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힘들어진 5가지 이유

코로나가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을 강타했다

"중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등소평정부처럼 자유화,개방화, 민주화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경제는 자본주의이며 정치는 민주주의입니다.  21세기 경제는 고도 소비사회 자본주의 경제입니다."

중국 경제는 가혹한 제로코로나 정책과 글로벌 수요 약화 앞에서 둔화하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공식 성장률은 다음 주 발표될 전망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위축되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의 목표(연간 성장률 5.5%) 달성은 정부 의지가 미약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요원해졌다. 중국은 2분기 경기 수축(contraction)을 가까스로 회피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올해 중국의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가파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더라도, 중국에는 다른 문제가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국내외 제품의 급작스러운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 미국 등 주요 경제국과의 무역 마찰도 성장을 저해한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도 폭락해, 수십 년 만의 최저치를 향해 가고 있다. 투자자가 통화 약세에 겁을 먹으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중앙은행의 자금 투입도 더 어려워진다.

이 모든 불안 요인이 맞물리는 지금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다. 현재 시 주석은 10월 16일부터 진행될 중국 공산당 당대회(CPC)에서 전례 없는 3기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정확히 무엇이 문제였을까?

1. 제로코로나가 초래한 혼란

생산 기지인 선전·톈진을 비롯해 중국 여러 도시에서 코로나가 발병하면서 산업 전반의 경제 활동에 타격을 주고 있다. 또한 국민들이 식음료·쇼핑·관광에 지갑을 닫자 주요 서비스 산업이 압박받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제조업 관련 공장 가동률은 9월에 다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인프라 지출 확대가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반등은 제조업이 성장을 멈춘지 두 달만에 나타났다. 수요 감소로 생산량·수주량·고용이 타격을 입으면서 9월 공장 가동률이 감소했다는 민간 조사 결과를 생각하면 여러 의문도 떠오른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고금리·인플레이션·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총력을 다할 이유가 거의 없다.

'에스앤피글로벌레이팅(S&P Global Ratings)'의 루이스 쿠이스 아시아 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확장할 수 없거나 소비자가 돈을 쓸 수 없다면 경제에 돈을 투입하더라도 소용이 없다"라고 설명한다.

2. 중국 정부의 미진한 대응

중국은 지난 8월 소기업·인프라·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할 1조위안(약 201조원) 규모의 계획을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 진작을 통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관점에서 중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훨씬 더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직접 코로나제로 방침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인프라 투자 확대, 주택 구매자·부동산 개발업자·지방 정부를 위한 대출 조건 완화, 가계 세금 감면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쿠이스는 "이번 경제 둔화에 대한 정부 대응은 과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한다.

3.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시장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감소와 주택 공급 시장의 비관적 분위기 또한 분명히 성장을 둔화시켰다.

부동산 및 기타 관련 산업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경제에 미친 영향이 상당했다.

쿠이스는 "주택 공급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사람들은 경제 전반에 대한 확신을 잃는다"라고 설명한다.

주택 매수자는 미완성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해 왔으며, 그중 일부는 주택 완공을 확신하지 못한다. 신축 수요가 감소하면서 건설 자재 수입 수요도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십 개 도시에서 올해 집값이 20% 이상 하락했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압박받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4. 기후 변화로 인한 상황 악화

극단적인 날씨가 중국 산업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심한 폭염과 뒤이은 가뭄이 중국 남서부 쓰촨성과 중부 충칭을 강타했다.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대부분을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전력망이 마비됐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이나 테슬라 등 주요 제조사를 비롯해 여러 공장이 가동을 단축하거나 완전히 중단해야 했다.

지난 8월 중국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7월 철강 산업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결국 에너지 기업과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수백억달러를 투입했다.

5. 중국 기술 대기업의 투자자 이탈

중국의 기술 대기업을 대상으로 2년 넘게 이어진 규제 단속도 발목을 잡는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가장 최근 분기에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텐센트의 수익은 50% 감소했고, 알리바바의 순이익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성장을 위태롭게 만든다

 

수만 명의 젊은 근로자가 실직하면서 16~24세 인구 5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고용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 상황은 장기적으로 중국의 생산성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투자자들 역시 중국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일부 민영 기업은 시 주석의 집권력이 강화되면서 더 강력한 감시하에 놓였다.

국영 기업이 우대받는 모습이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하고 있다.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에서 거액의 현금을 회수했고 워런 버핏의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전기차 제조사 BYD의 지분을 매각했다. 텐센트는 올해 하반기에만 70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의 투자금 이탈을 경험했다.

또한 미국은 자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단속 중이다.

에스앤피글로벌레이팅은 최근 보고에서 "일부 투자 결정이 연기됐으며 일부 외국 기업은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생산 확대를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중국의 사업 개방성 축소 전망에 적응 중인 한편, 시진핑 주석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중국을 뒷받침한 경제적 성공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힘들어진 5가지 이유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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