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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방역' 대 '인권’ 논란 본문

Guide Ear&Bird's Eye/아프리카연합[AU]

코로나19: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방역' 대 '인권’ 논란

CIA bear 허관(許灌) 2020. 5. 12. 18:02

우간다 경찰이 소개 명령에 불응한 상인들을 때리고 있다

경찰과 군의 이러한 행위는 개인의 자유 및 인권과 코로나19로부터 사회 전체를 지켜야 할 필요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보건 위기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 맞닥뜨리자 몇몇 아프리카 정부들은 보다 억압적이던 과거 시절을 연상시키는 긴급 법령과 디지털 감시 장치를 도입했다.

인권 단체들은 코로나19 위기가 끝나고 나서 이러한 조치들이 해제되지 않으면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케냐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국 당국은 봉쇄령, 통행금지령을 비롯한 대중 통제 조치가 인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조치를 과도하게 강제하면서 사람이 죽기도 했다.

케냐에서는 수도 나이로비의 고층 주거 건물의 발코니에서 놀고 있던 13세 소년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유탄'에 맞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세 건의 사망사고도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한 오토바이 택시 운전수는 경찰에게 맞은 후 그 부상으로 숨졌다.

케냐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일부의 과도한 조치에 대해… 모든 케냐인들에게" 사과하면서도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실시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우간다에서 게이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케냐의 이웃국가인 우간다에서는 국제인권감시기구(HRW)가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인과 오토바이와 택시 운전수들을 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한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노숙자 젊은이들을 위한 쉼터를 습격해 23명을 체포했다. 쉼터에 머무는 것이 정부의 격리 조치를 위반한 행위로, 이들을 "질병의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큰 태만한 행위"로 기소했다는 것이 HRW의 설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봉쇄를 강제하기 위해 군과 경찰을 배치했다

"전염병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국민, 특히 노점 상인이나 청년 노숙자 같이 가장 취약한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중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HRW는 말했다.

당국의 조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지난 7일엔 경관 10명이 고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우간다 북부의 마을 엘레구에서 여성 38명을 몽둥이로 때리고 강제로 진흙 속을 기어가게 했다는 혐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온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3월 26일 전국적인 봉쇄령이 내려진 후 경찰에 의해 적어도 8명이 살해됐다고 남아공 경찰범죄전담수사국이 밝혔다.

'장전된 총'

아프리카 대륙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과 싸우고 있다.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웃돌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를 우려할 이유는 충분하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부실한 의료체계를 갖고 있어 환자들이 늘면 쉽게 포화상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의료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취해지고 있는 몇몇 조치들이 "위기가 끝난 후에도 조치의 확대와 전용으로 인해 그 해로운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례로 가나의 야당들은 대통령에게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준 새 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헌법에 명기된 긴급명령권을 사용하길 바랐습니다. 이 경우 대통령은 매 3개월 마다 의회에 와야 하고 의원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필요한 것인지 평가할 수 있죠." 야당 국민민주회의(NDC) 소속의 의원 라스 무바라크는 BBC에 말했다.

"새로운 법은 대통령에게 내키는 대로 쓸 수 있는 장전된 총을 준 셈입니다. 특히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데에서요."

가나 글로리아 아쿠포 법무장관은 새로운 법이 가나의 보건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현재 직면한 위험뿐만 아니라 앞으로 직면할 위험"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완벽한 타이밍'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말라위 피터 무타리카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자신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The government is happy with the coronavirus status and want to use it as a scapegoat to continue the president's rule"

Gift Trapence
Malawi Human Rights Defenders Coalition

["정부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 만족하며 이를 대통령의 통치를 계속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고자 합니다" 기프트 트래펜스, 말라위 인권보호연합]

 

말라위의 인권보호연합 기프트 트래펜스 대표는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해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작년의 재선 결과가 법원에 의해 무효화돼 7월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무타리카 대통령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새로 부여된 권한으로 대통령은 대중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

트래펜스 대표는 "정부는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 만족하며 이를 대통령의 통치를 계속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말라위의 정보장관 마크 보토마니는 이러한 비판을 시민단체들의 "흔한 잡음"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티오피아에서는 많은 이들이 고대하던 8월 선거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이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노벨상 수상자인 아비 아메드 총리는 선거 연기에 대해 야당과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 후 코로나19 관련 비상 대책을 야당 대표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았다. 야당 오로모연방회의는 비상사태가 악용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티오피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암하라민족운동의 타히르 모하메드는 비상사태 선포령의 내용이 너무 모호하며 국민은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는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여전히 정치적 이득이 되는 행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정치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그러나 프리덤하우스의 이사벨 린저는 선거 연기는 나쁜 생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선거 연기는 보다 믿을 수 있는 선거를 준비하고 시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비판 받는 탄자니아 대통령

인권단체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상황은 현재의 전염병 위기에 대한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겨낭해 취해지는 조치다.

탄자니아에서는 통신규제국(TCRA)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로 3개 방송사에 처벌 조치를 내렸다.

TCRA는 그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탄자니아 존 마구풀리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교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교회가 계속 개방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보도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또 우간다의 봉쇄령이 미치는 영향을 취재한 기자 10명이 보안 병력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우간다의 언론인 인권단체의 로버트 셈팔라는 BBC에 말했다.

한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가짜 정보 전파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가능케 한 남아공의 새로운 규제에 대해 비판했다.

"정보가 거짓이라면 보도 자체를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하는 대신 그게 사실이 아님을 밝혀야 합니다." CPJ의 무토키 무모는 BBC에 말했다.

휴대전화 추적

일각에서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활동가들은 국민이 휴대전화 추적을 받고 있을 경우 그 사실이 고지돼야 한다고 말한다

케냐 당국은 14일의 의무 격리 기간을 강제하기 위해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의 휴대전화를 추적해왔다고 사이러스 오구나 정부 대변인은 BBC에 말했다.

오구나 대변인은 "우리는 국민들이 현재 있다고 말한 곳에 정말로 있는지를 알고자 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소지자의 움직임의 '세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바일 앱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케냐의 변호사이자 프라이버시권 전문가 무가비 라이부타는 자유가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지만 국민들이 휴대전화 추적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고 보관되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공 또한 코로나19 환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기 위해 이동통신망에서 위치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공조 중이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통화를 감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There's certainly a place for certain kinds of medical surveillance right now, there's no question about that"David Kaye
UN special rapporteur

["의료 목적을 위한 특정 수단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데이비드 케이, 유엔 특별보고관]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데이비드 케이는 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목적을 위한 특정 수단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모든 신규 규제들은 법적 감시를 받아야 하며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유효하지 않도록 일몰제 조항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남아공은 다음과 같은 방침을 취했다. 존경받는 전직 판사인 케이트 오리건에게 데이터 사용의 감독을 맡겼으며 긴급규제에 대해 필요한 변경 사항을 제안하는 일도 일임했다.

활동가들은 정부의 방침을 환영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감시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우린 언제나 (정부의 감시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야 하며 이번 방침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아공의 디지털 인권 활동가 머레이 헌터는 말했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