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서 신속한 휴전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

2018년에 만났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의 재집권 후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만남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는 우크라이나 내전을 조기에 종결시킬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승리한다면 이 문제를 매우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빠르게'라는 기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했다.

며칠 전 TV 토론에서는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그가 2023년 5월에 내세운 공약인 '대통령 취임 첫 24시간 내 전투 중단'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트럼프가 직무를 수행한 지 2개월 이상이 지났고, 백악관은 이처럼 심각하고 복잡한 갈등을 끝내려는 시도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고 있다.

지난 주말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는 약속이 "다소 비꼬는 말투"였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팀이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진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대통령이 자신의 일대일 외교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다른 지도자와 직접 만나면 어떠한 국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는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과 2월 12일에 통화하며 1시간 반 동안 대화를 '매우 생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두 지도자는 3월 18일에 다시 통화했다.

하지만 이 통화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준 유일한 양보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이었는데, 우크라이나는 이 약속이 통화 몇 시간 만에 어겨졌다고 비난했다.

둘째, 러시아 대통령은 급하게 움직일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협상에 대한 첫 공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한 달 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푸틴은 미국이 제안한 두 단계 전략, 즉 장기적인 해결책을 논의하기 전에 임시 휴전을 모색하는 계획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협상에서 전쟁의 근본 원인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의 확장과 우크라이나의 주권 국가로서의 존재가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해결되어야 할 자세한 질문과 조건들을 제시했다.

이 장비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 발전소에서 회수돼 키이우에서 전시됐다

셋째, 미국이 처음에 우크라이나에 초점을 맞춘 전략은 잘못 판단되었을 수 있다. 미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믿게 됐다.

서방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럼프의 등장으로 세계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느리게 깨달았다고 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미국의 압력은 날을 세웠던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의 대면으로 이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JD 벤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세웠고, 이는 시간, 노력, 정치적 자본을 소모했다.

또한 대서양을 건너 유럽과 미국 사이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었다. 다른 외교적 문제를 해결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

이 모든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은 뒤로 물러서 이 상황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넷째, 갈등의 복잡성 자체가 어떤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우크라이나의 제안은 처음에는 공중과 해상에서의 임시 휴전이었다. 상대적으로 감시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제다에서의 회담에서 미국은 즉각적인 휴전이 동부 전선을 따라 1200km에 이르는 전선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은 즉각적으로 휴전을 확인하는 물류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푸틴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가 비교적 소박한 제안, 즉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것에 동의했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다. 이 제안 관련 세부 사항은 오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기술 협상의 주요 내용을 차지할 예정이다.

군사 및 에너지 전문가들은 보호가 필요한 발전소들에 대한 상세 목록을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용하지 않아야 할 무기 시스템에 대해 합의를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시설과 다른 민간 인프라 사이의 차이에 합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직접 대화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기도 하다.

그들은 미국과 각각 따로 양자 간 접촉을 하고 있으며, 미국은 양측 사이를 오가며 중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분에서도 시간이 걸린다.

다섯째, 휴전의 '경제적 이익'에 중점을 둔 미국의 접근법은 싸움을 끝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광물에 접근할 수 있는 협정 구조에 동의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일부는 이것을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다른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착취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음에는 미국이 러시아의 미래 침략을 억제할 보안 보장을 제공한다면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미국 광산 기업과 근로자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억제력이 될 것이라며 거절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고 보안 보장 없이 광물 거래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미국은 아직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으며, 조건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핵발전소에 대한 접근권 또는 소유권을 포함할 수도 있다.

트럼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신속한 휴전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

트럼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신속한 휴전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 - BBC News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