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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 Ear&Bird's Eye/대만정부-中華民國(中國)

대만 '친미·반중'의 승리...한국에 미칠 영향은?

CIA Bear 허관(許灌) 2024. 1. 15. 18:39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한-중 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국 외교부는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고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존중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큰 변화없이 대만과의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종의 ‘미중 대리전’ 성격을 지녔던 이번 선거에서 친미 성향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미중 갈등 구도로 이어지며 미국, 일본과의 밀착 공조를 해왔던 한국 정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향후 외교 행보는?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미국, 일본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후 한국을 찾았을 때 휴가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없이 비교적 조용히 방한 일정이 진행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정이 협의된 뒤 이뤄진 일”이라고 일축했으나, 대만 문제가 한국의 ‘딜레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미중 갈등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대만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BBC코리아에 “당장 꼭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며 “대만 총통 선거가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안이긴 하나, 현재 중국의 경제가 좋지 않고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또한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다. 양국 간 강경했던 입장이 조금이나마 자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한국이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대만과의 협력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꾸준히 요구되어왔다며 선거 결과에 대해 당분간 중국의 반발이나 경제적, 군사적인 압박은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의 경우 “지금의 입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또한 “한국이 대만 문제에 있어 나서기보단 바이든이 밝힌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는 외교적 입장의 선에서 한국이 스탠스를 유지하면 된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영향?

해외 투자에 긍정적인 민진당의 집권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의 더욱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대만 민진당의 정권 재창출은 반도체 분야를 핵심 기반으로 삼고 있는 한국에 산업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이 해외 투자에 긍정적인 민진당의 집권으로 해외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박승찬 교수는 라이칭더가 한국보다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며 “대만 TSMC는 한국 삼성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지만 협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였을 때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한국으로 향하며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만을 통해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구도가 이어질 경우, 중국이 이 연장선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대상으로 배터리, 반도체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태형 교수는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반도체 공급망 분야 내 차지하는 정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선 공급망에서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국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만과 미국, 중국 모두 당장은 극단적인 관계 악화보다 현상 유지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국 역시 대만과의 교류를 단절하는 것에 따른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라이칭더가 노골적인 현상 변경을 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극단적인 상황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미국이 조만간 대선 정국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년에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온 이후에나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 또한 “대만 총통 취임일 전까지 중국은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가며 여론전, 심리전을 해 나갈 것이다. 민진당 대표가 당선은 됐으나 입법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민진당 의석 수도 줄어들었고 지지율도 떨어졌기 때문에 대만이 중국을 무리하게 자극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며 “미국, 대만, 중국 모두 관망하다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새로운 방향 노선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만 선거: '친미·반중' 라이칭더의 승리...한국에 미칠 영향은? - BBC News 코리아

 

대만 선거: '친미·반중' 라이칭더의 승리...한국에 미칠 영향은? - BBC News 코리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그동안 대만 문제에 '애매한' 입장을 고수해 온 한국의 한중 관계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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