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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이라크전쟁 참전 진상조사 시작 본문
영국에서 이라크전쟁에 대한 진상조사가 시작됐습니다. 5명으로 이뤄진 영국 이라크전쟁 진상조사위원회는 앞으로 5~6개월에 걸쳐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정부와 군부의 기밀 문서를 검토하고, 청문회를 개최해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 결정의 당위성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문) 영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 진상조사 활동을 시작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지난 6월 영국 정보부 고위직 출신의 존 칠콧씨를 단장으로 하는 5명의 '이라크전쟁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했는데요, 이 위원회가 24일 이라크전쟁에서 숨진 전사자들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청문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라크전 진상조사 위원회'는 앞으로 5~6개월에 걸쳐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을 결정했던 고위 정부 관리들과 군 지도자들, 그리고 외교관리들을 청문회의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인데요, 국가 안보와 관련되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청문회 전체가 영국 전역에 텔레비전을 통해 생 중계됩니다.
증인들 가운데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당시 재무장관을 역임한 고든 브라운 현 영국 총리도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위원회는 청문회 이외에도 이라크전쟁과 관련된 정부와 군사 기밀 문서들도 검토하게 됩니다. 'AP통신'은 이번 조사가 이라크전 참전 국가들에서 이뤄지는 가장 포괄적인 조사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영국 정부가 이처럼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지난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4만 5천명의 영국군 병력을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파병했습니다. 영국군은 지난 7월 이라크 군 교육훈련을 담당할 일부 교관들을 제외하고는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영국군은 6년 동안의 참전기간 동안 모두 1백79명이 전사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라크전쟁에 대한 지지도가 아주 저조했고, 일부에서는 영국 정부가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며 위험성관련 정보를 확대, 왜곡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적극 동조했던 블레어 전 총리는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강아지'란 오명까지 얻었었는데요, 조사 위원회는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 결정이 과연 정당했는지, 그리고 영국군이 이라크 전쟁을 어떻게 수행됐는지 잘잘못을 가려내겠다는 것입니다.
진상조사 위원회의 칠콧 단장은 지난 2001년 7월부터 2009년 7월까지의 기간을 조사 대상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습니다.
그는 진상조사 위원회가 아무런 정당과 연관이 없는 비정치적 기구임을 강조하고,
실제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문) 그런데, 영국의 이라크전 개입과 관련해 영국 군 수뇌부가 작성했던 비밀 문서가 최근 폭로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답) 네, 폭로된 비밀문서는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1년여 전 부터 군사작전을 준비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는 이라크전 참전에 대해 영국 의회의 승인을 받기 이전에 결정을 내린 셈이 됩니다. 블레어 총리는 2002년 6월 의회에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결정되지 않았고, 침공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문) 칠콧 단장이 철저하고 공정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는데요, 일반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기대가 큰 반면 의구심도 표출되고 있기도 합니다. 먼저 진상 조사위원회에 법 분야와 군사 분야의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과연 위원회가 효과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위원회는 역사학자 2명과 전 러시아 영국 대사 1명 그리고 고위 공무원 2명으로 이뤄졌는데요, 실제로 소환된 증인들을 자세히 심문할 만한 법과 군사 분야 전문가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또 조사위원회가 노동당소속 브라운 총리가 임명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브라운 총리 자신을 포함하는 증인들을 대상으로 독립적인 진상조사가 이루어 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러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언제 쯤 발표될 전망입니까?
답) 영국에서는 내년 6월에 총선이 있는데요, 결과는 2010년 총선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내년도 말이나 후년인 2011년에 조사를 토대로 한 최종 보고서가 완성돼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영국에서 시작된 이라크전쟁 진상조사에 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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