기술 회사도 이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많은 회의에 참여했고, 어떤 경우 한 사람만 말했지만 모든 참가자의 카메라가 켜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건 불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팬데믹 기간동안 사용량이 늘게 된 화상 회의 플랫폼인 '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사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19년 12월~2020년 12월 사이 일일 사용자 수는 1000만 명에서 3억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최악의 주범은 아니라고 했다.
환경 발자국 배출량 1위 앱은?
연구진은 인터넷 활동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이 환경 발자국 배출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무엇을 해야할까
마다니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가 특정 인터넷 활동을 배제하거나 사용자에 대한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려고 고안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우리는 결코 사용자들에게 압박이 가해져야 한다곤 보지 않는다. 규제 당국과 기업 모두 이용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밝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안다고 해서 습관이 바뀔 거란 보장은 없지만, 정보 없이는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연구진은 또, 화상 회의의 경우 카메라를 켜고 일주일에 15회 회의를 하면 한 사람당 9.4kg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비디오를 끄는 행위만으로 배출량이 400g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환경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하려면?
•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회의에서 카메라를 끄세요.
• 필요 없는 전자 메일은 삭제하세요.
• HD로 매번 스트리밍하지 마세요.
만약 사용자 100만 명이 변화하면 어떻게 될까? 1달 동안 3만6000명의 주민이 사는 마을에 석탄을 공급할 때 나오는 양의 탄소 배출을 막게 된다.
마다니 교수는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했다.
일례로 필요 없는 전자 메일을 삭제하고, 온라인 사용 시간을 줄이고, 고사양으로 영상을 보는 것도 줄여보자고 했다.
거대 기술 기업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줌 대변인은 BBC에 2019년에 자사가 탄소 발자국 관련 연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출장을 화상회의로 대체하면 상당한 양의 탄소 발자국 감소가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대변인은 "화상 커뮤니케이션은 불필요한 여행을 줄이고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협업을 이끌어서,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시설 관리에서 지역사회의 기후 변화 영향을 줄이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BBC에 탄소 발자국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2017년 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는 데 성공한 첫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즉, 지메일을 통해 보내는 모든 이메일, 구글 미트에서 여러분들이 묻는 말들, 여러분이 보는 모든 유튜브 비디오는 이미 탄소 중립적인 우리 데이터 센터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는 최근 발표한 2019년 환경정책 보고서에서 미국 15개 주와 20개국의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서비스 제공 활용되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왔다고 밝혔다.
또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등을 보유한 페이스북은 전체 가치사슬에 대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 글로벌 사업부문은 100% 신재생에너지가 이용됐다고 한다.
아직도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기에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끔찍한 팀 미팅 등에서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 이 말을 해보는 건 어떨까?
"미안해요. 카메라를 켤 수가 없네요. 환경 보호에 일조하고 있거든요."
환경 오염: 화상 회의할 때 카메라를 꺼야하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Guide Ear&Bird's Eye59 > 영국 BB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마존 제프 베조스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후임은 누구? (0) | 2021.02.04 |
---|---|
게임스탑: 헤지펀드와 개미들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했을까? (0) | 2021.01.30 |
팡팡: '우한 일기'로 거센 비난 받은 중국 소설가...'침묵하지 않겠다' (0) | 2021.01.24 |
이루다: AI 시대에 우리의 사생활은 지켜질 수 있을까? (0) | 2021.01.22 |
이재용 '국정농단' 징역 2년 6개월 실형… 법정구속 (0) | 2021.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