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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 헤지펀드와 개미들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했을까? 본문
‘게임스탑’이 미국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게임스탑은 비디오게임 판매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로 온라인 시대에서 잊혀 가고 있던 회사다. 그런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폭등할 수 있었을까?
게임스탑은 어떤 회사?
게임스탑은 비디오 게임과 콘솔 등 게임 관련 제품을 파는 게임 소매 업체다.
한때 미국 쇼핑몰마다 하나씩은 있었던 밀레니얼 청소년들의 성지 같은 곳이다.
보통 주식이 폭등하면 신기술이 나왔거나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는 등 사업적 이유가 있다.
하지만 게임스탑은 최근 그런 발표가 딱히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스탑은 2019년 손실을 기록했다. 오는 3월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할 예정이었다.
레딧에 주목하자
레딧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다. 글타래가 계속 이어지면서 토론을 하는 형식인데, 드라마, 축구, 역사, 주식 등 주제별로 토론방이 있다.
이 중 하나가 ‘윌스트리트베츠’다. 이 토론방은 개인 투자자들이 푸념도 하고, 조언이나 팁을 나누는 곳이다. 이 방에만 40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했나
앞서 말했듯 게임스탑은 잘 나가는 회사가 아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혜’를 입은 회사는 더더욱 아니다. 요즘 누가 쇼핑몰에 직접 가서 게임팩을 사나?
이런 상황에 일부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이 회사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다.
공매도란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판 후,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가 뭐라고?
쉽게 예를 들면 이렇다. 포켓몬 카드를 친구한테 한 달 동안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그 카드를 5000원에 다른 사람한테 파는 거다.
며칠 후, 새로운 카드 팩이 출시돼 5000원에 판 카드의 가치가 떨어진 거다. 그럼 전에 판 카드를 3000원에 다시 사들일 수 있다. 이렇게 2000원의 차익을 남기는 거다.
그럼 주가가 내려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 하지만 반대로 해당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를 한 경우 손실을 본다.
일부 헤지펀드 회사들이 게임스탑 공매도에 나선다는 소식이 ‘월스트리트베츠’에 퍼졌고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스탑’을 언급한 후 게임스탑 주가가 크게 뛰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주가 띄우기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헤지펀드의 공매도 비중이 큰 다른 회사들도 개인 투자자들의 표적이 됐다.
결국 게임스탑에 대한 공매도 규모가 큰 헤지펀드는 큰 손실을 봤다.
헤지펀드와의 전쟁
이번 현상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대항하고자 결집한 데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딧의 한 인기 글타래에선 이번 일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회사들에 대한 복수였다고 말한다.
금융 애널리스트 닐 윌슨은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자경단 도덕성”에 주목했다.
“이들은 월가를 점령하는 데 필사적입니다. 헤지펀드를 증오하고 토론방에 들어가 보면 금융권 사람들이 쉽게 번 돈에 대한 모욕이 가득하죠. 세대 간 싸움이기도 합니다. 부자들이 챙겨간 돈을 가져와 돈이 없는 밀레니얼에게 재분배하자는 겁니다.”
금융업계 개인투자자 조이기에 나서
하지만 이 공방에서 막대한 손해를 본 헤지펀드들이 다른 보유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하자 여파는 증시 전체로 번졌다.
지난 28일, 개인투자자들이 사용하는 미국 무료증권 앱인 로빈후드가 게임스탑을 포함한 일부 종목의 신규 매수를 차단하고 매도만 가능하게 해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무료증권 앱 ‘인터렉티브 브로커스’도 유사한 방침을 내놨다.
미국 정부와 규제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팀이 게임스탑 등 이상 흐름을 보이는 주식들과 증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스탑: 헤지펀드와 개미들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했을까? - BBC News 코리아
공매도에 원한 깊은 일론 머스크 "공매도는 사기"
미국의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공매도 헤지펀드를 공개 비판하면서 공매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게시판 '월스트리트베츠' 편에 섰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고, 소유하지 않은 차도 팔 수 없다. 그런데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 수 있다고? 이건 헛소리다. 공매도는 사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헤지펀드가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하는 동안 소매 투자자들의 주식 구매가 막혔는데 이를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히자, 이를 지지하는 멘션을 남기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레딧에 우호적이고, 공매도 세력과는 원한이 깊은 유명인사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를 선도하는 첨단 기술 기업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동시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가장 많은 공매도 투자자가 몰렸다.
머스크는 지난해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해 공매도 진영이 큰 손해를 보자, 공매도 세력을 조롱하기 위해 공매도를 뜻하는 '숏'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반바지 기획상품 '테슬라 숏팬츠'를 출시하기도 했다.
게임스탑: 헤지펀드 이긴 '개미'의 비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 알렉스 패튼(28)은 자신이 주식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지난해 3월 증시가 폭락했을 때, 철도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인 패튼의 연금저축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그는 "돈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무료증권앱인 로빈후드 계정을 만들었던 그는 어느새 금융계 흔치 않은 유형의 베테랑이 되었다.
그는 친구들의 권유에 소셜미디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글타래를 접했다.
"처음에는 '미쳤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많은 사람이 돈을 잃고 있더라고요."
패튼은 BBC에 "친구들이 처음 게임스탑을 알아보라고 할 때만 해도 별생각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레딧 사용자 중에서 정말 주식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게임스탑 공매도
일부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게임스탑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큰 규모의 공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입이라는 뜻밖의 반발에 부닥쳤다.
레딧에서 헤지펀드사들이 게임스탑 공매도 베팅을 늘린다는 분석을 접했다는 그는 당시 레딧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레딧에서 시장 조사를 한 사람들이 ‘헤지펀드사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고 분석했어요. 우리가 충분히 반대매수로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죠. 판을 뒤집을 기회를 본 거죠.”
뉴욕증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로 게임스탑 주식은 일주일 만에 700% 넘게 뛰었다.
게임스톱 주식에 1000달러(112만원)를 투자한 패튼은 2000달러(224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그는 적당한 타이밍에 주식을 판 운이 좋은 사람 중 하나다.
28일(현지시간) 주식거래 사이트인 '로빈후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가 '게임스탑' 주식 매입을 막아버렸고, 결국 '게임스탑'은 이날 44% 급락으로 마감했다.
패튼은 “금융업계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못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대로 헤지펀드들은 말도 안 되는 리스크를 항상 안고 베팅을 하는데도 그건 정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구조와 인식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일반 중산층, 노동 계층과 수십억 달러를 가진 헤지펀드 사이에 큰 격차가 있어요. 이번 사태로 큰 손해를 보는 개인 투자자들도 많을 겁니다.”
불공평한 금융시장
소셜 미디어에서는 게임스탑 등 일부 기업의 주식 거래를 제한한 로빈후드의 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일단 주식을 팔지 말자며 서로를 위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멜리사 홀드런(43)은 일부 증권앱이 게임스톱과 AMC 등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입을 막아버린 것에 크게 분노했다.
그는 최근 영화관 체인업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500달러(56만원)를 투자했다. AMC도 월스트리트베츠의 표적이 되면서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금껏 자산관리는 큰 회사에 맡겼다는 그는 이번이 첫 개인 주식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회사들이 갑자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을 막아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막대한 시장 변동성 초래를 우려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왜 매입만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홀드런은 AMC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돈을 잃을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길 바란다며, 이는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은 현실과 굉장히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은 건강하지 않다고 봐요. 우린 금융 시장 구조 자체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스탑: 헤지펀드 이긴 '개미'의 비결은? - BBC News 코리아
공매도(short selling)
공매도(short selling)란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여 되갚은 후 차익을 얻는 투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A주식을 빌려 주당 15,000원에 팔고 며칠후 그 주식이 12,000원으로 하락하였다면 12,000원에 주식을 매입하여 빌린 A주식을 되갚으면 주당 3,000원의 수익을 얻는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수익을 얻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 투자는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공매도는 주식시장이 약세장이 되었을 때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전체 거래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공매도에 쏠릴 경우 주식시장이 한 순간에 폭락하는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공매도에 대해 많은 규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8년 9월 금융위기 직후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종류의 공매도를 금지시킨 바 있다.
공매도는 불안정안 경제 상황에서는 위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 따라 공매도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
공매도는 주가가 비정상적인 이유로 급등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여 증권시장에서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주식투자의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시세 조종과 채무불이행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매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어느 정도 규제하고 있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고, 소유하지 않은 차도 팔 수 없다. 그런데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 수 있다고? 이건 헛소리다. 공매도는 사기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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