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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대선 좌파 승리..실리 추구할 듯 본문

중앙 아메리카 지역/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 대선 좌파 승리..실리 추구할 듯

CIA bear 허관(許灌) 2009. 3. 16. 13:15

15일 실시된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게릴라 출신 세력들이 결성한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내전으로 얼룩진 이 나라 근대사에 큰 획이 그어지게 됐다.

   FMLN은 지난 1980년부터 1982년까지의 게릴라 투쟁을 접고 제도정치권에 진입한 후 17년만에 의회의 제1당으로 부상한 데 이어 대선에서 승리하는 새역사를 만들어 냈다.

 

FMLN은 그동안 대중적 지지 기반을 꾸준히 넓혀가면서도 게릴라 출신들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우파정권에 번번이 패한 경험을 인정하고 게릴라 활동 경력이 없는 TV기자 출신의 마우리시오 푸네스(49)를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모험을 했다.

   안경을 쓰고 온화한 모습의 푸네스는 좌파에서는 '훈장'이라 할 수 있는 게릴라 투쟁 경력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대중 정치인으로서 그의 약점이지만 동시에 중도세력에게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강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는 기자 초년병 시절에 내전중의 좌파에 호의적 보도를 계속함으로써 좌파 세력들 사이에서 "믿을 만한 인물로"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에콰도르, 볼리비아에 이어 엘살바도르에까지 좌파 도미노가 확산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푸네스 정부는 우선 좌파 이념에 기반은 두되 우파나 미국과도 협력하며 실리를 추구하는 중도좌파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 차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정부보다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정부를 모범으로 삼겠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가 좌파 세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붉은색을 마다하고 흰색 옷을 즐겨입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구호까지 원용하는 등 좌파 정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노력했다는 점에서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FMLN은 1월 총선에서 전체 84석 가운데 35석을 확보하면서 제1정당으로 부상했으나, 32석을 확보한 ARENA를 축으로 한 우파가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총선에서 좌파가 12년만에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패배하는 등 다소 불안한 요인이 아직 남아있다.

   푸네스는 자신이 당선되면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공교롭게 닥친 세계경제 위기까지 발목잡고 있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푸네스는 또 외교에 관한 일부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듯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베네수엘라 혹은 다른 국가의 위성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은 내전 당시 군사정권 이래 엘살바도르 우파 정부를 지지해 왔으며,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푸네스가 승리할 경우 미국의 이익에 해가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으나 미국 정부는 "승자와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양국 모두 일단 협력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쿠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등 좌파 이념 실천에 적극적인 좌파 물결과는 일정거리를 두고 서민층을 중심으로 하는 지지층을 묶어두는 차원에서 좌파 깃발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파와 싸워온 푸네스 대통령은 이제부터 좌파 내부의 실세들과 싸워야 할 처지에 있다. 벌써 부터 부통령이 푸네스를 허수아비로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푸네스 대통령이 좌파실세들에 휘둘리지 않고 다짐을 해왔지만 당장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푸네스는 그를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호소를 할 것이고 결국에는 갈등에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푸네스 대통령 정부가 좌파 실세들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국을 운영하는 지가 와신상담 끝에 정권을 쟁취한 FMLN의 장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rj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