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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가족이 온다 본문
보통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장비를 사용해 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재택 및 이동 근무를 하며 사는 사람들)'라 하면 해변 레스토랑에서 노트북을 펴놓고 일하는 20대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족 단위로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며, 일하고 배우는 이들이 있다.
여행은 가치 있는 경험이자,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이나 해외 여행은 보통 '정착'하기 전의 젊은 성인 혹은 자녀를 다 키운 나이 든 성인의 몫이라는 게 최근까지의 통념이었다.
게다가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해변 바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20대 배낭여행 족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족 단위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사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서른여덟 살의 조엘 영은 자녀들의 문화적 인식을 높여주고,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학습 경험을 추구한다.
성우로 일하며 제작사를 원격으로 운영중인 영은 아내와 함께 일년 중 최대 6개월을 미국 전역을 여행한다. 그들이 여행에 들어가면 가족은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8살에서 14살 나이대의 세 아들은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한다.
영은 "예나(아내)와 나는 오하이오의 시골에 있는 농업 공동체에서 자랐다"며 "나는 17 살이 될 때까지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고 우리 부부는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기 전에 더 많이 보고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혜택을 누렸으면 합니다. 그러한 것이 있으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죠."
영 부부처럼 자녀와 함께 장기간 여행을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론리 플래닛'과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최근 '애니웨어 워커'가 출현했다.
프리랜서라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식 노동을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노마드다. 조사에 참여한 67개국 1400명 중 54%가 애니웨어 워커였으며, 70%가 아이들을 데리고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한다고 답했다.
론리 플래닛 편집자인 사라 스토킹은 "팬데믹 전에는 내가 아는 이들 중에 노마드 생활이 가능한 가족은 매우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흐름을 바꿨다.
많은 사람들이 유연하게 일할 수 있게 됐고, 부모들이 새로운 학습 방식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이다. 스토킹은 "팬데믹을 통해 많은 부모들이 원격 학습의 장단점을 알게 됐고 홈스쿨링이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또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수단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법도 찾게 됐죠."
부모들은 자녀가 여행으로 가득 찬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모험에 대한 욕구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와 문화, 탄력성과 적응력 등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곳에서 자라면서 쌓는 지역 사회와의 연속성 등 아이들이 길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원격 근무가 확산되며 가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늘어난 지금, 여행하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의 장단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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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학습
영 부부는 최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있는 그들의 집에서 출발해 로키 산맥과 유타 주의 국립 공원을 거쳐 몬태나 주 옐로스톤 국립공원까지 2424km에 달하는 로드 트립을 마쳤다. 예나는 일정을 짤 때 아이들의 학습을 고려해 일정을 짠다.
부부는 자녀들이 교실보다 길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믿는다. 조엘은 "매일 같은 것을 보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볼 때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을 더 쉽게 배운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신 안에 있는 기회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이를 통해 아이들이 '나는 이걸 잘 하기 때문에 누군가 저에게 투자할 겁니다. 저의 재능을 사업으로 확장시켜 보겠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죠."
교육회사 '에듀케이션 부티크'의 이사인 루시 알렉산드라 스펜서도 가족들과 장시간 여행을 했다. 그녀는 "이렇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사고의 자유를 주기 위해서"라며 생활에서 배우는 것이 이점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 이점이란) 세상이 얼마나 열려 있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를 아이들이 깨닫는 것이죠. 또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노마드 삶을 사는 가족들 중에는 아주 이른 시기에 여행 기반 학습을 시작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사라 홀리와 그녀의 남편 조는 현재 14개월 된 아들 루카가 태어나기 전부터 여행을 하며 살았고, 아들에게도 여행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
올해 41세인 홀리는 지난 2020년 원격 근무 플랫폼 '그로우모틀리'를 공동 설립했다. 34세의 조는 전직 NFL선수로 현재는 개인 성장 컨설팅 사무실을 운영하며, 오스틴과 콜로라도를 오가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한 번 여행을 할 때 최대 두 달 정도의 일정을 짠다. 7월에도 한 달간 여행을 떠날 예정이고, 8월에는 호주와 발리를 여행할 계획이다.
그들은 여행을 하는 시간이 어린 아들의 정서적 적응력뿐만 아니라 호기심 발달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들이 "삶과 일에는 아주 많은 방식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기를 바라는 것이다.
친구 및 구조 만들기
그러나 영 부부와 홀리 부부가 문화적 탐험이 모험과 만나는 목가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는 것과 달리, 전문가들은 가족 단위로 몇 달씩 여행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고 디지털 노마드 부모가 이러한 삶의 단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동 발달 전문가인 조디 레보스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일상의 규칙적인 생활과 광범위한 지원 네트워크가 부족한 것은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 학습 전문가 단체인 '비긴'의 최고 학습 책임자이기도 한 레보스는 "어린 아이들은 특히 일반적으로 친숙함을 갈망한다"며 "시간대와 물리적 환경, 사회적 접촉이 계속 달라진다면 친숙함을 갖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스펜서 역시 학령기 아이들은 최소 자녀 교육에 풀타임으로 전념할 부모 1명이 있거나 학습이 뒤쳐지지 않도록 여행중에 교육을 제공할 교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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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부부 및 영 부부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홀리 부부는 가끔 유모를 여행에 데리고 가거나, 그렇지 않을 때는 부부가 보육과 일을 교대로 수행한다. 홀리는 "우리가 다른 곳에 가더라도, 우리는 8시에 잠자리에 들고 최대한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들은 향후 루카의 홈스쿨링을 검토중이며, 자신들처럼 여행을 하는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타인과의 지속적인 유대를 만들려 하고 있다.
홀리는 "우리는 다른 친구들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며 "우리가 아는 지인들 중 상당수가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영 부부는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 여행중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중에 집으로 돌아가거나 아이들이 나이가 성장할 때 무엇을 해줄지를 고민중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수업을 보다 구조적으로 만들고 있다.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를 자격을 갖추기 위해 아이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친구들과 비슷한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영 부부는 여행을 두 달 이내로 제한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저마다 참여하는 스포츠 시즌에 맞춰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영은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놀러다니고 오래 지속되는 우정을 쌓고 싶어하는 나이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유연성을 주기 위해 여행 기간을 짧게 잡게 됐다"고 말했다.
커다란 변화
론리 플래닛의 스토킹은 가족 단위로 여행과 느린 여행의 결합으로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나타나리라 보고 있다.
그의 가족이 시도했던 한 곳에 몇 달간 머물며 깊이 탐구하는 여행뿐 아니라, 로드 트립이나 여러 국가를 여행하는 것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여행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여행한다고 생각하면 많은 게 필요해 보여요. 조사도 많이 해야 하고 계획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죠. 하지만 우리가 장소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업무 일정을 유지하면서 삶을 이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은 게 달라집니다."
영 부부와 홀리 부부가 그랬듯, 가족이 여행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얼마나 지속할지와 그 방식은 가족의 의지에 달려있다.
하지만 홀리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자녀를 교육시키는 구조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가족 단위 라이프 스타일이 나타나리라 전망하고 있다.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가족이 온다 - BBC News 코리아
가족 단위로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며, 일하고 배우는 이들이 있다.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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