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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에 나선 이유는?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에 나선 이유는?

CIA bear 허관(許灌) 2024. 8. 15. 21:57

오는 8월 15일은 일제 강점으로부터 자주 독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광복절이다. 하지만 최근 독립기념관장 인사를 둘러싸고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의 정부 주최 광복절 행사 불참 선언이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국민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관장이 해명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그가 지난 8일 제13대 관장으로 취임한 이후 독립운동 단체들이 관장 해임을 요구하며 정부 주도 광복절 행사에 잇달아 불참 의사를 밝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립기념관은 “기관 사정 등으로 인해” 오는 15일 경축식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독립기념관이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 건 1987년 개관 후 3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부(이하 보훈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독립기념관법 7조에 따라 관장 1명을 포함해 15명 이내 이사와 감사 1명을 둘 수 있다.

관장의 경우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보훈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사의 경우 광복회장, 보훈부 보훈선양 담당국장, 여야 국회의원,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인 중 보훈부 장관이 임명하는 사람으로 구성된다.

김 관장은 역사학자 출신으로 1996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설립에 참여해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동에도 참여했다. 현재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와 국가보훈처 산하 25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 연합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이하 항단연)은 김 관장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독립운동을 폄훼하는 인사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광복회는 성명을 통해 김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것은 “(1948년) 건국절을 제도화하고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항단연은 성명에서 “김형석은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부인하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라며 관장 임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윤석열 정부의 3·1절,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 등 어떠한 정부 기념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과 함께 전면적인 저항운동을 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라이트란

뉴라이트(New Right)란 2000년대 중반 기존 보수세력의 혁신을 주장하며 등장한 신보수주의 세력을 뜻한다.

2004년 동아일보에서 ‘뉴라이트 기획시리즈’를 기획하면서 뉴라이트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매체는 뉴라이트를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집단”, “합리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범보수·중도그룹”으로 설명했다.

뉴라이트 세력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뉴라이트전국연합·뉴라이트재단(시대정신)·한반도선진화재단 등 흔히 뉴라이트 계열로 구분되는 단체 출신들이 뉴라이트 인사로 구분된다.

뉴라이트의 활동에는 교육을 통한 역사관 재정립도 포함됐다. 2008년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과서포럼’은 기존 역사학계와 교육계의 좌편향을 지적하며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펴냈는데, 친일과 독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지원자 면접 당시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는 질문에 “일본”이라고 답하고, 취임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향후 중점 과제를 묻는 질문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사들 가운데 억울하게 친일로 매도되는 분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김 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적 관련) 질문에 "일제시대 국적은 일본이다. 그래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답변했다며 “이런 답변을 한 것을 두고 (독립운동단체들이)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 없다”며 “나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 식민지배를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광복회 충청지역 회원들이 12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형석 신임 관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언제 '건국'됐나

대한민국 ‘건국절’ 논란도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과 광복 후 정식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 중 언제를 ‘건국 연도’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며 “1948년 8월 15일날 정부를 세우게 되는데, 거기에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독립운동단체 측에서는 김 관장의 이러한 발언이 1919년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항일독립운동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로, 궁극적으로 8월 15일을 ‘광복절’을 ‘건국절’로 만들려는 음모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김 관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은 어느 한 시점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일어난 역사적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1919년 상해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밝혔다.

이어 “광복과 독립과 건국은 1948년 당시에 동의어로 사용됐다”며 “독립을 부정하고 건국이 중요하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정부나 여당에서 건국절 제정을 추진할 경우 “역사학자의 양심을 걸고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헌법에서는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에서는 공식 석상에서 건국 연도를 각각 1919년과 1948년을 기준으로 계산하거나 건국절 제정 법안을 두고 대치하는 등 갈등을 이어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을 건국운동으로 규정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논란?'...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에 나선 이유는 - BBC News 코리아

 

'뉴라이트 논란?'...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에 나선 이유는 - BBC News 코리아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 단체들이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라며 비판하는 등 취임에 반대하며 행사 불참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뉴라이트'는 무엇이고 이들이

www.bbc.com

 

진행자) 다음은 또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한국은 오는 15일 79주년 광복절을 맞는데요,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이 날을 기념해 정부가 주최하는 경축식에 광복회가 불참을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유족들로 구성된 단체인데요, 지난 1965년 설립된 이 단체가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는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진행자) 광복회가 왜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발단은 광복회가 뉴라이트로 지목한 ‘대한민국역사와미래’ 김형석 이사장이 새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일입니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신임 관장 임명에 대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김 관장 임명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새롭게 제정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광복회와 이 단체 이종찬 회장은 대한민국의 기점을 1919년의 임시정부 수립으로 강조하면서, 이는 헌법 전문에도 명시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새 독립기념관장이 뉴라이트’ 계열 인사인 것은 확인된 사실인가요?

기자) 김 관장은 자신이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라며, “건국절 제정에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광복회 등이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종찬 회장은 공개 강연에서 “밀정이 자신을 밀정이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회장은 또 “한국 내 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에게 상당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은 특히 윤 대통령과 이 회장 개인의 관계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과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인데요, 양쪽 집안끼리도 가족처럼 지냈고,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 당시 이 회장에게 자주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종찬 회장은 독립운동가인 이회영의 손자인데요, 육군사관학교를 나왔고, 이후 4선 국회의원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원로입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때는 윤석열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뉴라이트는 어떤 단체인가요?

기자) 뉴라이트는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실용적 중도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에 참여한 인사들과, 동조 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반공주의적 색채가 강하고, 극우적, 기독교 근본주의적 주장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고 있고요, 이 단체에 참여한 일부 인사는 일제에 맞서 무장독립운동을 한 한국의 애국자인 ‘안중근, 김구’ 등을 ‘테러리스트’로 비하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