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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두려움 반 … 일부 유명인들이 AI 딥페이크 기술을 받아들이는 이유 본문
기대 반 두려움 반 … 일부 유명인들이 AI 딥페이크 기술을 받아들이는 이유
CIA bear 허관(許灌) 2023. 7. 23. 21:37
라디오 DJ 출신으로 싱가포르에서 현재 배우, 모델 활동을 하는 제이미 여는 딥페이크화되는 것에 문제 없다. 아니, 오히려 여는 적극적으로 딥페이크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여는 드라마 ‘블랙 미러’ 중 배우 셀마 헤이엑이 나오는 회차와 약간 비슷하다”며 농담을 던졌다.
BBC가 여와 만난 날은 찰리 브루커 감독의 디스토피아적 드라마 ‘블랙 미러’ 시즌 6이 새로 공개된 다음 날이었다. 시즌 6 첫 번째 회차 ‘조안은 끔찍하다’에서 배우 셀마 헤이엑은 해당 에피소드 세계관 속 배우 셀마 헤이엑의 가상 버전을 맡았다.
이 세계관 속 배우 셀마 헤이엑은 자신의 얼굴을 드라마 제작에 사용해도 좋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한다. 이에 헤이엑의 AI 딥페이크 버전이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 딥페이크 버전의 헤이엑이 “연기”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통제하는 존재는 컴퓨터다.
그러나 상황은 헤이엑에게 좋지 않게 흘러간다.
한편 앞서 할리우드 배우들이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거 파업에 들어가며 미국의 영화 및 드라마 산업이 잠시 멈춰버렸다. 원인은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과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간 합의 결렬이었다.
SAG-AFTRA 측은 “AI가 창작 업계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AI의 오용에 맞서 조합원들을 더 보호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이미 여는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여처럼 점점 더 많은 유명인들이 AI 제작 광고를 수용하고 있다.
딥페이크라는 신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며칠 전 여는 싱가폴 기반의 금융기술 기업 ‘휴고세이브’와 계약을 맺었다. 이제 휴고세이브 측은 디지털화된 여의 모습을 활용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
그 과정은 꽤 간단하다. 여는 녹색 화면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서 몇 시간 동안 서 있었다. 카메라는 여의 얼굴 생김새와 움직임을 포착한다. 그 후 목소리를 분석하고자 녹음실에서 몇 시간가량 주어진 원고를 읽게 된다.
이렇게 여의 생김새와 목소리 등의 정보가 입력되면 AI 프로그램은 이미지와 오디오를 동기화해 디지털 버전의 여를 만들어낸다.
이 디지털 여에게 사실상 어떤 말도 시킬 수 있기에 이상하고도 기괴한 느낌이다.
이에 대해 여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하긴 하지만, 이 기술은 현재 이미 개발됐다”면서 “그래서 무섭다는 이유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아도, 이미 세상엔 이를 수용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해당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유명인들도 있다. 일례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는 ‘펩시코’와 계약을 체결해 감자칩 ‘레이스칩’ 광고에 자신의 딥페이크화된 버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선 ‘리오넬 메시’로부터 개인적인 영상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튀르키예어 등 이 ‘리오넬 메시’는 언어의 장벽도 없다.
또 다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할리우드의 전설 배우 브루스 윌리스도 딥페이크 기술 활용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일정 부분 한계를 둔 이들과 달리 여는 자신의 이미지 사용을 전면 허가했다.
한편 킹스 칼리지 런던 소속 마케팅 전문가 커크 플랭거 박사는 “광고계에선 앞으로 몇 년 안에 딥페이크가 널리 자리 잡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창작의 측면에서 딥페이크 기술은 모든 선택의 문을 열어주는 셈입니다. 딥페이크를 통해 소비자를 마이크로타겟팅도 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종종 매우 설득력 있습니다.”
또한 그 과정의 높은 효율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매력 요소다.
여는 “받는 돈에 비해 일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고객에게도 훨씬 이득이다. 평범한 촬영으로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즉 모두에게 효율적이죠.”
여와 계약한 휴고세이브측도 이에 동의했다.
휴고세이브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브라함 지델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 기술 덕에 말 그대로 며칠 안에 영상 수백 개를 제작할 수 있다”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촬영한다면 몇 달, 아니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비교했다.
“AI의 이점을 활용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이 신뢰하는 인물의 얼굴을 통해 인간적인 느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제이미 여의 얼굴이죠.”
그러나 플랭거 박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이 기술에 “어두운 측면”이 있다고 경고한다.
플랭거 박사는 “이 기술은 상자 안으로 도로 집어넣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서 “광고업계는 AI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위험성도 깨달아야 한다. 즉 한 발짝 물러서 AI 기술의 적절하고도 윤리적인 사용이 무엇인지 사회적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플랑거 박사는 “신뢰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려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무엇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에선 딥페이크 조작 음란물부터 가짜 뉴스, 가짜 연설에 이르기까지 목격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유명인이 자발적으로 딥페이크화에 동의한 된 경우엔 그 위험도 더 커진다. 우선 현재 AI 기술과 관련해 개인의 이미지 보호를 보장하는 구체적인 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기업이 개인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제품 홍보에 개인의 디지털 아바타를 이용한다면, 혹은 개인의 디지털 아바타에게 저속한 농담을 시킨다면 어찌해야 할까.
이에 대해 로펌 ‘라자 앤드 탄’ 소속 싱가포르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칭쉥롱은 “AI와 딥페이크 기술에 관해서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서 있다”고 표현했다.
“정말 많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화된 디지털 아바타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누구의 소유인가요? 법적 분쟁이 생기면 어디에 찾아가면 되나요? 현행법만으로는 이러한 분쟁 요소를 방지하기에 충분히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부재하다는 점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법적 요소는 광고주들이 할리우드 A급 스타의 디지털 버전에 대한 권리를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전 마지막 장애물일 수 있다.
한편 여는 딥페이크 광고에 있어 초기 단계이기에 위험 요소가 있음을 매우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자신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휴고세이브와 싱가포르 내 기업들의 일반적인 경영 방식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는 무엇보다도 시대 흐름에 앞서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계속 살아남고 싶다면 어떻게 참여해 살아남는지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은퇴해야만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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