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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반도 평화에 도움 안되는 '대북 전단' 유감..엄정 대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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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반도 평화에 도움 안되는 '대북 전단' 유감..엄정 대응"

CIA Bear 허관(許灌) 2020. 6. 11. 18:09

 

북한 청년들이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하는 군중 집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 모인 북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군중 집회를 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청와대가 11일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물품 살포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전단 살포로 초래된 남북 긴장을 막고,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 합의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는 2018년 판문점 선언 뿐만 아니라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따른 남북조절위 공동발표문,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제1장 이행 부속합의서 및 2004년 6·4 합의서 등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중지키로 한 행위”라며 “남북 합의 및 정부의 지속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을 계속 살포하여 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북 전단 살포와 이로 인한 북한의 대응 조처에 태도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 부부장이 대남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남쪽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는데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하지 않았다.

4·17 판문점 선언 2조 1항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돼 있다. 박정희 정권 때 이뤄진 7·4 남북공동성명에도 “쌍방은 서로 비방 중상을 하지 않기로 한 남북공동성명의 조항에 따라 1972년 11월 11일 0시를 기하여 대남·대북 방송, 상대방 지역에 대한 전단 살포를 그만두기로 하였다”라고 돼 있다. 지금 정부와 과거 보수 정부 시절 맺은 남북 합의를 두루 인용해 근거를 밝힘으로써, 보수쪽의 반발을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이어 대북 전단 살포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며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위는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 국내 관련법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남북 합의에 부합하지 않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정부는 앞으로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 의지를 내비치면서 북쪽을 향해 사실상 재발 방지 약속을 한 셈이다. 통일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앞서 대북 전단을 뿌린 북한이탈주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서울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거듭 남북 대화와 관계 진전 의지도 표시했다. 김 처장은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남북 간의 모든 합의를 계속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대북 전단 살포 재발 방지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한 것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한편, 이를 계기로 다시 남북 대화 재개의 동력을 살려보겠다는 뜻이 강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9일 남북 사이의 연락선을 모두 끊으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 추가 조치를 언급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대표적 성과인 4·27 판문점 선언이 엄중한 국면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남과 북이 인간 안보에 협력해 하나의 생명공동체가 되고 평화공동체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라며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 찾아내서 해 나가자”라고 적극적인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 발표를 통해 남북 합의 준수 의지를 밝히며 관계 개선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기존 국가안전보장회의 참석자 외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해 대북 전단 살포 단속에 관한 실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에 대한 정부 방침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