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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호 선회는 버마의 '유엔 의식' 때문 본문
미군의 추적 속에 버마로 향하던 북한 선박 강남호가 갑자기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는 3일로 예정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버마 방문을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일길 원치 않는 버마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반 총장의 버마 방문이 끝난 뒤 북한은 선박 대신 화물 수송용 항공기를 이용해 버마와 식량과 무기를 맞바꾸려 시도할 것이란 예상도 있습니다.
금수 물자를 선적했다고 의심돼온 북한 강남호가 갑자기 항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3일로 예정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버마 방문에 맞춰 유엔의 대북 제재를 거스르길 원치 않는 버마 당국의 의도를 북한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버마의 군 전문가와 전 버마 외무부의 고위 관리는 분석했습니다.
버마 정부의 전 군정보부 산하 방첩부에서 정보 장교를 지냈고 현재 미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앙 린 톳 씨는 버마 당국이 반 사무총장이 3일 방문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이 방문 전에 강남호와의 연루로 국제적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의 언론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의 강남호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버마 당국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톳 전 정보 장교는 강조했습니다.
톳 장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1874호에 따라 북한의 강남호와 선박 수색이라는 대북 제재에 대해 국제 사회가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난하고 나서는 이 시점에, 그 불똥이 버마에게 튈까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듯, 익명을 요구한 이 버마 외무부 소속 관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9일포 르윈 세인(Paw Lwin Sein) 외무부 교육, 연구, 외국어 담당 국장이 23일 버마 주재 김석철 북한 대사를 외무부로 직접 불러 “강남호가 무기류를 포함해 유엔이 금지한 물질을 싣고 있다면 버마의 어떤 항구에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톳 전 정보 장교는 버마의 이런 행동은 버마 최고 권력자인 탄 쉐 장군의 속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톳 전 장교는 수년 전 자신이 버마 군 정부의 전 군정보부 산하 방첩부에서 정보 장교를 역임할 당시 탄 쉐이 장군이 고위 관리만 모인 자리에서 “버마는 세계 어떤 나라와도 싸울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국제 연합과 싸우기는 힘들다” 고 말했다면서, 국제 사회의 공조 대응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톳 전 정보 장교는 이어, 버마 당국과 북한은 반 사무총장이 버마를 방문 한 후 다시 식량과 무기 교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톳 전 정보 장교는 버마 당국이 유엔 안보리의 선박 제재에 대한 경계심때문에 화물 수송기를 통해 무기와 식량 교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일부 동남아시아의 버마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강남호의 항로 변경을 오히려 북한이 애초에 국제 사회의 반응을 떠보려 항해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강남호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선박 제재에 대한 국제 사회의 공조를 시험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부터 주위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강남호는 보름 이상 항해를 계속하다가 28일 혹은 29일 항로를 변경했으며, 30일에는 베트남 연안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반 유엔 사무총장은 3일 버마를 방문해 군정 지도자들에게 민주적인 개혁을 촉구할 하고,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번 반 총장의 방문이 버마의 민주화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