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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 퇴임사(전문) 본문

-미국 언론-/한국 언론

임채진 검찰총장 퇴임사(전문)

CIA Bear 허관(許灌) 2009. 6. 5. 17:38

 

 사랑하는 전국의 검찰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지난 27년 동안 제 삶의 전부였던 정든 검찰을 떠납니다.
법률상 보장된 임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 결단이 제가 대한민국과 우리 검찰을 위해 마지막으로 헌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믿습니다.

저는 검사가 된 그 날부터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좋은 친구이길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개인의 명예보다는 국가와 검찰의 운명 그리고 미래를 먼저 생각해 왔습니다.
그 동안의 노력과 정성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몹시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제 저의 사직을 계기로 검찰에 대한 책임 공방이 종식되고, 부패척결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동안 정치적 격변기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점 흔들림 없이 저를 믿고 따라준 검찰 가족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강한 검찰이 아닌 바른 검찰, 원칙과 정도, 절제된 검찰권 행사, 그리고 인권을 존중하는 품격 높은 수사, 이런 모습의 검찰, 이런 모습의 수사를 항상 추구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많이 고치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지금보다 더 낮추고 더 겸손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절제되고 더 세련된 모습으로 검찰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하고 교만하다는 국민적 지탄과 비판 때문에 검찰이 설 땅을 잃어 갈 것입니다.

족한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하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다(知足不辱 知止不殆)는 말이나,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는 말의 의미를 더욱 더 깊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최근의 사태와 관련하여, 각계에서 제기된 각종 제언과 비판에 대해 우리 스스로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이제까지의 수사관행과 수사기법, 수사상황 브리핑, 보안사항 유출 등에 대한 문제점을 바로잡고, 수사와 언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부정부패 척결의 소임은 차질 없이 수행되어야 하겠습니다.
검찰수사와 관련된 최근의 논의가 검찰의 부정부패 수사기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패혐의 수사가 예상치 못한 변고로 차질을 빚었고, 그 과정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 하여 전체 사건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모두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기화로 검찰의 수사기능을 약화시킬 경우, 부패혐의자만 유리한 부패공화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비리혐의 수사과정에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고, 때로는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차마 견딜 수 없는 비난을 검찰에 쏟아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당위의 세계를 추구하는 검찰이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해야 합니다.
최근의 수사에 대해 국민적 오해와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검찰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나라에 부정부패가 존속하는 한, 검찰은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산 권력이건 죽은 권력이건 아무런 성역 없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할 것입니다.

제가 물러난다 하더라도 후임 검찰총장 모두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검찰이 부패 사건 수사에 흔들림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사법제 도입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에도 전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
비록 길지 않은 1년 반의 재임기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격랑의 세월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비록 떠납니다만, 오로지 검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는 제 의지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믿어 주시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제가 직을 떠나는 의미를 알고 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우리 검찰이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사태수습에 임한다면, 국민들도 우리 검찰에 더 한층 힘이 되는 용기와 성원을 보내 주실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숭고한 소명을 받들어 더욱 더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는 검찰로 번영해 가리라 믿습니다.

거친 파도가 가라앉고 물결이 잔잔해지면 물 스스로가 사물의 본모습을 제대로 비춰 줍니다.
언젠가는 오늘의 검찰에 대한 국민과 역사의 평가가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짧지 않은 27년 공직의 길이었지만 돌아보니 한바탕 꿈인 듯 합니다.
하지만 늘 헌신적이고 믿음직한 여러분들과 함께 하였기에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과분한 사랑과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5일 검찰총장 임채진

 

 


임채진(林采珍, 1952년 4월 12일~)은 경상남도 남해에서 출생한 대한민국법조인검찰총장이다. 2007년 11월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며 삼성 특검 결과 무혐의 처분 받았다. 2007년 11월 26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었다. 참여정부 말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임채진은 임기를 마칠 가능성에 대한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이명박 정부에서도 검찰총장직을 유지하였고, 2009년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뢰혐의 수사 당시에도 검찰총장이었으다.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시 이에 책임을 지고 당일 사표를 제출했다가 반려되자 6월 3일 다시 사표를 제출하였다. 현재 문성우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 업무를 대신 맡고 있다.

-1999년 서울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로 재직시 참여연대가 국회회기중 의원회관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국회의원 13명을 고발한 소위 '고스톱의원' 사건을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

-2007년 11월 12일 임채진이 검찰 총장 내정자 신분일 때, 김용철 변호사는 임채진이 삼성의 뇌물을 받았다며 임채진이 서울지검 2차장 시절 자신이 직접 관리대상으로 넣었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7일 대검찰청이 네이버, 다음 등 5개 주요 포털사에 “임채진 검찰총장을 ‘떡값’ 검사라며 비방한 글들을 지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내어 5개 포털사로부터 모두 협조를 하겠다는 동의를 얻어냈다

-임채진이 검찰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8년 12월부터 자신을 임명했던 노무현과 그 친인척의 비리의 수사를 지휘했다. 노무현은 자신은 몰랐다며 뇌물죄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에서는 지속적으로 노무현과 그 가족의 혐의로 의심될만한 점을 언론에 흘렸다. 결국 2009년 5월 23일 노무현은 자택 뒤의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자살했고, 이에 책임을 느껴 임채진은 사망 당일 사표를 제출한다. 청와대는 수습이 먼저라는 이유로 이 사표를 반려했고, 임채진은 6월 3일 사표를 다시 제출했다. 6월 4일부터 임채진은 대검청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2004년 법무부 검찰국장 승진 시 주요 언론들은 임채진에 대해 "업무 처리에 사심이 없고 원리원칙에 충실하며 목표의식이 뚜렷한 강직한 성품"에 "원리원칙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입이 무거워 보안에도 철저"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 "딸이 월간중앙 기자인데도, 입이 너무 무거워서 기자들에게 인기가 별로 없다"는 평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