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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10명 넘는 사망에도 정은경이 '백신 문제없다' 판단한 까닭 본문

Guide Ear&Bird's Eye21/대한[Korea(KOR),大韓]

독감 백신: 10명 넘는 사망에도 정은경이 '백신 문제없다' 판단한 까닭

CIA Bear 허관(許灌) 2020. 10. 24. 18:35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근 일주일 새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10건 이상 보고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망자는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령자였으며,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자체 조사 결과 백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 독감 백신 예방접종 사업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독감 백신 접종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은 22일 오전 11시 현재 총 15명이다. 이들은 모두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소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가장 먼저 보고된 사망 사례는 인천의 17세 남성이다. 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뒤 16일 오전 사망했다. 이 남성은 현재까지 연령이 공개된 사망자 중 유일한 10대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접종 후 사망자들은 모두 평균연령 76세가량의 고령였다.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명의 사망자 중 1명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연령이나 백신 접종 및 사망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다.

22일 오후에도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소식이 추가로 나오고 있으며 질병관리청이 확인 중이다.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22일 오후 1시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대구 북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앞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은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줄지어 기다리던 공간이다

아직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이 끝나지 않아 사망 원인이 백신 접종과 연관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중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으신 많은 분들이 별다른 문제없이 괜찮으셨다는 반응을 봐서는 이 백신이 어떤 독성물질을 갖고 있다든가 그런 현상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들 중에서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망자와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에는 중증의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따라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유정란을 사용해 독감 백신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망자는 유정란 외에 세포배양 방식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며 유정란 백신들도 “식약처 독성물질 검사도 통과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질병관리청은 2009년 이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 사례가 총 25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중에서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으로 사망이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이었다.

2009년 백신 접종을 받은 65세 여성이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고 2010년 2월 사망한 사례다. 밀러-피셔 증후군은 희귀성 말초신경병으로 근육 마비와 운동능력 상실을 가져온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주사접종소에서 한 시민이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그밖에도 특정 물질에 의해 전신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와 희귀 신경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 등으로 백신 접종 후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한 건의 밀러-피셔 증후군 사례 외에는 “심장질환이거나 아니면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인이 확인이 돼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 꼭 맞아야 하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과 독감에 동시에 감염되는 게 가능하다. 이 경우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때때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환자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보건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독감이 겹칠 경우 코로나19만 걸린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 접수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 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어린이들이 필히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임산부의 경우 독감에 걸릴 경우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우려가 있으며, 어린이들의 경우 코로나19보다는 독감의 ‘슈퍼전파자’가 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달걀이나 닭고기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의 후 유정란에서 배양한 백신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을 접종받으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권한다.

독감 백신은 크게 유정란을 사용한 백신과 세포배양 백신의 두 종류로 나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정란 백신은 1940년대부터 사용돼 많은 사용경험이 축적된 반면 달걀에서 유래하는 불순물의 관리 문제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세포배양 백신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돼 사용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않았으나 불순물 위험이 적으며 관리가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BBC 뉴스 코리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 36명… 백신 맞아도 되나요?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한 시민이 독감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최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보고가 잇따르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36명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가운데 아직까지 사망 신고 사례와 독감 백신과의 연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사례에선 사망이 백신과 무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통계적 착시로 백신과 사망에 연관이 있다고 오해를 한다고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7시쯤 신고 사례와 백신의 연관성에 대한 1차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 현황은?

질병관리청은 23일 1시 기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총 36명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 숫자가 “단순 신고통계”로 독감 백신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신고사례와 백신과의 연관성에 대해 검토했다. 결과는 오후 7시쯤 발표할 예정이다.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독감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정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대다수는 고령자들이다. 이중 상당수는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두 건의 사례는 백신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먼저 보고됐던 17세 남성의 사망 사례는 원인이 독감 백신이 아니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또한 대구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78세 남성은 식사 중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망자 증가의 여파는?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병원과 보건소에 백신 접종의 안전성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보건소는 전날 영등포구 내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자 해당 제조번호의 백신 접종을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 독감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회원들에게 독감 백신 접종을 일 주일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대한백신학회는 같은날 백신 접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사협회도 원인 규명을 위해 접종을 잠시 유보하자는 것이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말했다.

사망자 중 동일 제조번호 사례 4건

지난 22일 오전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에는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례가 없었으나 이후 사망자 신고가 늘어나면서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가 등장했다.

동일 제조번호는 단일 생산자가 같은날 제조해 제품 특성이 같다는 의미다.

아시아경제는 질병관리청이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한 사망자 25명 중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4건(8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1·22번째, 13·15번째, 5·20번째, 3·19번째 사망자가 같은 제조번호인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인과관계 없이 순전한 우연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일 패러독스'라는 과학 상식으로, 23명의 사람만 모여도 그 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약 50%라는 것이다.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김포시 뉴고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전용 냉장고를 점검하고 있다

백신에 문제 없다는데 왜 사망자가 급증했나?

앞서 질병관리청은 사망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없어 백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착시로 인해 사람들이 이를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현재 보고된 사망자 수가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평균적으로 발생하는 사망자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백신 유통 과정에서 발생했던 품질 우려 등으로 사망과 백신 접종을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는 편견이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지난 9월 무료 독감 백신 일부 물량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돼 정부가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이날 대한의학회 학술지 JKMS에 게재한 의견에서 “현재 보도되는 사망 사례는 사망한 사람이 사망 전 백신을 접종한 상황일 뿐,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게재 당시)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의 제조사와 제조번호가 각기 다르고 특정 지역, 특정 의료기관에서 유사한 사망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백신 제조나 운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접종소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정 교수는 또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들은 학계에 이미 보고돼 있는 백신의 부작용과도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접종 후 매우 단시간 내에 발생하며 길랑-바레 증후군은 반나절에서 몇 주 사이의 기간에 걸쳐 증상이 나타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사례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령층만큼 백신을 많이 접종하는 영유아에서 이런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백신과 사망 사례 사이에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근거로 거론했다.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 교수는 이를 ‘선풍기 죽음’에 비견했다. ‘선풍기 죽음’이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죽을 수 있다는 미신으로 한때 한국에서 널리 유행했다.

기저질환이 있던 사람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다가 사망했는데 언론에서 이를 연관지어 보도하면서 허구의 공포가 생겨났다고 서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썼다.

현재 보고되고 있는 사망 사례와 독감 백신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허구의 공포가 생겨나고 있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백신 꼭 맞아야 하나?

22일 오후 1시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대구 북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앞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은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줄지어 기다리던 공간이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과 독감에 동시에 감염될 경우 사망 위험은 크게 늘어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환자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보건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독감이 겹칠 경우 코로나19만 걸린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 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어린이들에게 모두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 권한다.

임산부의 경우 독감에 걸릴 경우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우려가 있으며, 어린이는 독감의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